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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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사법고시 합격? 약간 부럽고, 조금 더 질투난다!

법무부 블로그 2010. 12. 1. 17:00

아이비 리그를 뒤로 하게 한 사법시험의 마력

 

제52회 사법고시 최연소 합격자 최규원. 사실 그를 인터뷰하기로 한 장소에 나가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인터뷰 시간은 30분이면 충분하겠구나’라고요. ‘남들은 기를 쓰고 몇 년을 준비해도 겨우 붙을까 말까 한 어려운 시험을 어린 나이에 덜컥 붙은 비결이 무엇이냐’라는 것 이외에 더 이상 할 질문이 없어 기사를 1쪽 이상 채우지 못할 것 같아 걱정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이제 갓 스물을 넘긴 청년에게서 무슨 그런 대단한 스토리가 나올까 생각했던 거죠. 그래요. 그놈의 ‘편견’, 이제 정말 버려야겠습니다.  

 

 

 

 

법학 전공자도 아니고, 대학졸업자도 아니고, 거기다 최연소 합격... 이거 원!

 

지난 11월 27일 발표된 제52회 사법시험 합격자 중 대다수가 가진 ‘스펙’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총 합격자 814명 중 법학 전공자가 686명, 대졸 이상 합격자가 417명이고 25~29세가 49.02%로 합격자들의 절대 다수를 차지해 평균 나이는 27.88세라고 합니다. 그런데 최규원 씨는 위의 그 어느 범주에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일단 만 21세로 최연소 합격자이니 평균으로 볼 수 있는 나이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대학을 아직 졸업하지 않았으므로 대졸 이상 합격자에도 들지 않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법학이 아닌 경제학을 전공했기에 법학 전공자에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 친구 왠지 별종(?)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궁금증을 하나 가득 안고 인터뷰를 시작해봤습니다.

 

 

 

 

세상은 넓고 배울 것은 많다, 엄친아 아닌 ‘넘친아’

 

잠깐 만난 사이지만, 제가 느끼기에 최 씨의 가장 큰 장점은 ‘차분함과 예의 바름’인 것 같았습니다. 잘난 사람이지만 잘난 척 하지 않더군요. 그저 자신은 ‘운이 좀 따르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내내 겸손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많지 않은 나이에 예전의 과거 급제와도 같은 사법시험 합격을 따냈으니 들떠 있을 만도 한데, 내내 차분하네요. 부모님께서 뒷바라지 해주신 덕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고 말하는 착한 아들이기도 합니다. 사실 그래서 더 잘나 보였습니다.

 

최 씨는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졸업했다고 합니다. 과학영재학교에 합격하면 조기졸업을 시켜주는 제도 덕에 중학교도 2년 만에 졸업했다는군요. 이어서 서울대 공대에 덜컥 합격했답니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엄친아’가 아니라 ‘넘친아’입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닙니다. 미국의 아이비 리그 중 하나인 컬럼비아 대학에도 합격해, 서울대에서 한 학기를 마친 후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는군요.

 

“제가 공부 욕심이 좀 많은 편이기도 하고 워낙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전공을 따로 정하지 않고 자유 전공으로 입학해 공부를 했어요. 그러다가 경제에 흥미를 느껴 전공을 정하게 되었죠.”

 

듣고 보니 정말 공부에 욕심이 많은 것 같네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정도 하면 예전에 텔레토비에서 나오던 “이제 그만~”을 외치며 도전을 멈추고 현실에 충실하려고 했을 것입니다. 사실, 거기에서 멈춘다고 해서 ‘이제 안주를 하는구나’라는 생각 따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보다는 ‘대단하다’라며 칭송하는 이들이 더 많겠죠.

 

도대체 이렇게 공부만 하고 노는 건 언제 노냐고 했더니 “사실 놀고 싶었던 적도 많아요” 하더군요. 하지만 참았다고 합니다. “공부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공부하는 동안 유혹은 많지만 마음을 잘 다스려 집중하면 꼭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어느새 이 친구 사법시험에 합격하게 된 비법까지 알려주고 있더군요. 마음을 다스려 공부해라...... 참 쉬우면서도 어려운 말이더군요.

 

 

 

 

돈이 오갈 때 법을 몰라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면 안 되잖아요.

 

 

그런데 미국에서 공부를 잘하고 있던 최규원 씨는 갑자기 한국에 돌아와 사법시험을 보게 됩니다. “도대체 왜?”라는 질문이 제 가슴을 뚫고 나올 것 같더군요. 답답해하는 저와는 달리 최 씨는 차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경제를 공부하면서 ‘세상의 모든 일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움직인다’라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되었어요. 돈이 오고가는 과정에서 ‘법’을 몰라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없어야 하잖아요. 그들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고 법을 공부하기로 마음먹게 되었죠.”

 

그렇다면 미국에서 법 공부를 해도 되지 않았을까요? 미국의 로스쿨에 진학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 중에 하나라는 우리나라의 사법시험을 보는 것보다 더 편했을 수도 있는데 말이죠. 그 편을 택했다면 조금 더 쉽게 법 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학업을 중단하면서까지 한국에 돌아오지 않아도 되었을 겁니다. 그런데 최 씨의 생각은 조금 달라보였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법조인이 되고 싶어요. 미국에서 미국의 법을 공부해도 좋겠지만 저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의 법을 알고 싶었고 그래서 한국에서 사법시험을 보고 싶었죠.” 여기서 최 씨가 말하는 ‘같은 눈높이’라는 것은 다른 이들에게 ‘친구’처럼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그런 의미인 것 같았습니다. ‘친구’같은 법조인. 그런 법조인 하나 우리 사회에 있어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나 인사를 하며 최 씨를 다시 쳐다보니 186cm라는 그의 키가 한층 더 커 보입니다. 최 씨와 함께 유능한 사법고시 합격자들이 있으니 우리나라 법미래도 한층 더 쑥 커졌겠지요? 젊다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희망을 꿈꾸고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니까요. 최 씨를 비롯한 제52회 사법고시 합격자들을 믿고 보다 더 따뜻하고 살기 좋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꿈꿔봅니다.

 

글·사진 : 정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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