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에서 열린 특별한 가을 운동회

 

 

▲ 가을을 맞은 경희궁 모습

 

 

이곳은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있는 ‘경희궁’입니다.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 덕수궁처럼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궁은 아니지만, 경희궁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별궁으로 규모는 작지만, 웅장함이 느껴지는 궁입니다. 지난 10월 9일. 제가 이곳을 찾은 것은 ‘운동회’를 보기 위함이었습니다. 궁궐에서 펼쳐지는 운동회라......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지 않나요?

 

 

 

 

 

 

 

 

궁궐에서 열린 특별한 운동회

 

예전엔 학교에서 하는 가을 운동회가 거의 동네잔치처럼 크게 하는 행사였다고 하는데, 요즘은 운동회를 안 하는 학교도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하는 운동회도 아니고, 조선시대 궁궐에서 운동회를 한다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 둥글게 둥글게 무지개 운동회 ^^

 

 

이 날 있었던 운동회는 ‘무지개청소년센터’에서 개최한 운동회인데, 이주배경 청소년들을 위해 개최했다고 합니다. 이주배경 청소년이란 다문화가정 자녀, 외국인노동자 자녀, 난민 가정 자녀, 그리고 탈북 청소년을 말하는 것입니다. 보통 다문화가정 자녀를 지원하는 센터가 많은데 무지개청소년센터는 새터민 가정의 자녀 등 탈북 청소년까지 아우르고 있었습니다.

 

 

 

 

 

 

 

이주 가족 및 시민까지 하나 된 운동회

 

 

▲ 나는 청팀일까? 홍팀일까?

 

 

오전 10시 30분. 센터 부사장님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운동회가 개막됐습니다. 운동회는 청팀과 홍팀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는데 OX 퀴즈, 줄다리기, 이어달리기 등 땀 흘리는 게임이 많았습니다. 그럴수록 단합된 힘이 필요했지요. 이 날의 운동회를 응원하기 위해 찾아온 명지전문대학 응원단 ‘유토피아’의 공연도 멋있었고, 이주 배경 청소년들의 멘터 역할을 하시는 센터 선생님들의 공연도 재밌었습니다.

 

 

▲ 명지전문대학 응원단 ‘유토피아’의 멋진 모습

 

 

 

운동회 마지막은 몇몇씩 짝을 지어 기차를 만드는 것이었는데, 둥글게 둥글게 원을 이루어 가는 것이 이번 운동회의 명칭인 ‘둥글게 둥글게 무지개 운동회’처럼 화합되는 느낌을 주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요즘은 다문화 가정을 위한 행사나 관심이 많아졌는데, 다문화뿐만 아니라 탈북 청소년, 난민 가정 자녀 등 우리 사회에 소외된 계층들 모두를 위한 행사는 매우 드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많은 소외계층이 있었나, 새삼스럽게 깨달았습니다.

 

 

 

▲ 무지개 가을 운동회에 참가한 학생들

 

 

 

 

 

 

 

 

이번 운동회를 개최한 ‘무지개청소년센터’는 어떤 곳?

 

무지개청소년센터는 이주 배경 청소년들(탈북 청소년, 다문화가정 자녀, 외국인노동자 가정 자녀, 난민 가정 자녀 등)이 우리 사회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힘쓰는 곳입니다. 우리 사회가 한 가지 빛깔이 아닌 무지갯빛으로 조화로운 사회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지요. 이곳에서는 이주 배경 청소년들이 건강히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청소년들이 다양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또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요.

 

 

▲ 무지개청소년센터가 그동안 진행해 온 다양한 프로그램들

 

 

또 이주 배경 청소년들은 일주일에 한번 각자 정해진 요일에 한국어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어를 지도해주는 사람은 바로 한국인 ‘멘토 선생님’들인데요. 멘티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너무 좋으셔서 수업도 재밌다고 합니다. 이번 운동회에도 멘티 학생과 멘토 선생님이 함께 참여했는데요, 참가자들 대부분이 만족스러워했습니다.

 

 

▲ 인터뷰에 응해준 김보미, 임수민 학생

 

 

 

특히 인천에서 온 고등학교 2학년 김보미, 임수민 양은 인터넷을 통해 자발적으로 신청한 학생들인데요. 운동회가 끝난 후 소감을 물어봤습니다.

 

 

Q. 어떻게 이번 운동회에 참가 신청을 하게 됐나요?

 

무지개 운동회가 있다는 것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됐어요. 요즘 다문화가정이 많아졌다고 하지만 주변에 만나는 친구들은 또래의 한국 친구들뿐이잖아요. 다문화 가정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 신청하게 됐어요.

 

 

Q. 운동회를 마친 소감은 어떤가요?

 

이번 운동회를 통해 정말 많은 다문화 가정 친구들을 사귀었고,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어 좋았어요.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으면 또 참여하고 싶어요.

 

 

 

이것이야 말로 다문화 사람들과 일반 시민들 사이에 소통이 아닐까요? 앞으로 다양한 문화와 가정에 관심 갖는 한국인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