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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도 커피 자판기가 있을까?

법무부 블로그 2010. 11. 4. 13:00

교도소 수형자들, 시내버스 단체 탑승 후 어디가나요?

 

교도소에도 커피 자판기가 있을까요. 물론 일반 교도소에는 없습니다만, 이곳에 가면 커피 자판기가 분명히 있습니다. 바로 천안개방교도소인데요. 천안개방교도소에는 현금지급기, 교통카드 인식기가 부착된 시내버스, 교통신호등, 음료수 자판기, MP3, 휴대전화 등 일반 교도소에는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특히 얼마 전까지 거리를 누비던 시내버스는 지금 당장이라도 운행이 가능한 것이지요.  

  

수용자들은 버스에 올라 교통카드를 찍습니다. 삑! 소리가 들리고, 좌석에 잠시 앉았다가 일어나 뒷문으로 내리기 전 다시 버스카드를 찍습니다. 삑. 잊어버리고 내릴 때 버스카드를 찍지 않았다고 머리를 긁적이기도 합니다. 처음 버스카드라는 게 생겼을 때 생소해하던 우리네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에 문득 웃음이 나기도 하지요.

 

교도소 수용자들이 버스를 타고 어디를 가려고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아닙니다. 비록 버스에는 올랐지만 목적지는 없습니다. 이곳은 교도소 앞 훈련장이며, 모든 것은 연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문을 연 사회적응훈련원이 개원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곳은 각 교정 기관에서 형기 2년 이상의 모범 중·장기 수형자 중 훈련 참여 희망자들이 모여 10개월 동안 사회복귀 훈련을 하는 곳인데요. 10개월간의 과정을 성실히 이수하면 전원 가석방으로 출소하게 됩니다.

 

개원 1년! 사회적응훈련원의 수용자들은 어떤 '적응훈련‘을 하며 어떤 사회교육을 받아 왔으며, 그 성과는 어떤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통장개설, 자판기 이용, 교통카드 사용법 배우기

 

사회적응훈련원에서는 오랜 세월 사회와 격리되어 변화된 사회가 낯설기만 한 중·장기 수형자들이 사회체험학습을 통해 무난히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마치 유치원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하듯 어른들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아주 사소한 것들, 하지만 익숙하지 않으면 생활이 불편한 것들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지요.

 

▲자판기 이용모습

 

이들은 입소 1개월 내에의 기간 동안 시설 적응과 통장개설 및 신용 카드와 교통카드 발급, 공중전화와 음료수 자동판매기 이용 등을 연습하면서 사회복귀와 체험훈련을 위한 준비를 합니다.

 

사회의 변화와 무관하게 고립된 생활을 한 수용자들이 체감하는 사회의 변화는 실로 엄청날 것입니다. 그들이 교정시설에 입소할 때에는 없던 것들이 생겨났고, 각종 시스템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오랜 세월을 높은 담장 안에서 규정에 따라 생활해야 했던 그 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사회의 시스템에 적응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일 수밖에 없겠지요?^^

 

 

 

 

수형자, 직업 있으면 재범 저지르지 않아

 

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 프로그램이 있다면,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출소자가 재범을 일으키는 대에는 안정적인 직업과 숙식을 해결할 길이 없다는 게 주된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요. 사회 자립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은 정정당당하게 돈을 벌어 스스로의 삶을 일굴 수 있도록 돕고 있어 수형자들의 사회 정착과 재범방지에도 큰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총 3단계로 나누어지는데요. 1단계에서 각종 적성검사와 진로계획을 수립하고, 2단계에서는 희망과 적성에 따라 외부 기업체 통근 작업이나 취업 또는 창업이 가능한 직업훈련을 실시합니다. 3단계에서는 사회복귀를 1개월 앞두고 채용면접, 사회생활 체험을 위한 귀휴(휴가)등을 시행하여 최종 사회복귀 준비를 마무리하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본인도 몰랐던 자신의 적성을 알게 하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서 바른 사회인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지요.

 

단계

교육과정 주요 내용

기간

공통교육

교육내용

제1단계

1개월

*대인관계교육

 

*인성교육

 

*가족관계

 

*문화프로그램

-처우문제 해결

-시설적응 교육

-교통카드 발급, 통장개설

-공중전화, 자동판매기 이용

제2단계

4개월

-외부 통근 작업(근로시작)

-문화, 종교행사 참석

-교통편 예약, 가족선물 구입 체험

-대중교통 이용

제3단계

1개월

-별도 생활관 수용

-출소 후 생활설계

(창업지원 상담 등)

-가족만남의 집을 이용하여 가정생활 체험 교육

-MP3, 휴대폰 사용법 익히기

 

그 일환으로 2009년 11월과 2010년 5월 두 차례에 걸쳐 출소예정자 취업 박람회와 창업아이템 경진대회를 개최하여 출소자들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안정적인 사회정착을 돕도록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여 좋은 결실을 얻기도 했답니다.

 

많은 출소자들이 이 프로그램으로 성공적인 사회정착을 이루어 냈는데요. 특히,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수용생활을 하다가 천안개방교도소 사회적응훈련원에 입소한 강▢▢씨는 창업지원 교육과정에서 강사로 초빙되었던 창업지원협의회 서낙원 사장을 만나 그가 운영하고 있는 창일산업에 취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그곳에서 월 150여만 원의 보수와 아파트를 제공 받아 생활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직업이 있고, 자신을 인정해주는 상사가 있고, 몸을 따뜻하게 할 집이 있으니, 강▢▢씨가 다시 범죄를 저지를 확률은 아주 적어지겠지요? 부디 강▢▢씨가 그를 믿어준 사장님과 그를 이끌어 준 사회적응훈련원 선생님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새 인생을 열심히 일구어 주길 바랍니다.

 

 

 

 

교도소 생활이 주홍글씨가 아닌 삶의 발판이 되길

 

 

사회적응훈련원의 프로그램을 통해 수용자들은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키우며 준비된 사회인으로 거듭날 수 있고, 낮선 사회에 대한 두려움과 갑작스러운 생활 환경 변화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여 성공적인 사회복귀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천안개방교도소 사회적응훈련원에는 ‘창업보육센터’를 설치·운영할 예정인데요. 출소 예정자들이 더욱 적합한 기술창업교육과 창업 컨설팅으로 가석방 후의 삶을 희망과 자신감으로 채워 나가길 기대합니다.

 

참고 = 월간교정 Vol.401

천안개방교도소 관련 사진 = 월간교정 Vol. 401

그림, 작업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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