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대학생의 눈으로 교도소를 설계하다

법무부 블로그 2018. 11. 13. 14:06



올해, 법무부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법무부 교정시설 설계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하였습니다. 65일부터 816일까지 264개 팀이 참가신청을 하였고, 최종적으로 106편의 작품이 접수되었습니다. 2차에 걸친 심사 끝에 최종적으로 본상 6, 입선 9팀이 선정되었는데요. 지난 102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교정시설 설계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전시상식을 개최하였습니다.
 
 

 교정의날 기념식에서 치러진 교정시설 설계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


  
이 날, 시상식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수상팀에게 직접 상장과 상금, 꽃다발을 수여하였습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번 공모전에는 다수의 우수한 작품이 제출되었다고 하면서, “현재 설계 중인 전주교도소와 창원교도소는 물론 향후 신축교정시설을 환경친화적이면서도 주민들과 공존할 수 있는 수용자 처우 중심의 새로운 디자인 모델로 설계함으로써, 더 이상 교정시설이 혐오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시설로 인식될 수 있도록 건축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시상식이 끝나고 지역사회와 교정시설 사이의 담을 허물려는 참신한 시도로 좋은 평가를 받아 대상을 수상한 고려대 오무열, 백인기, 최현성 학생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interview 교정시설 설계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전 대상 수상자들 (오무열, 백인기, 최현성)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건축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오무열, 백인기, 최현성 학생입니다. 저희는 ‘PAN-EPIDEIXI ((-에피데이시)’라는 팀명을 갖고 공모전을 참여했는데요. 팀명에도 숨겨진 뜻이 있습니다. PAN-OPTICON(팬옵티콘, 원형교도소)은 교도관만 죄수를 바라볼 수 있는 일뱡항적 감시 체계(감시탑)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보이지 않는 곳, 중앙통제실로 이동했습니다. 따라서 21세기의 새로운 역학을 부여 받은 교정직 공무원만이 양방향적 소통의 모습을 가지며 감시탑이 있던 그 자리에 그대로 남게 됐습니다.


따라서 일방적으로 본다는 뜻을 가진 OPTICON알림의 보여줌Demonstrate , EPIDEIXI로 치환됩니다. 시민의 감시와 관심, 그래서 함께하는 공간인 ‘PAN-EPIDEIXI’는 교정시설의 본질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사회적 기반시설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결국 팀명에 저희의 작품이 숨겨져 있는 것이죠.(웃음)

 

  

왼쪽부터 대상을 수상한 백인기, 오무열, 최현성 학생

 

Q. 대상 수상을 축하드려요. 기분이 어떠세요?

교정시설 공모전에 참여한 것은 건축학과 학생으로서 일반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건축물인 교정시설을 탐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로 인해 한 시대, 한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나오게 된 시민과 수용자, 교정공무원이 소통하고 상생할 수 있는 계획안으로 대상을 받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Q. 이번 법무부 교정시설 설계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전은 올해 처음 개최된 공모전인데, 어떠한 계기로 참여하게 되었나요?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교정시설을 탐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고문을 보았을 때 공모전에 참가한 다른 학생들과 함께 구치소를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매우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작품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1961년 개정된 행형법(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형무소의 명칭은 교도소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교도관의 주된 업무는 감시와 통제입니다. ‘교도는 감시와 통제라는 환경이 갖춰져야 이루어지는 행위이기 때문이죠. 이는 PAN-OPTICON의 시각적 위계와 함께 구조적 폭력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PAN-OPTICON의 감시탑은 이제 CCTV와 중앙통제실이 맡게 됐습니다. 그렇게 교도관들은 감시탑에서 내려와 수용자와 눈을 맞추며 소통을 하게 됐습니다. 인문철학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이렇게 형무소에서 교도소로의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 오무열, 백인기, 최현성 학생의 교정시설 설계 작품

 

  

하지만 현재 교도관과 수용자, 그리고 그들을 수용하는 교도소에 대한 인식은 변화에 상응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직 과도기가 끝나지 않아서 때문일까요? 이에 저희는 수용자, 교도관 그리고 그들을 담는 교도소의 새로운 역할을 제안했습니다. 바로 시민들에게 일부가 개방된 도심형 교도소입니다. 과도기의 결말을 맺어줄 이곳은 교도관과 수용자 사이의 관계뿐 아니라 시민들과 교도관, 시민들과 수용자,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시민들과 교도소 간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장소로 작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곳은 수용자가 언젠간 사회로 돌아가야 하는 존재고, 품어야할 구성원임을 시민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죠. 수용자 역시 사회와의 간접적인 소통으로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길 유도했습니다. 교도관은 그 연결을 돕는 매개자로 또 하나의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습니다. 저희의 교정시설은 시민의 감시와 관심으로 작동하는 사회적 기반시설로 재탄생을 위한 것입니다.

 

Q. 본인 팀원의 차별화되는 강점이 있었다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나요?

첫 번째로 공고문에 쓰여 있는 교정시설의 문제점을 기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더 나아가 21C에 걸 맞는 새로운 형태의 교정시설을 설계하는 공모전인 만큼 새로운 관점을 제안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됐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먼저, 우리나라의 교정시설에 대한 제도적·관념적 발전사를 먼저 공부했고, 그 축과 어울리는 방식의 새로운 미래적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일반시민과 교정시설 간의 간극을 해소하고, 시민이 교정시설을 도시적 기반시설로 이용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한 이유입니다.

 

Q. 교정시설 특성 상 다른 설계 공모전들에 비해 어려웠을 것 같아요.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나요?

공고에서 요구한 실()들의 정보가 상당히 구체적이었습니다. 교정시설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들이 그만큼 다양하고 세부적이라는 것은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교정시설의 사용자는 교정시설 방문자(시민, 민원인), 교정직 공무원, 그 외 업무인(심리상답사, 의사, 종교인 등), 수용자까지 4그룹으로 나뉘게 되는데, 각 그룹이 공통적으로 필요로 하는 시설들이 있으면서도 서로 분리해야하는 동선(動線)을 풀어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 보안 강도에 따른 영역 분리와 공고에서 요구한 효율적 공간을 만족시키는데 가장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저희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도심형 교정시설인 만큼 우리나라의 사례로는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해외 교정시설의 도면들을 참고했고, 그것을 과 어울리는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구체화했습니다.

 

  

과천시민회관에 전시된 설계 모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오무열 학생

 

Q. 717, 18일에는 공모전 참가 학생들이 서울남부구치소, 동부구치소 등을 견학하여 설계 아이디어를 얻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게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법무부에서 준비해주셨던 서울동부구치소 방문은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영치금으로 구매되는 간식 등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곳에서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희 아이디어는 기본적으로 공감의 정서를 취하고 있습니다. 공감만이 정서적 간극을 해소하고 소통으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교정시설 내부의 삶을 짧게나마 느껴봤던 답사 시간은 결과물이 나온 지금 돌이켜보면 매우 중요했던 시간이었습니다.

 

Q. 이번 공모전을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

일상생활에서 접할 일이 매우 드문 만큼 건축적인 관점에서 교정시설에 관심을 거의 갖고 있지 않던 것이 사실입니다. 답사와 자료조사 등을 통해 교정시설에 대해 건축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저희가 갖고 있는 교정시설에 대한 이미지도 저희가 보고 들었던 것들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라는 것을 공모전 작업을 하면서 점점 깨닫게 됐습니다.

 

 과천시민회관 갤러리에서 1026일부터 111일까지 수상작이 전시되었다.


 
    
지금까지 공모전 대상 수상자들 인터뷰였습니다. 이번 공모전에서 총괄 기획을 맡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백진 교수는 본 공모전과 같이 교정시설에 대한 미래 건축가들의 노력과 연구가 지속된다면, 교정시설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는데요. 교정시설 설계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법무부가 대학생들의 창의적이고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수렴하여 사회친화적인 교정시설 모델을 많이 발굴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1회 교정시설 설계 공모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건축학과 학생들이 뜨거운 관심과 참여를 보이고, 공모전 수상작 전시에도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며 자세히 관람하는 모습을 보며 교정시설 건축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공감대가 높아졌음을 느꼈습니다. 우리사회 안전을 책임지는 교정시설이 국민들과 한 발짝 더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취재 = 10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권민성(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