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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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소녀를 만나다 - 새날청소년쉼터 찾은 ‘누리나눔’ 봉사단

법무부 블로그 2011. 5. 4. 17:00

 

사랑 받고 싶어요, 안전하게 보호 받고 싶어요...새날청소년쉼터

 

 

 

 

 

 

 

 

 

 

베란다 너머 진달래가 곱습니다.

 

이곳은 여느 집과는 조금 다른 가족이 모여 사는 아파트입니다.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에 있는 위기청소년들의 단기보호쉼터인데요. 바로 '새날청소년쉼터'(소장 김은녕. 이하 '쉼터')입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누리나눔 자원봉사단'이 지난 2일 지역사회 청소년들을 위해 한걸음 다가갔습니다. 희망과 사랑을 나누고자하는 봉사단과 동행하여, 현장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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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나눔'은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청장 변찬우, 이하 '성남지청')에 소속된 전문자원봉사단입니다. 이날 바쁜 일과를 쪼개 위기의 이웃 청소년을 위해 달려온 분들은 모두 9명. 검사, 수사관, 실무관,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연두빛 조끼로 갈아입고 일사분란하게 일을 시작합니다.

 

'쉼터' 박희태 실장(사회복지사)과 숙소 관리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각자 일을 할 구역을 금세 정하는군요. 조금도 머뭇거림 없이 곧바로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시네요. 말없이 일만 열심히 하십니다. 민영선 부장검사(아래.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1부)도 호미자루 들기 바쁘게 임무완수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방 저방... 고장 난 서랍장, 옷장 문짝은 김학정 사회복지사(단장)가 말끔히 수리합니다. 여학생들이 머무는 숙소이다보니, 여직원들이 대부분이어서 평소에는 손 볼 수 없었던 아쉬운 게 많았나 봅니다.

 

 

 

 

 

연이어 흙을 파내고 삽질하는 소리가 참 정겹습니다.

겨우내 굳은 텃밭에 씨앗을 뿌리기 위해 잡초를 뽑고 흙을 다 뒤엎었어요.

김명진 수사관(아래 좌측)은 농촌에서 일을 많이 해 보신 실력인데요. 그야말로 일을 즐기시는 모습이죠. 순식간에 텃밭을 고르고 밭고랑까지 만들었답니다.

 

'좁은 터긴 해도... 일궈 놓고 보니 이렇게 보람이 느껴지다니...'

 

때마침 비 온 뒤라 채소 씨앗을 뿌리면 잘 자라겠네요. 흙을 만져보니 촉촉한 게 포슬포슬하군요.

 

 

 

 

 

 

 

새날 '쉼터'를 살짝 공개합니다.

 

 

 

 

 

거실에는 운동기구와 서가, TV 그리고 컴퓨터가 있어요.

봉사단 일행이 들어갔을 땐, 여자 청소년들이 둘러앉아 TV를 시청하고 있습니다. 봉사단원들이 묵묵하게 일을 하는 걸 지켜보더니, 이내 다가와 베란다와 창문청소를 도와줍니다.

 

 

"검사님이세요?"

 

 

일을 돕던 한 여학생은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습니다.

창문 청소를 열심히 하고 있는 여검사에게 묻습니다.

"검사님이세요?" "...... 네."

이번에는 베란다에서 텃밭을 일구고 있는 남자직원에게 가서 묻습니다.

"검사님이세요?" "네, 저기 안쪽에서 밭 매시는 분이..."

호기심 많은 여학생이 정말 궁금해 한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집을 찾아 준 고마운 분들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이었을 겁니다.

말로만 듣던 그 '검사님'들이 바로 눈앞에서 진짜 ‘맞다’고 합니다.

일을 마치고 현관문을 나서는 봉사단원들을 향해 아이들이 큰 소리로 인사를 합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일을 마친 후, '누리나눔' 봉사단은 청소년 도서와 시설지원금을 '쉼터'에 전달했습니다. 검찰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소중한 정성입니다.

 

 

 

 

지원금 전달식(좌:민영선 성남지청 부장검사, 가운데:김학정 사회복지사, 우:박희태 새날청소년쉼터 사회복지사)

 

 

청소년들이 자신의 마음 밭을 가꾸며,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한 책들입니다. 손쉽게 정한 목록이 아니라, 한 권 한 권 선별한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이를 보고, 쉼터직원은 책 모서리만 보이는 수납보다, 잡지꽂이처럼 책 전면이 드러나도록 진열하면 더 많은 아이들의 손길이 갈 텐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는 말을 들려줍니다. 아이들을 위해 하나라도 더 챙겨 주고픈 부모 마음과 다름없습니다.

 

 

가족의 해체와 소멸, 재구성이 활발한 현대 사회에서 위기 가정이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쉼터' 박희태 실장에 따르면 위기 아동․청소년들의 발생유형은 다양한데 특히, 아버지와 단 둘이 사는 위기 가정의 여자청소년들이 가장 갈등이 많다고 합니다. 생업에 종사해야 하는 아버지로서는 사춘기를 겪고 있는 딸의 심리적 ․ 정서적인 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쉼터’는 이런 아이들을 보듬어, 안전하게 보호하는 기관인데요, 부모님의 권유만으로는 입소가 안 되고, 청소년 본인의 입소의지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나 자신의 변화 의지와 희망일 테니까요.

 

 

 

 

◈ 새날 쉼터는...

 

◇ 안전하게 보호 받을 수 있는 곳. (가정 및 학교문제로 가출한 13~19세 청소년)

◇ 의․식․주를 무상으로 제공. (1~3개월간, 이후는 가정 복귀 혹은 장기 보호시설로 연계>

◇ 심리적 안정과 심리치료 및 상담 제공.

◇ 청소년이면 누구든지 와서 쉴 수 있는 쉼터.

(청소년상담지원센터, 경찰서, 학교 등 유관기관으로부터 의뢰 된 여자청소년)

(사)청소년이 아름다운 세상, 성남시 새날 청소년쉼터 안내

031)758-9260 http://www.newdays.co.kr

 

 

 

특별한 동행... 성남지청 '누리나눔' 자원봉사단

 

봉사활동이 끝나고, 민영선 부장 검사에게 물었습니다.

자원봉사의 마음자세에 대해서 말입니다.

민영선 부장 검사가 나직하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봉사는 조심스럽습니다. 상대방이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해야 하죠. 또, 실행하기 전에 지속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적절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리나눔’의 1차 봉사활동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곧 2차 활동도 있을 예정이라고 하네요. 오는 5월 16일, ‘소망재활원’을 방문해 장애아들을 도울 계획이라는군요.

 

이날 성남지청 '누리나눔' 봉사단의 아름다운 기부를 지켜보면서 제 마음도 훈훈해졌습니다. 검찰이 국민들 속으로, 소외된 이웃들 사이로 조용하고, 진솔하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검찰이 '소통하는 방식'을 새롭게 알게 된 정말 특별한 동행 경험이었습니다.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안내 http://www.spo.go.kr/seongnam

 

 

                                                                                                                  글, 사진 : 김순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