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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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도 차례를 지낼까?

법무부 블로그 2011. 9. 14. 17:00

 

 

 

 

 

추석을 지켜왔던 구름이 아직도 하늘에 가득하네요.

한가위 보름달을 보기가 힘들다고 하던데, 못 보셨죠?

보름달을 못 보신 여러분을 위한 서비스 컷!

  

 

 

  다음 추석에는 달님이 덜 바빴으면 좋겠어요.^^

 

 

고향에는 다들 잘 다녀오셨나요?

저는 이번에 내려가지 못했답니다. 교도소 근무가 있어서요.

친척들이 ‘결혼 언제 하냐, 애인은 있냐? 더 늦으면 아주 못 간다.’ 기타 등등 지겹지만 애정어린 질문을 안 받아서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안 보니 허전 하더군요.

 

수용자들은 더 그렇겠죠.

물론 죄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니까, 당연한 순리이겠죠.

이점을 누구보다도 수용자들이 잘 알고 지내고 있는 터라, 마음이 아파옵니다.

 

한가위 날,

아침 일찍 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차례를 지내는 일이죠!

그런데, 수용자들도 추석 차례를 지낼까요?

 

 

■ 수용자들도 추석 차례를 지낼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용자도 추석 차례를 지냅니다.

물론 추석은 우리민족의 큰 명절 중 하나니까! 수용자도 지낼 수 있겠죠.

수용자도 같은 민족이니까요. (외국인은 지구 민족^^)

 

 

 

 

다만, 이러저런 여건을 고려해야 하겠죠.

특히 음식 장만은 수용자가 직접 하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잠깐!!! ‘수용자’는 누구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보면,

그 해답이 정확히 나와 있습니다.

 

 

§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수형자”란 징역형·금고형 또는 구류형의 선고를 받아 그 형이 확정된 사람과 벌금 또는 과료를 완납하지 아니하여 노역장 유치명령을 받은 사람을 말한다.

2. “미결수용자”란 형사피의자 또는 형사피고인으로서 체포되거나 구속영장의 집행을 받은 사람을 말한다.

3. “사형확정자”란 사형의 선고를 받아 그 형이 확정된 사람을 말한다.

4. “수용자란 수형자·미결수용자·사형확정자, 그 밖에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따라 교도소·구치소 및 그 지소(이하 “교정시설”이라 한다)에 수용된 사람을 말한다. 

 

 

 

■ 추석날 아침, 교도소 합동차례 풍경

 

추석날 아침,

서울 구치소에서도 수용자 합동차례를 지냈습니다.

 

차례를 지낼 때 술 한 잔씩 올리는데요,

참고로 수용자 차례상에는 술이 없어요.

막걸리와 비슷한 색깔을 가진 음료로 합니다.

 

수용자 마음의 안정과 위로를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범죄피해자 분들이나 일반 국민들의 법 감정을 헤치지 않는 범위에서입니다.

 

 

 

 

 

다들 마음을 가다듬고, 어떤 이는 두 손을 모아,

어떤 이는 두 발을 가지런히 하고 마음 속 깊이, 간절히 바랍니다.

 

다시는 이렇게 명절을 보내지 않기를...

 

자신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이들에게 사죄의 마음과

자신들을 기다리는 가족의 안전을 위하여

지금까지 아무 사고없이 잘 지내게 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슴 깊은 곳에 담아둡니다.

 

차례는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각자가 품은 마음은 영원할 겁니다.

 

 

 

■ 수용자들도 성묘를 가나?

 

자, 그럼 차례가 끝났으니 성묘를 가야죠.

그렇다면, 수용자들도 성묘를 갈까요?

.

.

.

성묘는 못 갑니다.

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까요. 성묘는 밖에 있는 가족들이 가겠죠.

가끔 성묘를 가겠다고 우기는 수용자도 있지만, 그건 웃자고 하는 소리랍니다.

 

 

 

■ 가족의 소중함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해요!

 

차례 지내면서 약주 한 잔씩 하셨나요?

아직도 술 드시고 운전하시는 분이 있나요?

자꾸 그러시면, 아마도 다음 명절은 가족이 아닌, 저와 함께 있어야 할 겁니다.

 

 

추석 차례를 통해 구속되어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잠시 잊고 지냈던 가족의 소중함을 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대부분 수용자들이 이미 그 소중함을 깨닫고 있겠지만요.

 

여기 있는 모든 수용자들이 다시 세상에 나가서 살아갈 때

자신을 기다려주고 사랑해주었던 이들의 마음을

절대! 아프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서울구치소 사회복귀과 교사 노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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