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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주 자살.. 끝나지 않은 갑(甲)의 횡포

법무부 블로그 2013. 5. 16. 09:00

 

최근 대한민국 '甲의 횡포'가 뜨거운 감자입니다.

대한민국 재벌/대기업의 비윤리적인 행동와 강압적인 운영 형태가 많은 국민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는데요.

어제는 전통술 제조업체 대리점주가 술 창고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본사의 제품 강매와 빚 독촉에 대한 회의감을 토로하는 등의 유서를 남겼다는데요.

현재 제조업체는 “밀어내기 횡포는 없었다”며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본사를 비롯해 여러 군데서 진 빚이 커져 스스로 감당해 내지 못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조사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안타까운 사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갑의 횡포로 들끓고 있던 여론에 기름을 끼얹는 '슈퍼갑' 사건이 발생했죠?

지난 3일 남양유업의 영업사원이 위압적인 태도로 대리점주에게 폭언을 퍼붓는 내용의 녹취가

인터넷과 SNS에서 확산되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 시작한 일명 '남양유업 폭언' 사건입니다.

 

▲ mbc 이브닝뉴스 화면 캡쳐

 

해당 대화 녹취 파일은 남양유업 영업사원은 아버지 뻘되는 대리점주에게 막무가내로 물건을 받으라며,

 

“ 죽기 싫으면 받아 ”

“ 버리던가 아니면 망하든가 xxx아 ”

“ 당신 얼굴보면 죽여버리고 싶어 ”

“ xx같은 xx야 ”

  

등과 같은 폭언을 쏟아 부은 상황을 담고 있습니다. 

남양유업은 지난 4일 홈페이지에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게재하였지만,

해당 업체의 횡포에 가까운 밀어내기와 대리점주에 대한 업체의 '갑 노릇'이 도마 위에 오르며

오히려 그 분노가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 kbs 뉴스 화면 캡쳐

 

- 본사의 발주 데이터 조작해 과도한 물량 밀어내기

- 유통기한 임박 제품 떠넘기기

- 떡 값'요구하기도

 

남양 유업 대리점주들의 남양유업의 부당함을 고발하는 목소리에서 '갑의 횡포'를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남양유업 대리점주은 남양유업이 거래상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제품을 강제로 대리점에 떠넘기는 불법 강매 행위인 밀어내기를 일삼고,

발주 데이터를 조작하는 방법까지 동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5장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① 사업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이하 "불공정거래행위"라 한다)를 하거나,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

1. 부당하게 거래를 거절하거나 거래의 상대방을 차별하여 취급하는 행위

2.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

3.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

4.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

 

   

▲  mbc 이브닝뉴스 화면 캡쳐

 

이러한 행위들이 불법적인 행태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요구하는 대리점주에게

'장기를 팔아서라도 입금해라'라는 식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고,

유통기한 당일자 제품을 해당 일에 납품하기도 하며,

명절이 되면 떡값과 다양한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남양유업의 악덕행위를 공개하였습니다.

 

■ 한국사회에 만연한 갑과 을

도입부에 말씀드렸듯이 사실 갑과 을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난 4월 21일 롯데백화점 청량리 점에서 40대 여직원이 투신한 사건도 그 중 한가지입니다.

우울증으로 수 년 전부터 약을 복용해왔고, 펜션사업 실패로 인한 빚에 대한 부담으로 자살했다고 알려졌지만,

자살한 여직원의 유족이 SNS를 통하여 백화점 측의 매출 압박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가져오게 했다는 글을 올리면서

롯데 백화점의 매출 압력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시작했습니다.

   

 

 

▲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여직원의 투신자살 직후 전 직원에게 '언론과 접촉하면 백화점 업계에 발을 못 붙이게 하겠다'며

협박에 가까운 함구령을 내렸지만, '슈퍼을'의 입장에서 억눌려왔던 백화점 업계 전·현직 종사자들은

증언과 제보를 쏟아내며 백화점 업계 '갑노릇'을 고발했습니다.

 

증언들을 종합해보면 대형 백화점이 매출 목표량을 채우라고 강요하며 과도한 매출 압박을 행하고,

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행하라며 직원과 주변인의 카드를 이용해 우선 결재를 통해 매출량을 달성하는

이른바 '가매출'을 강요합니다.

'슈퍼갑' 대형 백화점의 횡포로 결국 매출을 채우기 위해 카드를 돌려가며 가매출을 찍게 되고,

결국은 빚만 늘어나 극단적 선택까지도 이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 농심 라면 CF 캡쳐

 

라면업계 1위 기업인 농심 역시 이미 전형적인 '슈퍼갑'으로써의 부당한 판매 강요를 일삼는 불공정 계약을 해왔습니다.

남양유업처럼 무식한 방식을 통해 판매를 강압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은 세련되게 밀어내기식 강매가 일어나고 있었다는데요.

 

특약점에 강제목표를 부과하고 목표를 일정비율(80%) 이상 달성하지 못하면 판매장려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말일이 다가 왔을 때 100원짜리를 50원에 팔더라도 무조건 처분하는 '삥처리'를 감행해야

판매 장려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큰 손해를 막기 위해 적지 않은 손해를 꾸준히 입어가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본사에서 목표를 높이면 특약점은 점점 망해가도 본사는 절대 손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슈퍼갑' 농심은 큰 혜택인 듯 제공했던 판매 장려금으로 강제 판매를 종용했고

이는 특약점과 대리점에게 독사과가 되며 손해만을 껴안게 되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롯데 백화점 여직원 자살 사건', '농심 판 매장려금 사태'을 통해 달궈진 불판위에 오른

뜨거운 감자 '남양유업 욕설 파문'으로 택배업계, 유통업계 등 사회 전반으로 '슈퍼갑'에 대한 논란이 퍼지고 있습니다.

      

■ 대한민국 '乙'의 반격

 

하나 둘씩 야금야금 수면위로 떠오른 '갑의 횡포'는 대한민국 '을'들을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남양유업 대리점주 10여명은 남양유업에 대항하기 위해 '남양유업 대리점 피해자 협의회'까지 구성하게 되었고,

농심 특약점 측 역시 '농심특약점 전국협의회'를 구성하여 '슈퍼갑'에 맞설 준비를 마쳤습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8조의2(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설립 등)

①다음 각 호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하 "조정원"이라 한다)을 설립한다. <개정 2012.3.21>

1.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제1항을 위반한 혐의가 있는 행위와 관련된 분쟁의 조정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4장 분쟁의 조정 등 제16조(가맹사업거래분쟁조정협의회의 설치) 가맹사업에 관한 분쟁을 조정하기 위하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8조의2제1항에 따른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하 "조정원"이라 한다)에 가맹사업거래분쟁조정협의회(이하 "협의회"라 한다)를 둔다.

 

남양유업에 대한 부당행위를 참지 못한 남양유업 대리점주 10여명은 '남양유업피해자협의회'를 구성하였고,

검찰에 불공정거래 혐의로 남양유업을 고소하였고, 현재 검찰은 남양유업 본사와 서울 지역의 지점 3곳을 압수수색해

물품거래 내역과 회계자료, 이메일 등을 조사중입니다.

 

▲ 중도일보(www.joongdo.co.kr)

 

심각해진 사태에 남양유업 임원들은 대국민사과를 통해 반성의 모습을 보였지만,

대리점협의회 측은 '진정성이 없다'며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불공정거래를 일삼은 분노는 남양유업 대리점주에게서만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슈퍼갑' 남양유업의 횡포를 접한 네티즌과 소비자들이 불만이 극에 다다르면서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  뉴스원(news1.kr)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영업직원의 잘못이 아니라

남양유업이라는 대기업의 불공정한 대리점 관리 구조라는 문제의식 때문에 나타났고 ,

'갑의 횡포'를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다는 사회적 분위기도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논란의 판을 키우며 나타난 남양유업 불매운동에 대한 조심스러운 입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불매운동에 대한 손해는 남양유업이 아니라 남양유업 점주들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논란이 불매운동에 검찰 수사로까지 이어지면서

대리점 체제를 기본으로 하는 유통업계 전체의 '밀어내기' 관행으로 확대될 조짐 또한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문제의 당사자인 남양유업을 비롯한 유업계는 관행은 한동안 도마에 오릴 전망입니다.

우유와 분유 제품은 유통기한이 짧고,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여서 영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 왔고

대리점의 매출 구조도 타 업계에 비해 극히 취약하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소비재의 경우 대형마트나 편의점 매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동네 슈퍼마켓 판매도 만만치 않아

여전히 대리점 영업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  연합뉴스(www.yonhapnews.co.kr)

 

 

지난 13일 고용노동부는 '갑'이라는 단어의 부정적 인식의 확산으로 표준근로계약서에서

'갑'과 '을'이라는 단어를 '사업주'와'근로자'로 바꿔 보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갑을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며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대한 법률안이 입법 발의 예정중입니다.

 

새누리당이 대기업 본사가 대리점에 대한 밀어내기, 강제 매출할당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할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를 통해 피해자가 보상받도록 법 개정안을 마련키로 한 가운데

기존 공정거래법 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여 6월 임시국회에 맞춰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을 민주당이 별도로 제정키로 한 것입니다.

 

이러한 제도적 접근을 통해 고질적인 갑을관계를 고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보며,

여러가지 논란 속에서 확실해진 것은

더 이상 국민들이 '갑의 횡포'를 용인하지만은 않겠다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다는 점입니다.

 

상식적이지 못한 '갑의 횡포'속에서 늘 피해만 입어왔던 국민들을 위해 기업의 도덕적 윤리 경영이 자리 잡고, '

을'의 피해를 대변해줄 수 있는 사회질서가 자리 잡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