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내 딸 성추행한 수영강사를 드디어 법정에 세웁니다

법무부 블로그 2010. 12. 1. 10:00

이제 겨우 네 살....... 네 살에게 어떻게 그런 짓을! 

 

 

 

 

제 딸은 네 살입니다. 호기심도 많고 활동적이며 사람들에게 방긋방긋 잘 웃어주기도 하지요. 그런 딸에게 저는 얼마 전부터 수영을 가르쳤습니다. 물을 좋아하는 제 딸은 수영장 가는 걸 무척 즐거워했습니다. 그런데 수영장을 다닌지 얼마 되지 않아 제 딸이 자주 울고, 잠을 잘 자지 못 했습니다. 자다가도 발작적으로 깨서 울기도 했지요. 그리고 자다 깨서 갑자기 속옷을 갈아입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딸아이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수영 선생님이 자꾸 팬티 속으로 손을 넣어서 그렇다고 하는 겁니다. 제가 볼 수 없는 물속에서 수영강사는 제 딸에게 지속적인 추행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얘기를 듣고 어떤 부모가 놀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고 툭 던지 딸 아이에 제가 갑자기 흥분하며 제 딸이 더 놀랄 것 같아 저는 일단 딸을 재웠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곰곰이 생각했지요.

 

 

 

 

침착함으로 범인을 법정에 세운 어머니

 

위 사례는 11월 27일 있었던 ‘범죄 피해아동 권익보호를 위한 토론회’에서 소개된 실제 사례입니다. 위 사연 속에 어머니는 딸아이가 무심결에 한 말로 딸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게 되었고, 매우 현명한 대처법으로 결국 범인을 법정에까지 세웠습니다.

 

과연 이 어머니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요.

 

네 살짜리 딸이 수영 강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는 “우리 그 선생님 혼내주러 가자”라고 하며 딸을 데리고 ‘해바라기 아동센터’로 갔습니다. 해바라기 아동센터는 성폭력 피해자와 가족의 심리치료를 전담하는 곳입니다. (서울, 경기, 대구 및 경북, 광주 및 전남, 전북, 충청, 인천, 강원, 경남, 부산 등 전국 10곳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전문가가 동석한 가운데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사건의 진술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해당 모습은 동영상으로 촬영되었고 법정에서도 이 자료는 신빙성 있는 증거로 인정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의 상처는 최대한 보호를 받았고, 아동 수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아이의 첫 진술은 제대로 보존이 되었습니다.

 

 

 

 

 

 

아이의 첫 진술을 제대로 보존하려면...!

 

아이의 첫 진술을 보존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범죄피해 아동이 의미심장한 말을 하면 대부분의 엄마들은 당황하기 일쑤입니다. 범죄피해 아동들은 생활을 하다가 은연중에 자신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을 말하게 되는데요, 이때 보통의 부모들은 아이를 다그치며 흥분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부모들의 반응은 오히려 아이들의 입을 막아버리고,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 아이들이 진술을 꺼려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게 됩니다. 아이의 첫 진술을 잘 보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의 진술을 제대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질문을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너한테 아프게 했니?” 라는 폐쇄형 질문은 좋지 않습니다. 이 질문은 ‘네, 아니오’로 대답하게 되거나 아이의 진술을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그 보다는 “그 날 너한테 무슨 일이 있었니?” 등의 개방형 질문을 통해 그 날의 상황을 아이로부터 직접 듣는 것이 좋습니다.

 

 

 

 

범죄 피해 아동의 뇌구조는 독특해요.

 

범죄 피해아동 권익보호를 위한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여한 심의진 교수는 상처를 받은 아이들의 뇌가 어떤 양상을 띠는지를 설명해주었는데요.

 

범죄로 인해 상처를 입은 아이들은 사건 당시를 뚜렷이 기억하지 못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사과정에 ‘모르겠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사건 담당자는 ‘진짜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의심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동에게 불리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지요. 뿐만 아니라 부모의 질문과 다그침을 자신의 기억으로 저장시켜 왜곡된 진술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부모의 다그침을 자신의 기억으로 저장하여, 마치 자신이 그것을 진짜 겪은 것처럼 기억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아이의 진술이 법적 효력을 갖지 못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요. 아이의 범죄 피해 사실을 알았을 때 부모는 절대 다그치거나 흥분해서는 안 됩니다.

 

 

 

 

전문가로부터 직접 들어봤어요.

 

조두순 사건 피해아동의 주치의, 신의진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를 만나봤어요.

 

Q. ‘나영이’를 가까이 보면서 범죄피해아동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범죄피해아동들에게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일까요?

 

A. 우리가 지켜보았듯이 아동 성폭력 피해자를 도울 수 있는 제도가 체계적이지도 않고 잘 안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범죄 피해자 아동을 지켜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범죄피해 아동에 대한 제도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인정조차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를 알아야 바꾸기 수월한데, 그것을 인정조차하지 않으니...... 당연히 범죄피해 아동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제는 이런 토론회 등을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잘못된 것을 하나 하나 고쳐나갔으면 합니다.  

◀ 사진 : 신의진 소아정신과 교수

 

 

 

다음으로 아동성폭행 사건을 담당하셨던 서울서부지검 아동성폭행 담당 박은정 검사를 만나봤어요.

 

Q. 아동성폭행 사건을 담당하시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A. 보통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이를 다그치거나 화를 냅니다. 또 아이들에게 잘못된 유도질문을 하기도 하죠. 그러면 아이는 더욱 겁을 먹고 진짜 있었던 일과 왜곡된 기억을 혼동하게 됩니다. 가능한 초반에 아이를 해바라기센터나 아동센터에 데려와 놀이치료를 하며 전문가에게 진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야 증거확보도 정확해지고, 아이에게 상처를 두 번 주는 일도 없습니다.   

사진 : 박은정 서울서부지검 검사 ▶

 

 

 

 

아동 성폭행 관련 기관을 알려주세요!

 

우리 아이에게 성폭행 또는 성추행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다그치지 않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아이 이야기를 듣고, 아이를 잘 설득해 전문 아동센터로 데려가야 합니다. 그리고 전문가와 함께 아이의 첫 진술을 잘 보존해야하지요. 그래야 그 나쁜 놈(!)을 법정에 세울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도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전국에 있는 아동성폭행 관련 기관에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하세요!

 

- 아동 성폭행 관련 기관-

 

서울 해바라기 아동센터 (http://www.child1375.or.kr/ 02-3274-1375)

중앙아동보호 전문기관 (http://www.korea1391.org 02-596-1391)

푸른 아우성 (http://www.9sungae.com 02-332-9978)

한국성폭력위기센터 (http://www.rape119.or.kr 02-883-9284)

내일여성센터 (http://www.tacteen.net 02-3141-6191)

 

 

글 = 배수현·이연배 기자

인터뷰 사진 = 배수현·이연배 기자

삽입 사진 = 아이클릭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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