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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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1345 안내센터 25시- 인생수업

법무부 블로그 2012. 8. 25. 19:00

 

여기는 1345 외국인종합안내센터

이곳에서는 사람냄새 나는 이야깃거리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그 이야기 속으로 함께 가보시죠!

 

 

* * *

 

 

 

장마철, 흐리고 축축한 날 굵직한 목소리의 중년 남성에게 전화가 왔다.

삶의 고단함이 가득한 목소리로 초청비자를 뒤늦게라도 철회가능한지를 물어왔다.

중국동포인 처남을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을 방법이 없느냐는

다소 엉뚱한 질문이었다.

 

민원인의 한마디 말에 상담원들을 재빨리 가능한 경우의 수를

머릿속에서 한꺼번에 떠올리고 하나하나 소거해나갔다.

마음 급한 민원인의 질문 의도를 단번에 짚어내지 못해 2초 이상 뜸을 들이거나,

민원인이 A를 얘기할 때 상담원 머릿속 스토리 보드를 따라 B를 얘기 하며

상담을 진행했다간 순식간에 벼락같은 호통을 듣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짧은 순간에도 여러 상황들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아프다고 했다.

지방의 한 제조업에서 일했다는 처남은 이제 아파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라 한다.

 

외국인 등록번호를 물었다.

체류자격은 역시 H2. 이미 입국해서 외국인등록까지 마친 사람이므로

사증철회 대상이 아니다.

민원인의 배우자가 혼인 간이 귀화로 국적을 받은 뒤 친족 초청으로 친동생을 초청했고,

입국 후 1년 만에 F4로 변경해 한국에 완전히 자리잡은 상태였다.

 

처남의 B형 간염이 심하다고 한다.

또 이미 그의 배우자는

B형 간염에서 간암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잘 살아보고자 뒤늦게 결혼했는데 이럴 줄 몰랐다고 한다.

이때부터는 적정 콜타임에 대한 조바심도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가슴 가득 연민이 차오른다.  

 

배우자가 아픈 것도 청천병력인데

처남 병수발까지 고스란히 내가 짊어져야 한다면,

나는 이제 더 이상 살기 힘드니

제발 처남이 못 들어오게 막아달라는

너무나 딱한 사정이었다.

배우자까지는 내가 책임지겠으니

제발 처남만이라도 입국을 막아 짐을 덜어달라는 것이었다.

 

아픈 사람을 이렇게 오지 말게 해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그의 마음은 어떨까…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저버릴 수 없다는 양심의 소리와

나도 살아야겠다는 현실 사이에서의 절박함.

 

 

“고객님, 죄송하지만 이미 체류자격이 F4로 변경된 이상

H2처럼 비자 만료일이 정해진 게 아니라서

기간연장이 된다면 국내 체류를 막을 방법이 없고 출입국을 막을 수도 없습니다.”

 

이때부터는 그의 가슴에 쌓아둔 아픈 하소연들을 묵묵히 들어주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삶이 고통인 사람들, 사는 것 자체가 체념과 인내일 뿐인 사람들…

이런 통화를 마치고 나면 한동안 다음 콜을 받을 수가 없다.

 

 

상담원 박소영

* 이글은 2011 외국인종합안내센터 1345 상담사례집의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1345”는 재한외국인의 국내 생활적응에 필요한 민원상담과 출입국·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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