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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눈으로 본 선행학습 이야기

법무부 블로그 2016. 5. 9. 17:00





이 글은 초등학생 블로그기자가 기자의 시선에서 바라 본

선행학습과 선행학습금지법에 대한 이야기이며, 법무부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요즘 교실에는, 학교 수업시간이 끝났는데도 언니, 오빠들이 집에 안가고 많이 모여 있다. 그들은 나와 같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점점 빨리 언니, 오빠가 되고 있었다. 무슨 얘기냐고? 내가 있는 곳은 초등학교 5학년 교실이고, 우리는 초등학교 5학년인데도 교실에 남아 중학교는 물론이고 고등학교 공부까지 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는 얘기다. 친구들은 5학년 수학 문제를 고등학생들이 푸는 방법으로 풀면 된다고 이야기 한다. 나는 분명 정상적인 5학년인데, 교실에 가면 점점 작아지고 있다.

 

선생님은 그렇게 빨리 다 배워버리지 말고 천천히 배우자고 하셨지만 그 말씀에 모든 친구들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 거 같다. 그렇게 하다가는 좋은 대학에, 좋은 회사에 취직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지, 주말이며 방학에도 더 바쁘게 학원을 다닌다. 영어는 물론이고, 수학, 국어, 과학, 논술, 역사먼저 배우는 과목은 셀 수 없이 많아, 도대체 언제 저 많은 것을 배우는 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늘 피곤해 한다. 선생님 설명은 너무 쉬워서 안 들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생겨난다. 학교에서도 학원 숙제를 걱정한다. 선행 학습 따위는 필요 없다는 나에게 너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면서 오히려 걱정을 해준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나보다 빨리 언니, 오빠가 되어버린 친구들이 다시 금방 어른이 되어 늙어버릴까 봐 걱정이다. 초등학교 때 고등학교 공부를 끝내 버리면, 중학교·고등학교에서는 도대체 뭘 배우게 되는 거지? 교실의 친구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버릴까봐 나는 조금 두렵다.

 

선행학습 금지법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지나친 사교육을 막아 보자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법이다.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1(목적) 이 법은 ·중등교육법에 따라 공교육을 담당하는 초··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기 위하여 교육관련기관의 선행교육 및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행위를 규제함으로써 교육기본법에서 정한 교육 목적을 달성하고 학생의 건강한 심신 발달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14912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약칭: 공교육 정상화법)이 시행되었다. 이 법의 주요 내용은 선행 교육 및 선행학습 유발행위 금지에 있다. 목적은 선행학습을 금지하여 사교육비를 줄이고 학생들의 선행학습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자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에서나 학원에서도 학교교육과정을 앞서는 교육과정을 운영하지 않도록 하자는 내용의 법이다.

 

하지만 내가 겪은 교실의 상황은 너무도 다르다. 선행학습이라는 게 대학을 준비하고 있는 고등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초등학교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물론, 모든 학생들에게서 일어나는 일은 아닐 수도 있지만 이미 어느 초등학생들에게는 당연한 일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왜 우리가 이런 걸 지금 배워야 하는 것일까? 정말 이렇게 빨리 배우지 않으면 안 될까? ‘선행학습 금지법이 있는 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 법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많고,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걸 발견하기도 참 힘든 법이다. 참 이상한 법이다.

 

   

그러면, 이 법은 없어져야 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선행학습금지법이 존재하면서 우리는 한 번쯤 생각하게 된다. 학교는 아이들의 나이와 학년에 맞는 진도를 나가야 하고, 학년에 맞게 시험을 출제해야 된다. 그리고 우리들은 거기에 맞게 천천히 그리고 열심히, 재미있게 공부하면 되지 않을까? 다른 학생보다 빨리, 많이 배워야 한다는 조급함과 친구에게 지면 안 된다는 스트레스와 불안감(나만 뒤쳐진다는 열등감)은 내려 두고 학교를, 선생님을 믿으면 된다. ‘선행학습금지법은 엄격하고 무서운 법은 아니더라도 우리의 생각을 바꿀 수는 있는 법이다.

 

초등학생이 중학생·고등학교 공부를 미리 하면 정말 잘 하게 되는 걸까?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법까지 생겼다면, ‘우리나라 학생들이 얼마나 선행학습을 많이 했기에...’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남보다 빨리 배우는 게 꼭 잘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 8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최인화(초등부)



이 글은 블로그기자 개인의 의견이며, 법무부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