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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이지아, “법적부부”의 이혼소송?

법무부 블로그 2011. 4. 22. 18:13

결혼소식도 없었던 서태지의 이혼소식, ‘법적 부부’라니요?

 

21일 오후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진 가수 서태지와 배우 이지아의 이혼소송 기사는 인터넷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선 ‘이혼’이라는 단어보다 ‘법적 부부’ 관계였다는 사실에 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일반인들이 부딪치는 각종 일상의 구차함과는 거리를 두고 사는 줄 알았던 서태지도 한 여자의 남편이었다니 믿기 어려웠던 것이지요.

 

 

그 다음의 관심은 배우 정우성으로 향해 갔습니다. 서태지의 부인이라는 배우 이지아가 몇 달 전 정우성과 열애설이 터진 바 있기 때문이지요. “그럼 정우성은 뭐가 되는 거야?”, “사기죄 아냐?

 

둘이 언제 결혼을 했는지, 이혼소송이 제기된 배경은 무엇인지, 왜 그렇게 감쪽같이 결혼이라는 걸 숨겨야 했는지 풀리지 않는 궁금증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사를 접하면 접할수록 눈이 가는 대목은 “법적 부부”라는 것입니다.

 

“법적 부부관계”라는 말을 들으니, “사실혼 관계”라는 말도 함께 떠오르게 되는데요. 법적 부부관계는 무엇이고 사실혼 관계는 무엇일까요? 혼인과 관련된 ‘민법’조항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민법>

제812조 (혼인의 성립) ① 혼인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정한 바에 의하여 신고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개정 2007.5.17>

②전항의 신고는 당사자 쌍방과 성년자인 증인 2인의 연서한 서면으로 하여야 한다.

 

   

그럼 다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로 옮아가 볼까요?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7절 혼인

제71조(혼인신고의 기재사항 등) 혼인의 신고서에는 다음 사항을 기재하여야 한다. 다만, 제3호의 경우에는 혼인당사자의 협의서를 첨부하여야 한다. <개정 2010.5.4>

1. 당사자의 성명·본·출생연월일·주민등록번호 및 등록기준지(당사자가 외국인인 때에는 그 성명·출생연월일·국적 및 외국인등록번호)

2. 당사자의 부모와 양부모의 성명·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

3. 「민법」 제781조제1항 단서에 따른 협의가 있는 경우 그 사실

4. 「민법」 제809조제1항에 따른 근친혼에 해당되지 아니한다는 사실

 

제72조(재판에 의한 혼인) 사실상 혼인관계 존재확인의 재판이 확정된 경우에는 소를 제기한 사람은 재판의 확정일부터 1개월 이내에 재판서의 등본 및 확정증명서를 첨부하여 제71조의 신고를 하여야 한다.

 

 

 

 

법적으로 혼인관계의 성립은 ‘결혼식’이나 ‘동거’ 여부보다 “혼인 신고서의 작성과 신고”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이에 반해 사실혼은 일반적으로 “사실상 부부 관계에 있으나, 혼인신고를 하지 아니한 상태”를 말하는데요. 물론 혼인 신고서의 제출이 양 당사자의 진실한 의사에 의한 것이어야 하며, 일방의 진정한 동의 없는 혼인 신고서의 제출은 결혼 자체가 무효로 됩니다. 민법 제815조에서 혼인의 무효 사유 중 하나로 ‘당사자간에 혼의의 합의가 없는 때’를 규정해 놓고 있거든요.

 

 

정우성과 열애설 난 이지아에 대해 사기죄를 물을 수 있을까요?

 

 

 

 

서태지와 이지아 사이의 이혼과 관련하여 또 하나의 궁금증은, 이지아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정우성을 사귄 것이므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 아니냐는 것인데요. 여러 분도 아시다시피 사기죄는 ‘사람을 속여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범죄입니다. 따라서, 이지아가 처음부터 정우성을 속여 돈을 뜯어낼 목적이었다면 사기죄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까지야.......

예전에 어떤 드라마에서 결혼을 하기 싫었던 남녀가 부모님을 속여 결혼식만 올리고 혼인신고를 한 후 사실은 부부가 아닌 남남으로 지내는 모습이 나온 적이 있는데요. 나중에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부모님들이 화가 나 ‘하객들에게 축의금까지 받았으니 사기죄로 고소하겠다.’고 말하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과연 이런 경우라면 법적인 부부로서의 효력이 있고, 사기죄가 될 수 있을까요?

앞서도 본 것처럼 혼인신고가 유효하려면 진정한 결혼관계를 성립시키려는 의사가 필요한데요. 따라서, 단순히 신고만을 하려는 경우에는 진정한 혼의의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와 같은 혼인신고는 무효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기죄의 경우는 어떨까요. 사기죄는 다른 사람을 속일 의사와 이로 인해 재물 등을 편취하는 것 등이 필요한데요. 아무리 부모의 거짓에 못이겨 거짓으로 결혼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거짓으로 축하객을 속여 축의금을 받은 것이므로 형식적으로는 사기죄가 성립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정은 좀 더 살펴봐야 하겠지요.

 

한때 문화 대통령으로 불렸던 서태지가 14년 동안이나 결혼사실을 숨겨 오다가 결국 이런 논란에 휩싸였다는 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요즘 연예인들은 연예나 결혼에 대해 당당하게 사실을 밝히는 경우가 많던데요. 14년전 일이라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좀 더 당당했더라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글 : 법무부

영상캡처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