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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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볼라벤도 막을 수 없던, 중국어 열풍!

법무부 블로그 2012. 9. 6. 17:00

 

“你別抽烟了, 니비에쵸옌러.”

“抽烟身体不好, 쵸옌뚜이션티뿌하오.”

 

점심시간이 한창인 12시 30분,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 종합민원센터 회의실에서는

중국어강사의 발음을 따라 하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우렁찼습니다.

 

중국어 공부가 있는 날이면 중국어 동아리 회원들은

최대한 빨리 점심을 해결하고 회의실로 종종걸음을 치는데요,

바로 수업시작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 일주일에 두 번 중국어를 진지하게 배우고 있는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

 

벌써 직원들의 중국어 공부기간은 1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2011년 4월, 부산출입국사무소 민원실에 근무하는 직원 몇 명이

중국인 민원인들과의 답답한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기투합한 것이 시초가 되어

현재 10여 명의 회원이 중국어 강사의 지도 아래

일주일에 두 번씩 함께 모여 중국어공부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부산출입국 중국어 동아리를 있게 한 가장 큰 공로자는

중국어 강사인 김나나 선생님입니다.

 

 

■ 결혼이민자가 중국어 선생님 된 사연!

 

그녀는 당시 부산출입국사무소 자원봉사활동을 하던 결혼이민자였습니다.

 

▲ 한·중 민간 외교관 김나나 선생(찐 라오쉬)

 

“출입국사무소 직원 몇 명이

저에게 중국어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기에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때를 회상하며 아련한 웃음을 짓는 김나나 선생님.

그 당시나 지금도 무료로 강의를 하고 있지만

의미 있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피곤하기는커녕, 오히려 힘이 생긴다고 합니다.

 

6년 전 한국으로 시집 온 중국 흑룡강성 출신 김나나 선생님은

현지에서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던 중

공무원인 현재 남편을 만나 한국으로 왔다고 합니다.

   

 

 

 “처음 왔을 때는 중국과 한국이 너무나 달라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저를 이방인으로 보는 주변의 시각도 많았고요”,

그녀는 “요즘은 외국인을 바라보는 한국사회도 많이 성숙되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김나나 선생님은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자신의 의견을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녀는 현재까지 출입국관리사무소 자원봉사단으로 활약 중인데요,

중국인 민원인들이 출입국사무소를 찾아와 서류접수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할 때면

어김없이 그녀는 해결사로 등장합니다.

 

 

 

 

Q: 자원봉사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입니까?

제가 처음 부산출입국사무소에서 자원봉사를 할 때 가장 놀랐던 일이

출입국사무소 시설이 너무 낙후되었고 또한 직원들의 숫자가 너무 적다는 것이었어요.

외국인 민원인에 대한 서비스가 좋아지려면 기본적으로 인적·물적 인프라가

어느 정도 구축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Q: 가장 보람은 느끼는 일은 무엇입니까?

예전에 간단한 중국어 한마디도 못하는 출입국사무소 직원들이

제 수업을 받고 중국어로 민원인들과 대화를 하는 것을 보면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최근 급격하게 다문화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대한민국사회에서 결혼이민자 출신으로서

어떻게 하면 제2의 고향인 한국의 당당한 일원으로 살아갈지 고민한다는 김나나 선생님!

앞으로 더 큰 활약을 기대해봅니다!

 

 

 

“앞으로 자원봉사활동은 계속할 겁니다.

늘어나는 결혼이민자들이 한국사회에 보다 잘 적응하고

정당한 사회일원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 미래지향적 한중관계를 위하여!

 

 

중국에서는 선생님을 노사(老师)라고 부릅니다.

중국어 수업을 할 때면 직원들이 나이에 관계없이

선생님을 깍듯하게 대우한다고 하는데요,

한국의 예절도 그렇지만 사제지간의 예절은 중국이 조금 더 엄격하다고 합니다.

 

 

 

1년 전만 해도 중국어를 전혀 구사하지 못했던 회원들이

요즘은 중국인 민원인들을 만나면 간단한 중국어 회화는 아무렇지 않게 한다고 하며

직원들 모두 자랑이 대단합니다.

 

 

“사실 너무도 우연한 기회에 중국어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는데,

지금은 너무 재미있습니다.

중국어 또한 중국문화의 일부인데, 중국어를 배우면서

다른 문화와 이방인에 대한 배려를 배우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 차순희 계장-

 

덧붙여 그녀는 한국과 중국이 앞으로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이 있다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합니다.

 

현재 대학원 석사과정을 다니며 시간을 쪼개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그녀가 말하는

'작은 실천‘ 중 하나가 부산출입국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중국어 강의일 텐데요.

 

유난히 더웠던 2012년 8월의 따가운 햇살처럼

중국어에 대한 불타는 학구열로 가득 찬 강의실에서

‘미래지향적 열린 이민행정’을 추구하고 있는 출입국사무소의 미래를 보는 듯 합니다.

 

 

글= 부산 출입국관리소 관리과 출입국관리서기 정용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