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구치소에 불이 나면 누구부터 탈출해야 할까?

법무부 블로그 2011. 5. 6. 17:00

 

 

 

ⓒ알트이미지

 

“긴급상황! 긴급상황! 2011년 5월 3일 화요일 14시 40분 현재 수원구치소 가동 5층 1사 15실에서 전기누전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여 유독가스 등이 인근 거실로 확산되고 있다!”

 

어제, 수원구치소에서는 이런 긴급 방송과 함께 소방차, 구급차, 헬리콥터 등이 총출동 했습니다. 무언가 긴박한 일이 벌어진 것 같은데요. 과연 이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불이야! 구치소에 불 났어요?!"

 

 

2011년 5월 13일. 수원구치소 건물에서 붉은 연기가 솟아올랐습니다. 사전에 공지가 없었다면 다들 무슨 일인지 놀랐을 수도 있었을텐데요. 실제상황이 아닌 '2011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이 있었습니다. 진짜 불이 났는 줄 알고 살짝 놀라셨다면, 이젠 긴장 푸셔도 됩니다.^^;;

 

수원 구치소를 처음 방문했을 때, '여기 정말 구치소 맞아? 아파트 아니야?'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는데요. 그 이유는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수원구치소가 우리나라 최초의 고층형 구치소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고층형의 구치소에서 만약 화재가 발생한다면, 얼마나 아찔할까요? 따라서 만약의 상황에 대비할 소방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겠지요?

 

가상훈련을 하면서, 블로그 기자들은 자칫 방해가 될까봐 건물 외부에서 취재를 했는데요. 궁금했던 내부 상황들은 마침, 미리 찍어둔 영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훈련의 내부와 외부 상황을 동시에 볼 수 있었답니다.

 

 

화재 상황! 수용자들 먼저 대피시키는 사람들

 

 

 

 

위 사진은 5층에서 불이 난 가상 상황입니다. 빨간 연기와 노란 연기, 보이시죠? 화재 발생 경보가 가장 먼저 울리고, 구치소 내부로 화재 긴급 방송이 흘렀습니다. 곧바로, 구치소 옆의 본부 건물에서 직원들로 구성된 자위소방대가 구치소 내부로 출동합니다.

 

 

 

출동한 자위소방대는 건물 내부로 들어가 수용자들을 먼저 옥상이나 비상구를 통해 외부로 대피시키고, 화재가 난 곳의 옆쪽에서 불과 연기를 향해 소화기와 물대포를 쏘는 첫 번째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소방차와 구급차, 그리고 인근에 있는 육군 제51사단과 수원 중부경찰서가 출동했습니다. 경찰과 군대가 출동하는 이유는, 화재 시 구치소 직원들을 도와,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수용자 도주를 차단하고, 외부의 경계를 강화하며 보안을 돕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옥상에서 흰 천이 동아줄처럼 내려와?!

출동한 수원소방서의 소방대원들은 건물 외부에서 화재 진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다른 한 편에서는 옥상에서 대기 중인 수용자들을 구출하기 위해 인명 구조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사진 오른 쪽에 자세히 보면, 흰 색의 긴 천이 보이시나요? 저 흰 천은 그냥 천이 아닙니다. 화재 시, 옥상에서의 탈출을 돕는 긴급 장비라고 하는데요. 옥상에서 대피 중인 수용자들 혹은 건물 밖으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은 저 흰 천을 타고 건물 밖으로 탈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밑에서는 구치소 직원들과 소방대원들이 잘 착지할 수 있도록 이들을 도와줍니다.

 

 

 

이 탙출 기구를 보면서 궁금한 점이 생겼는데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주황색의 큰 매트리스를 펼쳐놓아 사람들이 그 위로 뛰어내리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재난대응훈련 상황에서는 그런 매트리스는커녕 사람이 떨어질 경우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만한 안전장치가 전혀 없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안전 매트리스 하나 없이 저 긴 천 하나만으로 어떻게 탈출을 할 수 있을까? 저 천이 정말 안전할까? 겉으로 보이기엔 거의 자유낙하 하는 것처럼 보여 더 위험하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저 기구는 특수한 기구입니다. 저 기구는 완전 자유낙하를 하는 것은 아니고요, 기구 내부에 층층이, 탈출자의 신체가 걸리게 되어, 낙하 시 탈출자가 받을 수 있는 물리적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한 소방대원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니, 매트리스가 없어도 사고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괜한 걱정을 했네요!^^;;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만약 이 과정에서 부상을 입게 되는 수용자가 발생할 경우, 긴급 출동 한 구급차를 통해 인근 아주대학교 병원이나 동수원 병원으로 이송한다고 합니다. 또한 정말 긴급한 환자 발생의 경우를 대비해, 헬리콥터도 출동한다고 합니다. 이번 훈련에서도 헬리콥터가 출동했는데요. 실제로 처음 봤는데, 엄청 크고, 바람도 엄청나게 몰고 오더군요! 어슬렁어슬렁 걸어 다니며 하는 훈련이 아닌, 실제 상황처럼 긴박한 순간순간이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재난! 항상 주의하고 대비해야

화재 진압이 완료되고, 가상의 부상자는 모두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습니다. 그 뒤에는 한국전력공사와 KT, 삼천리가스의 직원이 출동하여 화재가 난 곳의 시설물을 긴급 복구하는 작업을 끝으로 훈련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이날 훈련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정말 실전처럼 생생하게 재현되었습니다. 수원구치소 자위소방대원, 경기소방재난본부 항공대, 수원소방서, 51사단 168연대 5분 전투대기조, 수원중부경찰서, 수원시 팔달보건소, 한국전력공사, 삼천리가스, KT 등 약 250명이 참여한 훈련이었습니다. 고층형 구치소인 수원구치소에서는, 이번 화재 가상 훈련처럼,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재난 관련 긴급 상황 시, 위 기관들과 아주대학교병원, 동수원병원과 연계하여 조속하고 유연하게 위기에 대처할 것이라고 합니다.

 

 

▲재난대응훈련 참가자들을 격려하는 황희철 법무부차관

 

이번 재난대응훈련에는 황희철 법무부 차관도 큰 관심을 가지고 참관을 했는데요. 모든 훈련과정을 지켜본 황 차관은 "좁은 공간에 많은 인원을 수용하고 있는 구치소, 특히 수원구치소처럼 고층 시설의 경우,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이런 훈련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앞으로 유관 기관들과의 협조를 더 공고히 하여, 인명과 국민들의 재산 보호에 힘써 달라"고 당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수원구치소에서 있었던 재난대응훈련을 보면서, 위기의 순간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 하는 과정이 든든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난이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겠죠! 언제, 어디서, 어떻게 올 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 바로 '재난'입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사소한 실수를 통해 올 수도 있는 것이 '재난'이기도 하고요. 위기 상황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도, 위기 상황에 대비하여 철저히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늘 조심, 또 조심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글.사진 = 노태경 이호준 기자

이미지 = 이미지클릭-알트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