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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시설 의료체계의 현실 그리고 미래

법무부 블로그 2023. 3. 8. 17:00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수용시설을 배경으로 한 대한민국의 몇 안 되는 드라마입니다. 장르도, 내용도 완전히 다른 이 드라마의 공통점은 바로 교도소 안의 [의무실]과 의무실에서 일하는 의료인들이 드라마의 전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인데요. 사실, 비단 수용시설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사람의 일에 보건의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크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좌ⓒ KBS, 닥터프리즈너, 2019 / 우ⓒ tvN, 슬기로운감빵생활, 2017)

 

 

하지만 이 드라마 속에서 수용자들이 누리고 있는 의료 서비스는 사회에서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의료 수준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닥터 프리즈너]의 경우 주인공이 천재 의사이기 때문에 조금 나은 면이 있지만, 조금 더 현실을 반영한 드라마인 [슬기로운 감빵생활] 속 주인공들은 아플 때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등장합니다.

 

 

(ⓒ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고박사는 오랜 기간 고통스러워하다가 외진을 나가서야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대한민국 수용시설의 현실은 어떠할까요?

 

UN은 2015년에 ‘국가는 수용자의 보건의료를 책임져야하고, 수용자는 지역사회에서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보건의료 혜택을 누릴 권리가 있으며, 필요한 보건의료 서비스를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의 “수용자 처우에 관한 유엔최저기준규칙(약칭 만델라규칙)”을 개정하였습니다. 이 내용은 2018년 발간된 법무부의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한국 교정기관 역시 수용자의 보건의료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입니다. 이러한 수용자 인권 향상이라는 전 세계적인 기조에 맞추어 교정시설 내 의료 처우는 많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수용자가 의무관의 진료를 받은 후 전원의뢰가 필요하다면 외부병원으로 연결되는 의료전달체계가 일반화되었다는 점은 굉장히 긍정적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의 교정 의료 수준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는 공공의료의 수준은 공공보건의사인력의 수로나, 공공병상 수로나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수용밀도의 증가, 수용자의 고령화, 교정시설 내 환자수의 증가로 인해 의료수요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교정의료의 현실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의료수요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입니다.

 

 

클립아트코리아

 

현재 수용시설의 의료체계에 대한 자세하고 현실감 있는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수용시설에서 공보의로 근무하고 있는 의료인과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한 후 답변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우선, 가장 심각한 것은 인적자원의 문제였습니다.

배치된 의료인력 수는 편차가 크지만 아직도 상당수 수용시설의 의료과장과 의무관이 공석일 정도로 열악합니다. 또한 지방 수용시설의 경우 3000명 이상의 수용자를 수용하는 대형 교도소임에도 의료과장 없이 의/치과 공보의 한 명씩만 진료를 책임지는 열악한 시설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의무적으로 차출하는 공보의조차 치과 공보의는 소마다 빠짐없이 배치되지만 의과 공보의는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타 수용시설로 파견을 가는 경우도 허다한 상황입니다.

 

 

또한 전문인력의 부재 문제도 심각합니다. 수용시설의 의료행위를 총 책임진다고 할 수 있는 의료과장 조차 전문의가 아닌 GP(일반의)인 사례가 많고 그마저도 공석이라 근처 병원장이 겸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신질환이나 발달장애 수용자의 경우 정신과 전문의가 없기 때문에 원격진료를 시행한다고 합니다.

 

 

물적자원의 경우는 어떨까요?

의료장비가 열악한 곳이 많지만 최근에는 많이 확충되는 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현장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진행되는 본부에서의 일괄적인 일처리에는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진료공간부터 열악한데 의료 기자재를 설치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니까요.

 

 

의료체계 개선에 대한 법무부의 의지

 

즉, 현재의 수용시설 의료체계는 선진화된 대한민국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미래에는 달라져야 합니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1월 6일, [수용시설 의료체계 개선팀] 현판식 개최하며 수용시설 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큰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수용시설의료체계개선팀 (ⓒ 법무부 보도자료)

 

 

‘수용시설 의료체계 개선팀’은 정신질환·발달장애 수용자 치료체계 개선, 수용시설 의료인력 확충, 적정한 치료감호제도 운용, 마약류를 비롯한 의약품 오남용 방지 등 주요 개선과제에 대해 선진 사례 분석, 전문가 및 현장 직원 의견수렴, 관계부처와 협업 등을 통해 올해 내에 수용시설 의료체계 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한동훈 장관 역시 이날 현판식에서 “수용시설에서의 우수 의료인력 채용, 정신질환·발달장애 치료,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 방지 등의 문제는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한 난제이지만, 이번에 제대로 답을 내봅시다. 수용시설 의료체계 개선을 통해 한 차원 높은 교정 서비스를 국민들께 제공해드립시다.”라고 하며 강한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법무부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이 모든 문제에 대한 정답을 찾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수용자를 위한 교정시설 내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은 첫째로 의료 인력과 같은 인적자원 부분, 둘째로 진료에 필요한 의료 기자재, 진료 공간, 시설 등과 같은 물적 자원 부분, 셋째로 치료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고, 환자 계호에 필요한 인력을 배치하는 등의 행정 시스템의 세 축에 의해 결정됩니다.

 

 

법무부는 이미 많은 수의 교정직 인력을 충원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세 번째 조건을 구체적으로 충족시켜가고 있습니다. 더불어, 현장 직원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바탕이 되어 의료인력 문제와 물적 자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서를 찾는다면, 오랫동안 풀리지 못한 수용시설 의료체계라는 난제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뷰를 해주신 공보의 분께서는 ‘교육’의 중요성 역시 강조하셨습니다. 현재, 공보의들은 법무연수원에서 이틀 교육받고 바로 현장에 투입된다고 합니다. 의료사각지대라고 할 수 있는 수용시설에 근무하게 될 공보의들에게 이틀 교육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같은 공보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 소속 공보의들과 다르게 적용되는 규정들로 인해 생기는 불이익도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국가는 수용자의 보건의료를 책임져야하고, 수용자는 지역사회에서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보건의료 혜택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법무부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최선의 답을 내기를 기대합니다.

 

 

수용시설의료체계개선팀 현판식 보도자료 바로가기 (클릭)

 

 

 

 

 

글 = 제15기 국민기자단 신효진(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