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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의 학력위조와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의 학력위조

법무부 블로그 2020. 3. 31. 15:00



한국 영화 최초로 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흥행에도 성공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보셨나요? 반 지하에서 피자박스 접기로 어려운 형편에서 살고 있는 가족 구성원 전원이 백수인 기택네 가족. 명문대에 다니고 있는 기우의 친구인 민혁이가 찾아와 상위 1%’의 삶을 사는 박사장 집의 과외를 맡아달라고 하여 동생 기정이가 포토샵으로 기우의 재학증명서를 가짜로 만들어 학력을 위조하여 과외를 맡게 되면서 가족 전원이 경력을 세탁하게 됩니다.

 

학력과 경력 위조는 우리 사회에서 오랜 기간 동안 줄곧 만연하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입니다. 학연과 지연으로 기득권 계층을 유지하려는 강한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인데요. 영화에 나오는 기우 남매처럼 문서를 위조하여 학력을 속일 경우 어떠한 처벌을 받는지 알아봄으로써 정당한 노력의 대가가 아닌 불법의 대가가 얼마나 큰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영화 기생충속의 학력위조




학력위조는 위조 유형에 따라 처벌 정도가 달라지는데 경우에 따라 형사처벌도 가능합니다. 단순히 거짓말로 출신학교와 같이 정해진 명칭을 속이거나 졸업 여부, 자격 등을 속이면 최대 벌금 10만원 이하의 벌금형 수준이나 구류 또는 과료(科料)의 형인 경범죄로 처벌할 수 있지만 기우 남매처럼 문서를 위조한 경우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경범죄처벌법

제3조 (경범죄의 종류)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科料)의 형으로 처벌한다.

7. (관명사칭 등) 국내외의 공직(公職), 계급, 훈장, 학위 또는 그 밖에 법령에 따라 정하여진 명칭이나 칭호 등을 거짓으로 꾸며 대거나 자격이 없으면서 법령에 따라 정하여진 제복, 훈장, 기장 또는 기념장(記念章), 그 밖의 표장(標章) 또는 이와 비슷한 것을 사용한 사람

 

사립대학교인 연세대학교 재학증명서를 과외교사 면접 시 행사할 목적으로 위조하였으므로 사문서등의 위조·변조죄(형법 제231)에 해당합니다.


 형법

231(사문서등의 위조·변조)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 또는 도화를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한, 이를 이용하여 고액의 과외비를 받는 과외교사가 되었기 때문에 사기죄(형법 제347)가 성립하게 됩니다.


형법

제347조(사기)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한편 국·공립대 졸업서류 위조의 경우 사문서의 경우보다 더 무겁게 처벌되어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225조 

(공문서등의 위조·변조) 행사할 목적으로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문서 또는 도화를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처럼 대졸이 고졸로 속여 취업하면



지난해 방송된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는 대졸이면서도 고졸로 학력을 속여 1년 계약직으로 겨루출판사의 경영지원팀에 입사한 강단이를 해고하라고 지시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대졸 학력인 사람이 이력서에 학력을 고졸로 낮춰 입사한 드라마처럼 이력서를 꾸며서 입사를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 이는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할까요?

 

거짓으로 이력서에 쓴 내용이 채용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면 허위사실에 의한 업무방해죄(형법 제314)로 처벌받을 수도 있습니다.


형법

제314조(업무방해) 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그러나, 대법원은 설령 학력을 속여서 입사했지만 채용 당시 상황과 채용 이후 실제로 근로관계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회사 업무를 충실히 해 근로관계가 원만히 유지되는 등 별다른 충돌이 발생하지 않았을 때에는 해고가 부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결 하기도 했습니다.


형법

제 137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영화와 드라마처럼 학력 위조가 실제 현실에서 논란이 된 경우는 상당히 많습니다. 지난해 4월 전북 군산의 김종숙(62·더불어민주당) 4선 시의원이 사문서위조와 위조사문서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되어 1심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김 의원은 초등학교 졸업 학력을 위조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실이 없는데도 다른 사람의 고교졸업증명서를 위조해 제출하고 2006년 입학원서를 제출하거나 면접을 보는 등 학칙이 정하는 어떠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전문대학에 진학한 뒤 4년제 대학에 편입한 뒤 대학원까지 마쳤다고 합니다.

 


영화 기생충에서 기우는 위조된 재학증명서를 가지고 과외 면접을 가기 전 아버지에게 아버지, 전 이게 위조나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 내년에 이 대학교 갈거거든요라고 말합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의 발달로 불법이라도 학력을 위조해서 얻는 이득이 더 크다는 인식이 이어지는 한 문서위조범죄도 끊이지 않겠지만,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그에 따른 처벌의 수위가 무거움을 명심하고, 자신이 열심히 노력해서 큰 성과를 이루는 성취감과 뿌듯함이 더 자랑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여 돌이킬 수 없는 범죄행위에 발을 들여놓는 사람이 없었으면 합니다.

 


= 12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박민주(중등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