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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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法(법)`에 이런 비밀이?

법무부 블로그 2013. 1. 24. 17:00

수경 : 삼촌, 저게 뭐죠?

삼촌 : 저건 옛날 법전이란다. 가까이 가서 구경할래?

수경 : 우와~! 신기해요! 어? 근데 삼촌, 법전 첫 장에 큰 글자로 씌어있는 한자는 뭐예요?

삼촌 : 응, 그건 법(法)의 고대글자란다. 옛날엔 그렇게 썼대.

수경 : 법이란 글자가 이렇게 복잡했어요?

삼촌 : 그래, 불편하니까 가운데 해태 치(廌)를 뺀거지.

수경 : 아, 그렇군요! 그런데 법의 고대글자에는 어떤 뜻이 담겨있기에 저렇게 복잡한 거예요?

 

▲ 법의 고대글자 (출처 : 네이버 한자 사전)

 

 

여러분은 이 한자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한자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법이라는 글자는 원래 '삼수 변 ( 氵)' 과 '해태 치 ( 廌 )', '물리칠 거 ( 去 )'가 합해진 글자입니다.

법의 고대 글자를 알고 나니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럼, 지금부터 저와 함께 법의 의미를 파헤쳐 보도록 합시다.

 

▲ 법의 어원

 

 

우선 물을 뜻하는 '삼수 변 ( 氵)'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나는 법률과 법도가 물과 같이 공평하고 불편부당(不偏不黨)해야 한다는 상징적 의미입니다.

즉, 물이 아무리 기울어져도 언제나 수평을 유지하고 있듯

법과 형벌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해야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 더! TIP!

 

삼수 변의 의미는 우리나라 대법원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이 들고 있는 천칭의 뜻과도 통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천칭은 가운데에 줏대를 세우고 양쪽 끝에 똑같은 저울판을 달아 무게를 다는 저울입니다.

 

이 천칭은 죄의 무게만큼만 벌의 무게를 달아 벌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동양의 고대 글자에 나온 '삼수 변 ( 氵)'과 정의의 여신상이 들고 있는 천칭은

모두 죄와 벌의 무게가 같아야한다는 의미,

즉 벌의 무게가 죄의 무게보다 무겁거나 가벼워선 안된다는 뜻입니다.

 

 ▲ 천칭을 들고 있는 정의의 여신상

 

'삼수 변 ( 氵)'의 다른 의미는 형벌과 준칙의 의미입니다.

원시시대의 공동체는 골짜기나 강을 경계로 삼고 살았으며,

사람들은 그 공동체를 벗어나 살아갈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동체 밖의 강가로 내몰리는 것은

곧 오늘날의 사형선고와 다름없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강은 형벌의 위엄을 지니게 되었고,

당시 공동체 생활의 준칙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해태 치 ( 廌 )'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해태를 뜻하는 한자입니다.

해태는 뿔이 하나 달린 소 또는 사슴을 닮은 전설속의 동물입니다.  

▲ 해태의 모습 (출처 : 한국문화재보호재단)

 

그런데 이 신령스러운 동물은 옳고 그름, 굽음과 곧음인 시비곡직을 분별할 줄 알아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뿔로 받는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해태에 손을 대면 그 사람의 죄가 드러난다고도 합니다.

이 때문에 해태는 공정과 위엄의 상징으로서 형벌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고대 법관은 해태 머리 모양의 법모를 쓰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물리칠 거 ( 去 )'는

'물리치다, 버리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악을 제거하는 강제성, 즉 제재를 가리키는 한자입니다.

 

하지만 이 뜻 외에도 다른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본래 '去'의 고대 글자는 '화살 시 ( 矢 )'와

'활 궁 ( 弓 )'이 아래위로 합쳐진 글자였습니다.

즉 '물리칠 거 ( 去 )'는

화살과 활의 의미도 함께 포함하고 있는 것입니다.

원시시대 사람들은 사냥으로 잡은 짐승의 귀속 문제로

분쟁이 자주 발생하였습니다.

이 때의 해결 방법은 사냥으로 얻은 짐승에 꽂혀있는 화살과

사람이 가지고 있는 활의 관련성 여부를 따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화살과 활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증거로 여기게 되었고,

'물리칠 거 ( 去 )'라는 글자는 증거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 활과 화살의 모습 (출처 : 궁시박물관)

 

지금까지 법의 고대 글자를 통해서 법의 어원과 그에 따른 의미를 하나씩 살펴보았습니다.

법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삼수 변' 자에 포함되어 있는 공평과 불편부당, 준칙의 의미,

'해태 치' 자에 포함되어 있는 형벌의 의미, '물리칠 거' 자에 포함되어 있는 강제성과

제재, 증거의 의미 등은 법의 개념과도 가까운 가장 기본적인 의미입니다.

법의 고대 글자에는 이러한 의미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법'에는 해태라는 중요한 뜻이 빠져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법의 의미를 생각할 때 해태의 뜻을 잊지 않아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