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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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비속어 남발하는 학생들 보며 찾은 나만의 해결 법

법무부 블로그 2012. 9. 18. 08:00

 

‘손 안에 들어있는 작은 세상!’

휴대폰은 멀리 떨어져있는 지인들과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는 아주 소중한 물건입니다. 스마트폰이 생겨나면서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기도 하죠. 휴대폰이 없었을 때는 어떻게 살았나 싶은 정도입니다.

 

하지만!

최근 휴대폰을 이용한 문자나 채팅을 이용한 집단따돌림, 그것을 매개로 한 성범죄 사건, 불법 촬영 등 휴대폰을 이용한 범죄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문자와 채팅으로 오고가는 언어폭력의 피해는 정말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오죽하면 목숨을 버릴 생각까지 할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바늘 한 개로 코끼리 죽이는 방법

바늘 하나로 코끼리를 간단하게 죽이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 바늘로 콕 찌르고 코끼리가 죽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둘째, 코끼리가 죽기 직전에 바늘로 콕 찌르는 것입니다.

셋째, 코끼리가 죽을 때까지 계속 바늘로 마구 찌르는 것입니다.

 

우습다고요? 아니, 절대 우습지 않습니다. 바늘 하나로 코끼리를 죽이듯이, 문자나 채팅 한 마디로 당신의 친구를 죽게 할 수 도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바늘로 콕 찌르듯이 상대방에게 전화나 문자 채팅으로 “널 죽이겠다.”고 말하고 코끼리가 죽기를 기다리듯이, 그 사람이 죽을 때까지 기다려본다면? 당신은 그저 기다리는 것이지만, 상대방이 받은 충격은 죽을 때 까지 잊히지 않을 겁니다.

 

둘째, 코끼리가 죽기 직전에 바늘로 콕 찌르듯이, 상대방이 실의에 빠져 있을 때 당신이 “죽어라!”라는 문자를 보낸다면? 당신의 그 문자가 친구가 인생을 결정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힘든 친구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사지로 내몰아야 할까요?

 

셋째, 코끼리가 죽을 때 까지 바늘로 마구 찌르는 상황처럼, 친구가 극적인 선택을 할 때 까지 계속 악의적인 문자를 보낸다면? 당신의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칼이 될 수 있습니다. 손에 들고 위협할 수 있고, 그으면 피가 나는 것만 칼이 아닙니다. 피가 나면 닦으면 되지만, 말로 입은 상처는 어떻게 치유해야 하나요?

 

 

학생의 말 한마디에 욕 두 세 개는 기본, 괜찮을까요?

요즘 학생들은 ◯◯◯톡, ◯◯피플, 등 문자 채팅을 주고받으며 우정을 쌓습니다. 하지만 우정이 쌓이는 만큼, 무수히 많은 언어폭력이 난무하고, 그 속에서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상처를 받는 친구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문자채팅을 통해 친구들에게 언어폭력을 당해 한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는데요. 아이들은 문자 채팅으로 주고받은 내용은 친구들과 일상적으로 원래 주고받는 말이라고 오히려 죽은 친구를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 아이들은 정말 서로 욕을 하면 우정이 쌓인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아이들은 언어폭력이 나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짧은 메시지를 통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글보다 자극적이고 비밀스러운 은어나 비속어를 사용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당장은 그렇게 해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어 보입니다만 이러한 언어생활은 세대 간의 격차는 물론이고 친구 사이의 의사전달에 있어서도 소통을 방해하고 왜곡이 되기 쉽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오해가 생겨 갈등이 깊어지고 사고와 판단력이 흐려지면서 무차별적인 언어폭력을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법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언어폭력은 곧 일상의 폭력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학생들의 언어 습관이 바르게 길러져야 일상의 폭력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의 언어습관을 바르게 하기 위한 세가지 법을 만든다면 어떨까요? 제가 생각한 가상의 법 세 가지를 알려드립니다.

 

일반적으로 수도자의 자기성찰과 바른 방향을 위한 시간으로 많이 쓰이는 ‘묵언수행법(法)’이 생긴다면 어떨까요? 피해자가 신고하면 내용을 확인 후 사용한 언어들이 자주 일정 수위 기준을 넘어 섰다면 가해 학생에게 문자나 문자채팅을 사용할 수 없게 하는 거죠.

 

문자채팅을 제지당한 학생이 자신을 ‘감시’한다고 짜증나고 싫다고 할까요? 그렇다면 한 마디 해주고 싶군요. “네가 보낸 그 문자에 당사자는 짜증나고 싫지 않았겠니?” 하고 말이죠. 그저 장난이었다고 받아친다면, 우리가 너의 문자채팅을 막는 것 역시 장난이니까 그냥 즐기라고 말하는 겁니다. 너무 ‘눈눈 이이’식 인가요? ^^;;;

 

 

 

 

 

학생들의 언어습관을 고치고 바른 말과 글을 사용함으로서 바른 사고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정언정진법’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요즘에는 가정이나 학교, 학원 등 옳고 바른 말을 사용하는 것을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심한 욕설과 비방을 하는 어른이 먼저 반성하고 바르고 아름다운 언어를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하는 방법이 가장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학생들에게 하지 말라고 하는 것 보다는 어른들이 먼저 보여주는 것이 학생들을 바르게 선도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요. 따라서 우리 어른들도 술 김에 길에서 싸우지 말고, 국회에서도 맨 정신에 서로 헐뜯고 싸우지 말아야겠죠?

 

또한, 부부가 존댓말을 사용하면 싸움을 할 확률이 확연히 줄어든다고 해요. 존대말은 상대방에 대한 존경이 깃들어있기 때문이죠. 동급생과 사제지간에도 존댓말을 사용하도록 한 일부 학교나 가정에서 이미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너무 격식에 치우치면 친밀감은 떨어질 수 있으니 반드시 존댓말을 고집하기보다는 바르고 아름다운 말과 글을 쓰는 좋은 모범을 보여주자는 데 그 의미가 있겠습니다. 우리 아이를 바르게 선도하고 싶다면, 가정에서 서로 존댓말을 써 보는 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문자책임법’을 생각해보았습니다. 필적감정이란 얘기 들어보셨죠? 사람은 개개인만의 고유한 글씨체가 있는데, 문자를 키패드로 입력하는 방식이 아니라 반드시 터치펜으로 입력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실제의 필적과 같은 압력과 굵기 등을 휴대폰이 그대로 인식한다면 “죽어라”혹은 그 밖의 나쁜 말들도 사용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지 않을까요? 자신의 필체를 책임져야하니까 함부로 기록하지 않거나 자제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문자 속도보다 자음 모음 자음을 하나씩 써 내려가는 속도가 더 느리기 때문에, 가해자가 글을 쓰면서 자기가 어떤 글을 쓰고 있는지 생각해 볼 시간을 벌어 줄 것 같습니다. 속도야 좀 느려지지만, 그로 인해 누군가의 피해가 적어진다면 꾀나 괜찮은 방법 아닐까요?^^

 

 

 

여러분, 문자 쓰기 전에 역지사지 한 번 하자고요

 

 

 

핸드폰은 당신 것이지만, 핸드폰을 이용해 전송하는 문자들은 주인이 없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에게 날아가 비수가 되어 꽂힙니다. 거듭 말하지만, 뾰족한 것만이 칼은 아닙니다.

 

아무리 화가 나고 밉다 해도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하고 앗아가는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도 아무 일없이 잘 살길 바라는 건 어림없는 일입니다.

함부로 문자나 전화로 상대방의 삶을 송두리째 ‘사뿐히 즈려밟아’ 주시는 당신!

행동의 결과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니까 한 마디 내뱉기 전에, 한 문장 전송하기 전에 3초라도 책임질 준비가 되었는지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블로그기자 개인의 의견이 들어간 글로서, 법무부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글 = 김혜경 기자

이미지 = 알트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