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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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5 안내센터 25시- 나를 돌아보게 한 할아버지

법무부 블로그 2012. 7. 23. 17:00

여기는 1345 외국인종합안내센터

이곳에서는 사람냄새 나는 이야깃거리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그 이야기 속으로 함께 가보시죠!

 

 

* * *

 

그날따라 업무가 굉장히 힘들고 긴 상담으로 인해 몹시 짜증이 났다.

자연히 전화를 받은 내 목소리는 굉장히 사무적이고

내가 생각해도 좀 무뚝뚝했던 것 같다.

 

“네 정말 고생하십니다. 바쁘신데 전화드려 미안합니다만

제가 좀 급해서 이렇게 전화했습니다”

 

 

그런 나에게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께서 떨리는 목소리로 정말 힘들게 말씀을 하셨다.

목소리를 듣는 순간 ‘아우~ 이 상담도 오래 걸리겠구나’하고 속으로 투덜댔지만

할아버지의 상대를 배려하는 인사말에 어느 정도 마음이 누그러진 나였다.

 

상담원 : 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고객 : 내 나이가 73세입니다. 미국에 가서 시민권을 땄지만

우리나라 국적을 다시 갖고 싶어서 아내와 함께 국적회복을 했는데

이번에 법이 바뀌어 복수 국적이 가능하다고 해서 외국 국적불행사서약을 했습니다.

 

아이고! 할아버지의 말을 듣는 순가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상담원들이 기피하는 상담이 있는데 그 중에 제일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 국적 업무고,

거기서도 복수국적 업무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 다들 이 분야 상담을 괴로워한다.

나 역시 꺼리는 상담 중의 하나였다.

 

고객 : 그때 외국국적불행사 서약을 할 때 말씀하시길

한국에 6개월간 꼭 체류해야 한다고 해서 안내와 함께 체류하고 있는데,

나는 6개월이 되었지만 아내가 아직 6개월이 되려면 한 달 이상 더 걸리는데

우리 부부가 급히 미국에 가야 할 일이 생겨 며칠 후에 가야 합니다.

그런데 6개월이 채워지지 않으면 복수국적이 안된다는데 어쩌면 좋습니까?

 

사실 그때 솔직한 심정은 기다리셨다 6개월 채우고 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당시 국적법은 꼭 6개월을 채우지 않아도 가능한 것이었고,

할아버지의 호소하는 듯한 음성이 불안으로 가득했기에

우선 확인해 보겠다고 말씀드리고는 아내분의 인적사항을 받아 국적과에 문의를 했다.

그리고 국적과에서 미국에 갔다 와도 문제없다는 답변을 받아

할아버지께 안내를 해드렸다.

할아버지는 너무나 고마워하셨고 그렇게 상담이 끝난 후 여러 날이 지나갔다.

 

어느 날, 상담 중이던 나에게 내선이 들어와 누가 나를 찾는다고 했다.

꼭 나와 통화해야 한다고 해서 상담했던 고객이 무슨 문제로 나를 찾나 하고 싶어

전화를 받았다. 놀랍게도 몇 주 전 국적업무를 상담했던 할아버지였다.

   

 

 

고객 : 안녕하십니까? 혹시 저를 기억하실런지요? 전에 미국에 가야 하는데 불행사서약건으로 상담드렸던 사람입니다.

 

상담원 : 아~ 네, 고객님. 그런데 무슨 문제가 있으셨나요?

 

고객 : 아닙니다. 사실 제가 무사히 아내와 미국에 가서 일을 잘 해결하고 왔는데 너무나 고마워서 인사를 드리려고 전화를 한 겁니다. 사실 찾아뵙고 싶었는데 출입국에 오니 거기에는 안 계셔서 찾아뵙지는 못하고 이렇게 전화로 약소하나마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상담원 : 아닙니다 고객님. 저는 무슨 문제가 일어났나 걱정했는데 잘 해결되었다니 저도 기쁩니다.

 

고객 : 정말 고맙습니다. 늙은 저의 말을 듣고 일일이 확인까지 해 주시고 도움을 주시고 덕분에 정말 마음 편히 미국에 갔다 왔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거듭되는 치하에 나는 더 어쩔 바를 몰랐고 고객은 계속 감사하다며 전화를 끊으셨다.

한동안 정신이 멍했다. 왠지 쑥스럽기도 했었고

고객이 상담원을 찾아와서까지 인사를 한 적은 없었기에 울컥한 감동까지 일었다.

고객을 감동시켜야 하는 내가 도리어 감동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이 상담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무심코 아는 업무를 안내하는 것이지만,

상담을 받는 고객은 그것이 정말 다급하고 절실한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 사실을 일깨워준 할아버지도 고마웠고,

이렇게 다시 한 번 나의 직업의식을 일 깨워준 상담이 나에게 들어왔다는 사실도 감사했다.

앞으로는 어떤 상담이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더욱더 성실히 상담하는 상담원이 되어야겠다고 다짐 또 다짐해본다.

 

상담원 정선영

* 이글은 2011 외국인종합안내센터 1345 상담사례집의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1345”는 재한외국인의 국내 생활적응에 필요한 민원상담과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 관련 정보 등을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18개 언어로 언어장벽 없이

전화종합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콜센터입니다.

외국인종합안내센터에서는 하이코리아(Hi Korea, www.hikorea.go.kr) 포탈 웹서비

스로 출입국·체류 안내, 출입국관리사무소 방문예약 및 전자민원서비스를 제공합니다.

□ 일반전화와 휴대전화 관계없이 전국 어디서나 지역번호 없이 1345로 연결됩니다.

-해외에서 이용 시 +82-1345(지역번호 없음)

-상담시간: 평일 09:00~22:00 (야간 18:00 이후로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안내 운영)

-자동응답서비스(ARS) 안내사항

1번 : 출입국관리사무소 위치, 사무소별 관할구역 및 근무시간 안내

2번 : 사증신청 결과 조회

3번 : 외국인 퇴직신고 및 방문취업동포 근무처 팩스 신고

0번 : 상담원 연결

-다국어 상담 : 1345 연결 후 ARS 안내에 따라 원하는 언어의 번호를 누르고 *표를 누르면 이용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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