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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위조 연예인, 왜 처벌받지 않았을까?

법무부 블로그 2010. 11. 1. 17:00

  

상식이 진리인 세상 카페 폐쇄 공고문Ⓒ 카페 '상진세' 화면캡쳐, 티브이데일리

 

얼마 전, 가수 타블로의 학력위조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왔던 카페 ‘상식이 진리인 세상(상진세)’이 카페를 자진 패쇄 했습니다. 카페 지기는 폐쇄 공고문을 통해 “좋든 싫든 공권력이 검증을 하고 발표를 한 이상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는데요. 타블로의 학력이 ‘위조다’, ‘아니다’를 두고 술렁였던 수많은 공방이 이제는 좀 마무리가 되는 듯합니다.

 

타블로 학력위조 의혹 제기 '상진세' 자진 폐쇄… 가족들에 사과도 |티브이데일리 연예 2010. 10. 22.

http://www.tvdaily.co.kr/read.php3?aid=128771010896524002

  

연예인과 공인들의 학력위조 사건은 어제 오늘이 일이 아닙니다. 다행히도 가수 타블로는 학력위조 의혹이 사실이 아니며, 그의 학력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는데요. 하지만 그동안 있었던 대부분의 공인들은 자신의 허위 학력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국민들 앞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는 기자회견을 할 수 밖에 없었지요.

 

 

 

 

 

연예인들은 왜 학력을 위조할까?

 

지난 2007년 7월 11일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위조 사건을 시작으로 많은 방송·연예인들의 허위학력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대중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 후로 학력을 위조한 방송·연예인들이 스스로 자기의 허위 학력에 대해 자진 고백을 하는 사회 분위기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방송·연예인이 누구를 가르치는 직업도 아니고, 학력이 높아야만 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들은 자신의 학력을 높여서 이야기했던 것일까요? 아마도 ‘좀 배운 사람’과 ‘못 배운 사람’을 나누어 생각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이 크게 한 몫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대중의 시선을 먹고 사는 방송·연예인이기에 어느 대학을 졸업했다는 학력이 그들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일례로 당당한 골드미스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한 여성 방송인도 ‘○○여대’를 졸업했다는 허위 학력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당찬 골드미스에게는 ‘고졸’이라는 학력보다는 ‘○○여대 졸’이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학력위조 한 연예인, 왜 처벌 받지 않았을까?

 

학력위조는 엄연한 범죄로, 형법에서는 공문서를 위조나 변조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225조(공문서등의 위조·변조) 행사할 목적으로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문서 또는 도화를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그렇다면 학력 위조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많은 방송·연예인들은 처벌을 받았을까요? 아닙니다. 이들은 대부분 연예계에서 잠시 물러나기만 할 뿐, 처벌 대상이 된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학력을 위조하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는데도 왜 그들이 처벌받지 않는지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자신의 학력을 거짓으로 속인 행위 자체는 법적 처벌 대상이 되지 않으며, 만약 학력을 속여 특정한 재산상 이득을 취했을 경우에만 법적으로 처벌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연예인이 거짓으로 속인 행위 자체는 처벌 대상이 아니며, ‘문서 위조’라고 볼 수 없고, 더욱이 이 학력을 이용해 직접적인 이득을 취한 것이 없다면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연예인 출신으로 대학 강사나 교수를 하고 있는 사람의 허위 학력이 들통 났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요? 그가 교원으로 임용되는 과정에서 위조된 학력이 발판이 됐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는 충분한 조사를 거쳐야만 합니다. 일례로 모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던 배우 J씨가 허위 학력이 드러나면서 유일하게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었지요. 교수가 되는 과정에 허위 학력이 크게 작용했다면, 그로 인해 직접적인 이익을 취한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학력’이 아닌 ‘노력’과 ‘열정’이 인정받는 사회가 되길

우리나라는 국내․국외 명문대 졸업자라면 무조건 옹호하는 분위기이며, 학계 뿐 아니라 심지어 연예계에서도 학력은 큰 영향을 끼치는데요. 학력 위조한 방송·연예인들이 잘못을 하기는 했지만, 앞으로는 학력을 속이는 사람들이 없도록 우리 국민들의 사회적인 인식이 먼저 바뀌면 좋겠습니다.

 

21세기는 창의적 시대라고들 흔히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른바 ‘학력주의’, ‘학벌주의’가 아직도 가득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앞으로 출신대학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Y여대 다니는 개그우먼을 보며 “예쁘지도 않은데 공부라도 잘해야지.” 라고 말하거나, S대를 졸업한 미모의 여배우를 보며 “얼굴도 예쁘고 머리도 좋은데 연기가 부족해.”라며 핀잔을 주는 대신, 개그우먼으로서 또는 배우로서 그들의 투철한 노력만을 보고 판단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남을 속이는 것 보다 자신을 속이는 일이 더 무섭고 어렵습니다. 앞으로는 방송·연예인들의 학력위조에 ‘사회 분위기 때문에 그랬다’는 핑계를 댈 수 없도록 우리 스스로가 인식을 바꾸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글 = 이예라 기자

상식이 진리인 세상 카페 폐쇄 공고문 = 상진세 카페 화면 캡쳐, 티브이데일리

모든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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