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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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만화 ‘세일러 문’ 보고자라 사법시험 수석 합격

법무부 블로그 2010. 11. 29. 17:00

지난 11월 26일 법무부는 52회 사법시험 합격자를 발표했습니다. 특히 이번 사시 합격자 814명의 남녀 비율은 남성이 476명(58.5%), 여성이 338명(41.5%)으로 여성 최종합격자의 비율이 40%를 넘어섰습니다.

 

 

사법시험에서도 여풍이 거센 만큼, 이번 사법시험 최고득점자는 역시 여성이었습니다. 바로, 23살의 장민하씨가 그 주인공인데요.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 정도의 연령 분포가 많은 사법시험에서 인생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수석의 자리에 오른 장민하씨에게 [사법시험 수석의 비법]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이름처럼만 살아가라는 아버지 말씀

 

장민하(張民河). ‘백성민(民)’에 물하(河) 자라. 언뜻 보아선 그 뜻이 잘 와 닿지 않습니다. 저작자는 바로 그녀의 아버지. 이야기를 들어보니, ‘사람이 사는 데 꼭 필요한 물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합니다. 민하씨는 아버지의 뜻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법을 공부했다고 하네요.

 

Q. 수석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어린나이에 응시를 하셨는데?

A.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는데, 갑작스레 사법시험제도 폐지와 로스쿨제도 도입이 확정되는 바람에 시험을 서두르게 되었어요. 2학년 끝나고 겨울방학 때 연습 삼아 가벼운 마음으로 1차 시험에 응시했고, 당연히 떨어졌죠. 그리고, 그 다음 해에 합격했어요. 매년 2월에 열리는 1차 시험에 붙으면 그해 6월과 다음 해 6월에 2차 시험을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데요, 저는 이번에 그 두 번째 시험에서 좋은 성적으로 합격했던 것이랍니다.”

 

사법시험관리위원회에서는 로스쿨 졸업생이 배출되는 2012년부터 대량의 법조인 배출될 것을 예상하여 사법시험 합격자수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기로 심의한 바 있습니다. 법조인의 꿈을 가지고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사법시험 함격자수를 줄여나간다는 얘길 들으니, 민하씨의 마음도 다급해지긴 마찬가지였는데요. 아마도 이러한 환경이 장민아씨를 더욱 부지런히 공부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1500페이지 법학서적을 다 외운 거야?

 

Q. 공부 노하우를 공개한다면?

A. “저는 주로 학교 중앙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신림동 고시촌에 있는 학원에 다니기도 했어요. 대학입시공부도 그렇고 사시공부도 그렇고, 교과서를 많이 읽고, 무작정 학원에 다니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너무 뻔 한 이야기지만, 그게 정답인걸요.”

 

▲ 장민하씨의 2차 사법시험 모의고사 답안지. 본인 제공

 

사법고시를 준비하기 위해 공부해야 하는 양은 수능 공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고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학교 수업이나 학원 강의를 통해 도움을 받는 것이 효율적이지만, 결국에는 공부하는 당사자 스스로가 이해하고 정리하고 외우는 과정이 필요하답니다.

 

요즘에는 사시공부도 학원에서 프로그램이 잘 마련되어 있지만 저는 그걸 수동적으로 따라가기보다는 본인이 필요한 부분만을 능동적으로 선택해서 이용하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민하씨 역시 그런 방법으로 공부했고,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확보했던 것이, 지금 돌이켜 봤을 때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1500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법 과목 책들은 한 번 훑어보기도 한참 걸리죠. 사시공부를 하지 않는 친구들이 항상 물어봐요. ‘넌 이걸 다 외운 거야?’라고. 당연히 아니죠! 저도 특별히 아이큐가 높거나 천재가 아니고 평범한 아이에요. 그런데도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교과서를 여러 번 읽으면서 기본개념부터 익히고, 외우기보다는 이해하려고 했기 때문이에요. 기본을 알고 잘 이해하고 있다면 시험에서 아무리 어려운 문제가 나오더라도 스스로 생각해내고 아는 것들을 응용해서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어요.”

 

▲전공 서적으로 가득 메운 장민하씨의 책장. 장민하씨는 학원에서 모든 시간을 다 보내는 것 보다

스스로 이해하기 위한 시간을 꼭 만들기를 권장하고 있다. 본인 제공.

 

 

 

 

슬럼프! 이겨내기는 힘들지만, 피하는 방법은 쉬워

 

장민하씨는 슬럼프가 없었습니다. 공부도 잘하는데 슬럼프도 없는 털털한 성격이냐고요? 꼭 그런 것 만도 아닙니다.^^;; 민하씨는 시험 준비를 하면서도 적어도 일요일 하루쯤은 늦잠도 자고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녀오는 등 틈틈이 휴식시간을 가져왔습니다. 식음을 전폐하고 공부에만 ‘몰두’하는 것은 자기 스스로를 지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Q. 슬럼프를 이겨내는 방법?

A. “공부라는 게 잠시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어쩌면 평생 동안 해야 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스스로를 너무 몰아치기만 하면 당연히 질려버리고 말거에요. 고시생들은 시간 아끼느라 화장실에서도 책을 보고, 밥을 먹으면서도 책을 본다는 유언비어가 있는데 사실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다고 치더라도 그런 건 전혀 능률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적당한 휴식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어야 공부 할 때에는 더 집중할 수 있게 되니까 저는 오히려 그런 것이 시간 낭비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세일러 문! 사법시험 수석 합격자를 만들어내다

 

장민하씨의 꿈은 초등학생일 때부터 한결같이 ‘판사’였습니다. 어릴 적에 TV만화 ‘세일러 문’을 무척 좋아하던 민하씨는 만화 속 ‘요술봉’ 대신 현실의 ‘판사봉’을 얻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Q. 법조인의 꿈을 키우게 된 계기?

“어릴 때 만화 세일러 문을 정말 좋아했어요. 요술봉을 휘두르며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고 외치면서 악당을 물리치는 모습이 너무나도 멋져 보였고, 저도 세일러 문 같은 정의의 사도가 되리라 마음먹었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마법을 부릴 능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 갈 때 즈음, 요술봉은 아니지만 대신에 판사봉을 들고 정의를 구현하는 ‘판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고, 아쉬운 대로(?) 장래희망 란에 판사를 적어 넣게 되었던 거예요.”

 

▲달의요정 세일러문 Ⓒ아사히TV

 

판사가 된다면 판결로써 우리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그것이 바로 장민하씨의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정치가나 사회운동가가 될 수도 있지만, 법원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삐뚤어져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고, 그 어느 곳보다 독립성이 강하게 보장되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소신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비교적 일찍 사시공부를 시작하는 바람에 고등학교 졸업 후로는 봉사활동을 못했어요. 아프리카 아동 후원 맺기나 작은 모금활동에는 꾸준히 참여해왔지만,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재능기부를 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번 마지막 학기를 잘 마무리해서 대학 생활을 잘 마무리해야겠죠? 내년에 연수원 들어가서도 수석합격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해야겠습니다. 앞으로도 판사의 꿈을 가지게 된 그 이유를 잊지 않고서,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알고, 흔들림 없이 소신을 지키는 강인함을 가진 멋진 법조인이 되겠습니다.” 

 

▲장민하씨의 사법시험 응시표와 법전. 본인 제공.

 

어릴 적 ‘세일러 문’을 보며 ‘정의’에 대해 고민했던 소녀가 몇 년 후 정말 정의를 실현하는 법조인이 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소신 있게 자신의 꿈을 키워오고, 사법시험까지 수석으로 합격한 장민하씨의 모습을 보니 ‘세일러 문’처럼 든든하게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법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앞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봉사하는 멋진 법조인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 여성의 비밀은 무죄!

장민하씨가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관계로 얼굴은 살짝 감춰 둡니다.^^

 

 

글 = 송명희

사진제공 = 장민하

세일러문 캡쳐 = 아사히TV

일러스트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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