도박, 즐거움의 끝은 처벌입니다

 

 

 

유명인들이 해외 원정도박으로 자숙하고 처벌받는 사례를 종종 들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형법 제246조」에 의거 도박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도박을 하게 된다면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됩니다. 만약 상습적으로 도박을 하였다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 처벌을 받게 됩니다. 즉, 대한민국 국적인 사람이라면 장소를 불문하고 국가에서 합법적 도박장으로 규정한 곳 외에서 도박을 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내용들을 살펴보면 친한 지인들과 포커, 고스톱 등 놀이의 재미를 위한 도박을 한다거나 해외여행을 갔다 현지 호텔 등의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다면 모두 처벌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답은 ‘처벌을 받을 수도 처벌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입니다. 「형법 제246조」에서는 일시 오락에 대한 예외 사항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법부에서는 여러 판례를 참조하여 도박죄에 있어 도박의 시간과 장소, 도박자의 사회적 지위 및 재산의 정도, 도박 액수, 도박에 가담한 자들의 관계, 그 밖에 도박에 이르게 된 경우 등을 고려하여 판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판례를 통해 보다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도박을 했는데 무죄라고?

“서울서부지방법원 2017. 8. 17. 선고 2017고정779 판결”

 

 

 

피고인들은 16:00경부터 같은 날 16:30경까지 동네 지인과 함께 화투 20장을 사용하여 기본금 100원씩을 걸고 2장씩 패를 나눠 가진 후 소지한 패에 따라 추가로 돈을 더 걸고 미리 정해진 규칙에 따라 높은 패를 가진 사람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10회에 걸쳐 도금 합계 27,500원 상당의 ‘섯다’라는 도박을 하였습니다.

 

위 사례에서 사법부는 피고인들이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었고, 집에 모여 술을 마시다 재미로 도박을 하게 된 점, 피고인들의 생활 수준으로 보아 위 도박 액수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는 점, 피고인 2명은 도박 전과가 없고, 다른 2명은 도박 전과가 있긴 하나 1회의 기소유예 처벌과 2회의 벌금형 처벌을 받았었다는 점을 토대로 일시 오락으로 보았고, 피고인들에게 무죄판결을 내렸습니다.

 

 

 

도박이 죄가 된 경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2. 6. 28. 선고 2012고정133 판결”

 

 

04:00경부터 같은 날 06:00경까지 피고인은 트럼프 카드 52장을 이용하여 규칙에 따라 손에 쥐고 있던 카드를 모두 버리거나 게임이 끝났을 때 소지하고 있는 카드의 숫자 합계가 가장 적은 사람이 승자가 되고 패자는 순위대로 한 판당1,000원에서 3,000원을 승자에게 주는 방법으로 도금 517,000원을 가지고 수회에 걸쳐 속칭 ‘훌라’ 도박을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사법부는 「대법원 1985. 11. 12. 선고 85도2096 판결」 등을 참조하여 사건 당시 압수된 돈이 합계517,000원으로 적다고 볼 수 없는 점, 피고인 등이 훌라를 한 시간이 새벽 04:00경부터 06:00경까지일 뿐만 아니라 피고인과 함께 훌라를 한 인원들은 수사기관에서 친목계를 하기 위하여 모인 것이라고 진술하지 않은 것 등을 보면 피고인이 친목계에 참석하여 같이 친목계를 하는 사람들끼리 친목을 위하여 훌라를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그 외 피고인 등이 훌라를 하게 된 동기 및 경위, 과정 및 결과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등이 한 이 사건 도박행위가 일시 오락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도박죄가 성립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내기 골프가 도박이 된 경우?

“서울고등법원 2006. 1. 11. 선고 2005노2065 판결”

 

판례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각자 핸디캡을 정하고 최고 8억여 원 상당의 내기골프를 하였다고 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도박죄가 성립하기 위해선 우연에 의하여 승부가 결정될 것을 요하는바, 운동경기, 바둑, 장기 등과 같이 당사자의 육체적·정신적 조건, 역량, 숙련도, 재능 등에 의하여 승패가 결정되는 경기의 경우 참가자들이 결국 기능과 기술을 다하여 승패를 결정하려고 하고 그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 때에는 이를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운동경기와 같이 승패의 전반적인 부분은 경기자의 기능과 기량에 의하여 결정되고, 사소한 부분에 있어서만 우연이 개입되는 경우에는 도박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내기골프는 그 승패 여부가 피고인들의 기량과 재능에 주로 지배되는 운동경기의 일종이어서 그 승패에 관련하여 재물을 걸었다 하여도 도박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아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하지만 항소 결과 골프를 비롯한 운동경기와 화투, 카드, 카지노 등 사이에 승패의 결정에 경기자의 기능과 기량이라는 요인과 이와 무관한 우연이라는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매우 상대적인 것으로 판단하였고, 도박죄를 처벌하는 이유는 정당한 근로에 의하지 아니한 재물의 취득을 처벌함으로써 경제에 관한 건전한 도덕법칙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내기골프의 승금은 정당한 근로에 의한 재물의 취득이라고 볼 수 없고, 내기골프를 방임할 경우 경제에 관한 도덕적 기초가 허물어질 위험이 충분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내기골프는 도박죄의 구성요건이 요구하는 행위의 정형성을 갖추고 있고 그 정도가 일시 오락에 불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박죄가 성립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위의 판례들을 살펴보면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시간과 장소, 도박자의 사회적 지위 및 재산의 정도, 도박 액수, 도박에 가담한 자들의 관계, 그 밖에 도박에 이르게 된 경우 등을 고려하여 판결하고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카드나 화투로 하는 도박 외에도 내기골프 등의 스포츠에서도 도박죄가 성립될 수 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은 소액을 가지고 일시 오락 수준으로 도박을 했으니 괜찮다고 생각할 지라도 피고인의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사법부의 판결에 따라 도박죄가 성립할 수도 일시 오락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도박을 한다면 처벌의 대상이 되어 한순간에 전과자가 될 수 있으며, 한번 빠져들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자신과 가족, 연인, 친구 등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도박에 손을 대 처벌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글 = 제16기 법무부 국민기자단 진승민(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