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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선ktx, 음주탑승을 자제해주세요!

법무부 블로그 2018. 2. 2. 09:30




평창 동계올림픽 덕분에 강릉까지 빨리 갈 수 있는 경강선 KTX. 청량리역에서 강릉역까지는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고속버스나 자동차를 타고 가면 주말에 보통 3시간 이상이 걸리고 여름방학 때는 5시간 넘게 걸릴 때가 많다. 겨울 방학 때는 눈 때문에 7시간이 넘게 걸린 적도 있었다.

 

새해 첫 일출을 보려고 처음 탄 경강선 KTX는 새 기차라서 깨끗하고 의자도 편했다. 그런데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 금방 어두워졌다. 기차 안에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는데 술을 마시고 탄 어른들이 있었다. 술 냄새가 풍겨서 속이 메스꺼웠다. 저녁 기차여서 식사를 하며 약주를 한 분들 같았다. 술을 드신 어른들은 전부 시끄럽게 떠들었다.

 

술 냄새가 심해서 객차 밖으로 나와서 간이 의자 앞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술 냄새 때문에 토할 것 같아서였다. 경강선 KTX는 식당칸도 없고 먹을 거리를 팔고 다니는 직원 분도 없다. 음료 자판기에도 술은 없다. 하지만 술과 음식을 들고 타서 강릉으로 가는 기차 안은 술집이나 음식점처럼 되고 말았다. 1시간 반이면 강릉에 도착하는데 왜 술까지 가지고 타는 걸까?

 

버스나 지하철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기차 안에 술에 잔뜩 취해 타는 것은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어 보여서 정말 속상했다. 처음으로 타본 경강선 KTX는 술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는 다음날 밤 기차였는데 등산복을 입은 10여명의 어른들이 취한 상태로 객차에 들어왔다. '제발 내가 있는 자리 쪽으로 오지 마세요!' 마음 속으로 빌었지만 바로 내 뒤 편이었다. 강릉으로 갈 때보다 더 심한 술 냄새로 힘들었다.

 

일출을 보러 함께 간 분들인데 기차를 전세버스처럼 이리저리 옮겨가며 큰 소리를 이야기를 했다. 화장실을 찾아 이리저리 소란스럽게 다니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불편했다. 동해 일출과 술자리 이야기를 기차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들어야했다. 한참 뒤에 술에 취한 어름들은 술 냄새를 풍기면서 코를 골고 잠이 들었다.

 

   

 

 

우리나라 경범죄처벌법 제3조 경범죄 종류에 '음주소란'은 처벌하도록 돼 있다. "(음주소란 등) 공회당·극장·음식점 등 여러 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곳 또는 여러 사람이 타는 기차·자동차·배 등에서 몹시 거친 말이나 행동으로 주위를 시끄럽게 하거나 술에 취하여 이유 없이 다른 사람에게 주정한 사람"이 바로 그렇다.

 

하지만 실제로 처벌을 할 수 있을까? 언론 기사를 보면 한해에 공공장소에서 3만건이나 되는 음주소란이 일어나지만 통고하는 것도 어렵다고 한다. 그리고 처벌도 5만원의 범칙금 정도밖에 안 된다. 얼마 전 경찰은 일반 공공장소 음주소란 처벌 기준을 관공서 수준까지 올린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바로 체포할 수도 있고 벌금도 60만원까지 할 수 있다.

 

   

 

 

이렇게 기차 안에 술을 먹고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주는 사람도 처벌할 수 있을까? 이런 분들을 나무라고 설득해야 할 어른들은 다 외면하고 잠만 주무셨다. 음주운전 단속처럼 많이 취한 분들은 기차에 못 타게 했으면 좋겠지만 우리나라 경범죄 처벌 조항의 음주소란은 그런 것까지 담고 있지 않다.

 

해외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있는 것 자체를 범죄로 본다고 한다. 영국은 술에 취해 있는 사람은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할 수 있고, 미국 워싱턴 DC는 취해있는 사람에게 집으로 가라고 권해도 이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할 수 있다고 한다. 호주와 캐나다는 술 취한 사람을 대하다가 손해가 발생해도 경찰관에겐 면책조항을 줬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공공장소나 대중교통에서 음주와 관련된 법을 강화하면 좋겠다. 술을 먹고 타는 것을 금지했으면 좋겠다. 어른들은 너무 심하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좁은 공간인 기차 안에서 술 냄새와 음주로 시끄러운 분위기로 힘든 사람들도 많다. 고속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엄마 말에 의하면, 고속버스에서는 만취한 승객에 대해 운전 기사가 제재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28일부터 강릉과 평창 등 강원도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다. 가장 많은 국가가 참여하는 동계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한다. 세계인이 함께하는 올림픽이다. 그런데 경기장으로 가는 기차 안이 음주로 눈살을 찌푸리는 곳이 되고 한국에 대한 나쁜 생각을 갖게 한다면 정말 속상할 것 같다.

 




올림픽이 불과 열흘 앞이다. 법을 바꾸는 것은 시간이 걸리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금연 캠페인처럼 경강선 KTX에는 "술을 마시거나 술에 취한 상태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같은 홍보라도 이뤄졌으면 좋겠다.

 

'술을 마셨으니까 어쩔 수 없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우리나라가 음주한 사람을 관대하게 보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음주는 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어른들에게 꼭 부탁하고 싶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이고 남북한 평화를 위한 화합의 장이다. 경강선 KTX가 그런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나누는 기차 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서도 말이다!

 

 

이 글은 블로그기자 개인의 경험과 의견이 담긴 글이며 법무부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 10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최인화(중등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