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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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야한 복장, 성범죄를 부른다?

법무부 블로그 2011. 12. 21. 17:00

 

 

■ 헤픈 여자들이 행진을 하다?!

 

사건은 지난 2011년 1월, 한 캐나다 대학의 경찰 특강에서 촉발됐습니다.

한 경찰관이 강연 도중 “여성이 성범죄의 희생자가 되지 않으려면

‘헤픈 계집’(Slut)처럼 옷을 입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것이죠.

성범죄의 책임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돌리는 듯한 이 발언에

여성계는 크게 분노했습니다.

이 말에 항의하고자 지난 4월에 캐나다에서 슬럿워크라는 시위를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슬럿워크란?

말 그대로 슬럿(slut), 즉 란제리 룩과 같은 도발적인 옷을 입고 도심을 걸어

다닌다는 뜻을 담고 있다. 토론토에서 첫 시작된 시위는 두 달 만에 캐나다와 미국 20여개 도시로 확대됐고, 이어 호주와 멕시코, 영국, 인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지지자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남성들도 시위에 동참하면서 새로운 인권운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 사진 출처 : 뉴시스

 

 

물론 다른 나라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서울에서도 슬럿워크 시위가 벌어졌거든요.

지난 6월 고려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서울에서도

슬럿워크 시위가 있었고요, 7월에는 한 트위터리안의 제안으로

다양한 연령과 직업의 여성들이 광화문에 모여 슬럿워크 시위를 벌였답니다.

 

 

 

▲ 사진 출처 : 레이디경향 (2011.8월호)

 

 

 

슬럿워크에 대한 사람들의 시각은 다양합니다.

‘옷을 어떻게 입던 그건 개인의 자유’라며 찬성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또 어떤 사람들은 야한 옷차림은 성범죄를 야기할 수 있다는데 동의하며

어린아이들이 야한 옷차림으로 시위하는 사람들을 볼까 두렵다는

반대의견을 내놓기도 합니다.

 

 

 

■ 설문조사 결과가 궁금해요~~

 

 

 

▲ 사진 출처 : http://adman.tistory.com/1543

 

 

저는 슬럿워크를 촉발시켰던 그 문제의 발언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해졌는데요,

제 주변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간략하게 설문조사를 해봤답니다.

 

 

※ 10대 청소년은 신세대로 20, 30대 성인은 기성세대로 표기

 

 

물론 제 주변의 사람들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이기에

결과를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10대 청소년과 20, 30대 남녀 모두 여자의 야한 옷차림이

남자에게 성적 욕구를 가지게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모두 ‘그렇다’ 는 답변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반대로 ‘아니다’ 라고 답변한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함께 물어봤는데요,

 

 

- 성범죄자는 마음만 먹으면 코트로 몸을 싸매고 있는 여성도 성폭행 할 수 있다.

- 못생긴 여성은 아무리 야한 옷차림을 해도 성적충동이 생기지 않는다.

- 여성이든 남성이든 모두가 자유로운 옷차림에 대한 권리가 있고,

성폭력을 여성의 옷차림과 관련짓는 건 성범죄의 책임을 여성에게 지우려는

부당한 행동이다.

 

 

설문조사 결과, 여러분도 공감이 되시나요?

 

 

 

■ 교복치마 길이는 여중생의 자존심?

 

 

 

▲ 사진 출처 : KBS 아침 뉴스타임

 

요즘 매스컴에서 여학생들의 교복 치마를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여중생인 저도 사실 여느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교복치마를 줄여 맵시를 뽐내고

싶은데요, 엄마는 지금 길이도 짧다며 ‘남자들한테 네 속옷 보여줄 일 있느냐’며 잔소리를 하신답니다.

학교에서는 제가 선도부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가끔 한 반에 1~2명씩 소위 ‘똥꼬 치마’ 즉 뉴스에 소개된 길이의

치마를 입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1학년의 경우 치마길이가 무릎 위 5~10cm,

2,3학년의 경우 10~15cm 정도 올라가 있습니다.

하지만 치마 길이로 인해 1학년은 성폭행의 위험성이 적고,

2,3학년은 성폭행의 위험성이 크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겠죠.

여학생들에게 교복 치마 길이란 자존심이며, 자신을 표현하는 개성입니다.

짧은 치마가 성폭력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치마길이를 무조건 무릎 밑으로 내리라는 건

그건 저희에겐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랍니다.

 

 

■ 안전한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얼마 전 신문에서 범죄심리학 박사님의 인터뷰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박사님의 말에 따르면,

‘정상적인 남자라면 야한 옷차림의 여성을 보고 성욕이 생기는 건 당연하나

범죄를 저지르는 건 성욕이 아니라 억제력의 문제라며

야한 옷차림은 성범죄와는 무관하다’고 했습니다.

성폭력을 피해자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생각이 잘못된 것이며,

문제는 그것이 범죄인 걸 알면서도 성폭행하는 자의 책임이라는 것이죠.

 

이 기사를 준비하며 저는,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되 더불어 사는 사회이므로

서로를 조금씩만 더 배려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슬럿워크의 본질은 야한 옷을 입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떤 옷을 입어도 안전한 거리, 여성이라도 안전한 세상,

더 나아가 어떤 약자라도 안전한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 아닐까요?

 

짧은 치마 밑으로 튼실한 두 다리를 내놓고도

아무 두려움 없이 밤거리를 활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글 = 신유진 기자

 

 

 

 

  

 

 

 

* 참고자료 : 레이디경향 2011년 8월호

위키백과

한겨레신문 2011.7.19

파이낸셜 뉴스 2011.11.29

아주경제 2011.12.5

뉴시스 2011.10.7, 8.29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35호 (20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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