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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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이 바라본 부자병 소년

법무부 블로그 2016. 3. 14. 10:30


부자병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부자병이란 부모의 재산이 자식들의 삶의 의욕과 능력을 쇠퇴시키는 병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부모가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게 자식의 삶의 의욕과 능력을 쇠퇴시키는 걸까요?

부자병은 풍요라는 뜻의 'Affluence' 와 유행성 감기라는 뜻의 'Influenza'를 합쳐 생겨난 'Affluenza'라는 1970년대에 만들어진 신조어입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날 때부터 재산이 많은 사람들 중에서는 이미 재산이 많고 부족함 없이 살다 보니, 인생의 목표도 없이 모든 일에 지루함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게다가 부자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기 때문에 늘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고, 그로 인해 무력감, 스트레스, 욕구, 쇼핑중독, 우울증 같은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10월 사람들을 분노케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이선 카우치라는 10대 청년이 만취상태에서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냈는데, 이 때문에 4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습니다.

 

이선 카우치는 자신이 부자병에 걸렸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자라서 삶의 목표도 없고, 스트레스와 무력감 등에 시달렸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소년은 이를 인정받아서 그렇게 큰 사고를 내고도 보호관찰 10년의 형을 받았다고 합니다. 부자병이라는 것 자체도 이해가 안 되고, 형량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부자병이라니! 우리나라였다면 절대 받아들여지지 않을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년의 형량이 죄에 비해 너무 적다는 비판은 당연히 있었지만, 판결이 달라질 수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가 깊이 반성하고 피해자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면 사건은 잠잠해졌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 소년은 보호관찰 규정을 위반하고 어머니와 계획적 도주를 하다 잡혀서 이번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부자병 때문에 옳고 그름을 판단 못하고 도망갔다는 주장을 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부자병이 진짜 병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백 번 양보해서 그게 진짜 병이라고 할지라도, 그리고 그 병에 걸렸다고 했을지라도 죄를 지었다면 지은만큼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법 앞에서 평등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돈이 많아서 생기는 병 때문에 사람이 다치거나 죽었는데, 그 죄 값조차 물을 수 없다면 피해자들의 상처와 생명은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도 궁금합니다. 또한 이선 카우치가 부자가 아니었다면 피해자 가족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은 그 소년에게 이러한 판결이 내려졌을지도 무척 궁금합니다.

 

 

개인 재산이 1.5조에 달한다는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 소녀 알렉산드라는 19살의 나이로 현재 암스테드람 대학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시에 프로 승마 기수로도 활동하고 있다는데요. 돈이 많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고, 용돈이나 월급은 항상 저축을 한다고 합니다. 용돈을 모아서 사고싶은 옷을 사고, 가방을 사면서 행복함을 느낀다는 인터뷰 내용도 있습니다. 똑같은 부자이지만, 범죄자로 전락한 이선 카우치와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날 때부터 부자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은 인생의 기회를 얻을 겁니다. 부자인 사람들은 그 사실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부자인 사람들은 부자병이라는 이해 못할 병 뒤에 숨지 말고, 누구보다 양심적이고 겸손해야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부자인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 위에 군림할 수 없도록 법도 그 중심을 잘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선 카우치에 대한 첫 판결처럼, 법이 돈 앞에서 휘청대는 모습이 보이면 많은 사람들을 분노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심을 잘 잡고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는 법이 필요합니다. 그런 법이 뿌리내려야만 모든 사람들이 믿고 따르는 법이 완성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8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이태희(초등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