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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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척 담장 안에 경사났네~ 경사났어!

법무부 블로그 2012. 9. 20. 08:00

 

교도소에서 들린 반가운 축하 소식!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기에

교도소에서 축하할 일이 생긴 걸까요?

축하할 일과 교도소와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물과 기름 같은 존재 같은데 말이죠.

    

다름아닌, 교도소 수형자들의 ‘합격’ 소식입니다!

누가 합격했느냐고요?

바로, 지난 8월 6일 시행된

2012년 제2회 고입-고졸 검정고시에

제주교도소 수형자 8명이 응시를 했는데,

고졸검정고시에 응시한 7명과 고입검정고시에는

응시한 1명 등 총 8명 전원이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교도소에서도 검정고시를 볼 수 있느냐고요?

물론 볼 수 있고 말고요.

 

 

교도소 수형자들이 검정고시를 볼 수 있는 규정을 한 번 살펴보기로 할까요?

 

§ 형의 집행 및 수형자 처우와 관한 법률

제63조(교육) ① 소장은 수형자가 건전한 사회복귀에 필요한 지식과 소양을 습득하도록 교육할 수 있다.

 

교도소 소장은

수형자가 건전한 사회복귀에 필요한 지식과 소양을 습득하도록 교육할 수 있고,

수형자가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검정고시반을 설치,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 형의 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08조(검정고시반 설치 및 운영) ① 소장은 매년 초 다음 각 호의 시험을 준비하는 수형자를 대상으로 검정고시반을 설치ㆍ운영할 수 있다.

1. 중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

2. 고등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

3.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② 소장은 교육기간 중에 검정고시에 합격한 교육대상자에 대하여는 해당 교육과정을 조기 수료시키거나 상위 교육과정에 임시 편성시킬 수 있다.

③ 소장은 고등학교 졸업 또는 이와 동등한 수준 이상의 학력이 인정되는 수형자를 대상으로 대학입학시험 준비반을 편성ㆍ운영할 수 있다

 

수형자는 누구든지 마음가짐을 굳건히 하고 공부만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학업의 기회는 언제, 어디에서든 열려있다는 사실!

이에 따라 수형자를 관리하고 있는 교정당국도

수형자의 학습을 위하여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비록 담장 안에 갇혀 있는 수형자이지만

공부에 대하여 열정을 가지고 학업에 임한다면

일반 사회인 못지않은 알찬 내용의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거죠.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여려가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사회의 선생님들을 초빙하여 수형자들의 학업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 형의 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09조(방송통신고등학교과정 설치 및 운영) ① 소장은 수형자에게 고등학교 과정의 교육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 「초ㆍ중등교육법」 제51조에 따른 방송통신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설치ㆍ운영할 수 있다.

 

§ 형의 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10조(독학에 의한 학위 취득과정 설치 및 운영) ① 소장은 수형자에게 학위취득 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 독학에 의한 학사학위 취득과정(이하 "학사고시반 교육"이라 한다)을 설치ㆍ운영할 수 있다.

 

§ 형의 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13조(정보화 및 외국어 교육과정 설치 및 운영 등) ① 소장은 수형자에게 지식정보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교육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 정보화 교육과정을 설치ㆍ운영할 수 있다.

 

수형자들의 학업에 도움을 주고 있는 교도소들 중,

제주교도소의 지난 5년간 검정고시 합격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최근 5년간 제주교도소 검정고시 합격률>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응시인원

중졸

2

중졸

1

중졸

5

중졸

3

중졸

3

고졸

7

고졸

9

고졸

5

고졸

14

고졸

13

합격인원

중졸

1

중졸

1

중졸

5

중졸

1

중졸

2

고졸

4

고졸

8

고졸

3

고졸

13

고졸

13

합격률(%)

중졸

50%

중졸

100%

중졸

100%

중졸

34%

중졸

67%

고졸

57%

고졸

89%

고졸

60%

고졸

92%

고졸

100%

※최근 5년간 중졸 합격률:72%, 고졸 합격률:86%

 

 

매년 합격률이 높아져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수형자들의 학업에 도움을 주는 교정기관 뿐만 아니라

수형자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15척 담장 안은 누구나 들어 올 수 있는 평범한 곳은 아닙니다.

물론 나가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요.

그렇지만 누구나 들어올 수 없는 담장 안이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수형자 신분으로 들어 왔다면

정해진 형기를 채우고 나갈 때까지는 정말로 후회 없는 생활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수형자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밖에서 하지 못했던 공부도 할 수 있고

조금만 노력을 한다면 독학에 의한 독학사, 전문학사, 일반학사를 취득할 수가 있는 것이지요.

 

 

 

이번에 제주교도소에서 최고령으로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강○○(57세)씨는

학창시철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정규학교는 중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짧은 학력으로 인하여 사회생활에서 많은 제약을 받음을 물론,

주위 사람들과 어울림에 있어서는 무척 어려움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돌이킬 수 없는 잘못으로 인하여

법원으로부터 징역 12년을 선고 받고 5년째 영어의 몸이 되어 자유를 박탈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는 돌이킬 수 없는 것.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그 현실에 적응하고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몸이 갇혀 있다고 하여 마음조차 담장 안에 갇혀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강씨, 그는 지난날에 대하여 사죄를 하는 마음으로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6개월여 동안 자신을 강력하게 채찍질한 결과,

지난 8월 22일에 고졸검정고시 합격소식을 접하고 뜨거운 감정의 눈물을 맛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수형자는 수형자 일 뿐,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라고.....

수형자는 수형자 신분에 맞게 규율을 지키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피해자와 사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용서를 구하는 길입니다.

-고졸검정고시 합격한 수형자 강○○씨.

 

강씨는 작년 5월에 "한자자격" 시험에 응시하여

대학생들도 합격하기 어렵다는 2급에 당당히 합격하였습니다.

이에 용기를 얻어 고졸검정고시 시험을 준비를 했고,

이번에 결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랑스럽게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강씨의 합격이 그냥 이뤄진 것은 아닙니다.

강씨는 고졸검정고시를 위하여 새벽 5시에 일어나 공부를 하고

오전 8시에는 일반 수형자들과 똑같이 취업장에서 일을 한 후,

오후 5시에 거실에 들어가 모든 수형자가 잠든 밤 12시까지 책을 보는 등

하루에 6~7시간씩 부지런히 학업에 매진한 결과 오늘과 같은 경사스런 영광을 얻게 된 것입니다.

 

얼마 전 강씨는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그 것은 다름 아닌 중국어를 공부를 시작한 것입니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로 중국어를 배우는 것이 생소하고 어렵지만

어느 정도 기초가 정립 되면 정말로 재미있게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합니다.

 

 

"사회생활에서는 직장생활 등 여러 가지 사정을 핑계로 공부를 하지 않았죠.

하지만, 교도소 안에서는 그런 핑계가 없을뿐더러

기타 다른 핑계를 구실로 자기 자신을 수양하지 않는다면

이는 참된 인간이 되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의 구차한 변명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비록 과거를 반성하는 수형생활이지만

미래의 힘찬 도약을 위한 발판이 바로 교도소라는 것을 가슴속 깊이 새기면

수형생활이 인생에 있어서 결코 손해나는 장사는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고졸검정고시 합격한 수형자 강○○씨.

 

법무부는 수형자를 대상으로 한 ‘재범방지 사업’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예방 사업’보다 더 효과적이라 판단하고,

수형자들의 건강한 사회복귀를 위해 취업 알선·기술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형자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결국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사진= 알트이미지

글= 제주교도소 직업훈련과 교위 곽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