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5 안내센터 25시- 1345가 만나는 희노애락

 

여기는 1345 외국인종합안내센터

이곳에서는 사람냄새 나는 이야깃거리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그 이야기 속으로 함께 가보시죠!

 

 

* * *

 

우리 1345 상담원들이 출입국에 관한 모든 업무를 상담하다 보니,

그 업무 범위가 참으로 방대한 건 사실이다.

가끔 우리 상담원들끼리 우스개 소리로 말하곤 한다.

우리 상담원들의 업무 소화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자주 바뀌는 출입국 정책을 우리 상담원은 국적부터 증명체류 등 모든 업무에 대해

다 알고 소화해야 하니, 우리는 정말 능력자다.^^

그 업무 범위가 방대해서 그런지 우리의 상담에는 희노애락(喜怒哀樂)이 모두 존재한다.

 

 

중국어 상담을 하던 어느 날,

중국인이 중국어로 문의를 하다가

갑자기 한국말로 문의를 하기 시작했다.

국적을 신청해놨기 때문에

한국어를 연습하기 위해서라고 하셨다.

나도 잘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한국어 연습을 하신다는데 안된다고 할 수는 없어

천천히, 틀리게 말씀하신 부분을

또박또박 다시 알려드렸다.

 

민원인은 서툰 한국어로 상담을 받다

본인도 답답하셨는지

다시 중국어로 문의를 하고 상담을 마쳤다.

상담을 끝내며 민원인은

여전히 서툰 발음으로 “선생님 감사합니다.” 라고

하시며 전화를 끊으셨다.

왠지 모를 흐믓한 미소가 입가에 번졌다.

 

 

이런 콜을 받으면 일을 떠나 타인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스스로 뿌듯하고 기쁘다.

 

 

 그러나 간혹 슬픈 상담들도 있다.

 

비가 마구 쏟아지던 어느 날,

힘없는 목소리의 남자 고객이 전화를 주셨다.

얘기 좀 하고 싶어 전화를 했다며

이야기 보따리를 푸셨다.

외국인 부인과 결혼을 해서

아기 둘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부인이 일을 한다며

늦게 귀가를 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집에 안들어온지 석달이 넘었다고 하셨다.

사방팔방 찾아 다니긴 했으나,

결국엔 전화마저 안 받는다며 울기 시작하셨다.

아빠가 우니 옆에 있던 두 아이들도

“아빠 울지마”하며 울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전화기 너머로 상상이 되자

내 눈에도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최대한 위로의 말을 해드리려 하자 고객은 갑자기

“이 어린 두 아이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하며,

더 큰소리로 울기 시작하셨다.

 

난 그저 듣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울고 있는 세식구의 소리를 듣는 슬픈(哀) 콜이었다.

인생의 희노애락처럼 1345의 상담에도 항상 희노애락이 숨쉰다.

희(기쁨)로 시작해서 락(즐거움)으로 끝나는 ‘희노애락’이라는 말처럼,

우리의 하루 상담도 기쁨으로 시작해 노와 애를 건너뛰고,

즐거움으로 마무리되는 그런 상담이었으면 좋겠다.

 

 

상담원 연지영

* 이글은 2011 외국인종합안내센터 1345 상담사례집의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1345”는 재한외국인의 국내 생활적응에 필요한 민원상담과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 관련 정보 등을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18개 언어로 언어장벽 없이

전화종합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콜센터입니다.

외국인종합안내센터에서는 하이코리아(Hi Korea, www.hikorea.go.kr) 포탈 웹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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