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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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형 얼굴은 어떻게 생긴 건가요?

법무부 블로그 2010. 11. 4. 17:00

 

 

부부동반으로 모이는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한 친구가 하마터면 사기당할 뻔했던 이야기를 꺼내놓았습니다. 나도 그 사람을 두어 번 본 적이 있어서 친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마디 거들었죠.

 

 

 

“그 사람 얼굴은 거짓말을 잘하는 관상이야. 웃을 때 표정 봤어? 가식이 많고, 나중에 뒤통수 칠 사람이 분명해. 그런 사람과 거래를 하면 결국에는 사기를 당하게 될 거야. 내가 그런 사람 한 두 번 보나? 척 보면 알고, 말 몇 마디 하면 그 사람 전생까지 맞출 정도라고.”

 

 

그러자 친구의 아내가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며 궁금한 게 많은 듯 나에게 물었습니다.

 

“교도관이시면 범죄자들을 많이 상대하셔서 어떤 사람이 죄를 짓는지 척 보면 아시겠네요?”

 

“대충 짐작하는 정도는 될 겁니다.”

 

“그럼 어떻게 생긴 사람들이 죄를 짓나요? 범죄형이라는 게 따로 있는 게 맞죠?”

 

“에, 그러니까···.”

 

친구 아내의 계속되는 질문에 나도 모르게 말문이 막혀 버렸습니다. ‘범죄형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리려고 하는데 딱히 뭐라고 할 말이 없었던 것이지요.

 

 

 

지금까지 교도관으로 살아오면서 많은 수용자들을 보아왔으나 내 머릿속에서 ‘범죄형’의 공식이 성립되기에는 범죄자의 면면이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사실 수용자들의 얼굴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 사람은 범죄가 직업인 게 맞아.’, ‘저 사람은 선하게 생겼어도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것을 보면, 속마음은 잔인할 거야.’, ‘저 사람의 범죄는 실수였을 거야.’···.

 

사실 겉으로 그렇게 보인다고 해서 속까지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첫 느낌을 토대로 분석하여 판단하고, 스스로에게 각인 시킨 뒤 상대방을 평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말 몇 마디 건네보거나 생활태도를 관찰하지도 않고 일을 시켜보지도 않고 선입견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척 보면 안다’고 자부했던 직관력은 편견의 찌꺼기일 확률이 높지요. 사람에 대한 판단은 오이 썰 듯 쉽게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직관의 오류 때문에 좋은 사람을 잃을 수도 있고,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힐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지했습니다.

 

이 글은 [월간교정 Vol 408]호에 실린

광주교도소 류성수 교위의 글 ‘직관의 오류’를 요약·정리 한 것입니다.

 

모든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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