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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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운전면허 도전기, 미국에서는 불가능?

법무부 블로그 2010. 9. 30. 20:00

차사순 할머니의 미국 운전면허 취득기!!

 

 

▲ 차사순 할머니가 등장하는 광고의 한 장면 Ⓒ이노션

 

지칠 줄 모르는 노력으로 운전면허 시험에 960번 응시한 끝에 결국 운전면허를 따내신 차사순 할머니는 얼마 전에 한 자동차 회사의 TV 광고에 출연하여 더욱 유명세를 치르고 계십니다. 사람들의 ‘댓글’로 차도 선물 받으셨고, 심지어 ‘올해의 광고상’까지 받으시는 등 이제는 행복한 유명인사가 되셨네요. 한국에서는 훈훈한 사례로 소개되고 있는 차할머니의 운전면허 도전기와 자동차 선물! 과연, 미국에서는 가능한 일이었을까요? 만약 할머니가 미국에서 운전면허 시험에 도전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미국, 고령운전자의 면허갱신이 까다로워진다?

 

대지 면적이 큰 미국은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미국에서 살기 위해서는 운전면허는 ‘선택’이 아닌 필수랍니다.

 

 

 

그런데 이처럼 면허가 꼭 필요한 미국에서 최근 고령운전자들의 운전면허 갱신 절차가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는데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져 교통사고를 유발할 위험성이 높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고령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율도 매년 높아지고 있다고 하니 면허갱신이 점점 번거로워지는 것은 고령운전자들에게는 그리 반갑지 않은 소식이겠지요? 고령 운전자라고 해서 ‘차별’을 하는 게 아닌, 나이에 따른 운동신경을 점검해 보는 취지에서 그리고 타인의 안전 뿐 아니라 운전자 자신을 위해서도 고령운전자의 ‘제한적인 갱신’은 꼭 필요해 보이기도 합니다.

 

 

 

 

 

 

눈 침침, 안전 침침~

 

미국 운전면허 시험장을 한번 볼까요? 우리나라의 운전면허시험장에 해당하는 ‘DMV(Department of Motor Vehicles)’에 도착하니 신분 확인 후 듣던 대로 가장 먼저 시력검사를 합니다. 시력측정 기계에 눈을 가져다 대고 시험관이 읽으라고 하는 숫자를 읽는다던지 또 불이 왼쪽에서 들어오는지 오른쪽에서 들어오는지를 말하는 등 기본적인 시력검사입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까다롭게 측정을 한다고는 하지만, 잘 보이는 안경을 새로 맞추어 끼고 간 고령 운전자들은 별 무리 없이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력검사에서 탈락하면 ‘운전을 해도 무리가 없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받아 정밀 시력검사 또는 실기시험을 다시 봐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고속도로로는 운행하지 못하게 하거나 제한된 지역에서만 운전을 허용하는 등 조건부 면허증이 발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리조나와 같은 일부 주에서는 65세 이후에 운전면허 갱신을 하려면 ‘운전을 해도 좋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첨부해야 한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만약, 면허증 갱신을 하지 못하면 ‘아리조나 카우보이’가 되어 말을 타야 하는 걸가요? -_-a

 

 

 

 

 

 

미국의 고령운전자에 대한 대우는‘주’마다 다르다?

 

고령 운전자에 대한 시력검사 강화 등 각종 제재가 많아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다른 각도로 법을 시행하고 있는 주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미네소타 주에서는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운전면허 갱신에 필요한 검사를 재시행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령 운전자에게 특혜를 주는 곳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테네시 주에서는 60세 이상의 운전자들에게는 운전면허 갱신비용을 감면해 주며 65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들에게 발행된 면허증은 사망 시까지 연장할 필요가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 주는 서로 다른 주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중이라니 어느 한 주에서 시행한 법이 안전에 크게 도움이 된다면 현재의 법규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을 듯합니다.

 

 

 

 

 

 

일본, 고령운전자에 자진면허반납제도 시행?

 

대한민국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6월 발간한 ‘고령사회를 대비한 고령운전자의 교통안전대책’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고령인구 증가로 인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전체 운전면허 보유자는 약 25% 증가했으나 65세 이상의 고령운전면허 보유자는 두 배 이상인 137.4% 증가하는 등 고령운전자의 수와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욱이 전체 연령의 교통사고 발생건수나 사망자수는 점차 감소하는 반면 고령운전자 사망건수가 전체 사고에 대비 약2배 수준으로 나타나 고령운전자 교통사고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고 하네요.

 

보고서는 미국, 일본 그리고 뉴질랜드의 고령운전자 교통안전대책에 대해서 소개를 했는데 뉴질랜드는 미국과 비슷한 듯합니다. 그런데 일본의 제도가 흥미롭더군요. ‘자진면허반납제도’를 운영해 고령자들이 스스로 본인의 운전지속여부를 판단하도록 한다고 합니다. 또 운전면허를 포기한 후를 위한 다양한 대안도 내놓았습니다.

 

 

실제로 도쿄시에서는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는 65세 이상의 고령자에게는 전동 자전거 구입 시 할인, 온천 이용료 및 미술관 입장료 면제 등의 각종 혜택 뿐 아니라 택시요금을 할인해 주는 혜택을 주어 면허 반납률을 크게 높였다고 합니다. 고령운전자 본인이 ‘이제 운전을 그만 해야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해도 당장 대체할 수 있는 이동수단이 없다면 할 수 없이 운전대를 잡을 수밖에 없을 텐데요. 그런 의미에서 미약하나마 대안을 제시한 일본의 정책이 눈길을 끄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어느 나라의 어떤 제도가 고령운전자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면서도 그들로 인한 사고를 줄이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도 고령운전자에 대한 정책을 마련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령 운전자도, 젊은 운전자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그런 법은 찾기 어려운 걸까요?

 

차사순 할머니의 운전면허 취득과 사람들의 자동차 선물에 저 또한 마음이 한구석이 따뜻해 졌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행복한 할머니의 모습을 언제나 기억할 수 있도록 꼭 안전운전 하며 ‘살살’ 다니세요!^^

 

글 = 정현주 기자

모든 일러스트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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