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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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밭길 함부로 밟지 마라. 따라오는 이에게 이정표가 될테니”

법무부 블로그 2010. 10. 1. 17:00

서울소년원 사진반 아이들이 이번에는 서해 최북단의 섬 ‘백령도’로 출사를 갔어요. 백령도는 본래 행정상 황해도에 속해있었을 정도로 북한에 가까운 섬인데요. 사람들은 백령도에 가면 기암 절벽의 사진을 많이 찍습니다. 아마 백령도 사진 중에 다음과 같은 구도의 사진을 가장 많이 보셨을 걸요?

 

 

 

(백령도에 가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찍는 절벽. 이것 역시 소년원 학생의 작품입니다.)

 

 

 

하지만 저희 소년원 아이들이 누굽니까! 독창성 하나는 끝내주는 아이들이잖아요? ^^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다양한 사진을 찍어왔는데, 함께 감상해보실까요?

 

 

 

 

 

 

작품명 : 흔적을 남기다

 

넓고 조용한 백사장을 차로 지나갑니다.

백사장에는 두 줄로 바퀴자국이 남습니다.

흔적 없이 지나가고 싶은데,

그건 제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러니 반듯한 흔적을 남기도록 애쓰는 수밖에요.

 

한국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인 ‘백범 김구’ 선생님은 이런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눈밭길 함부로 밟지 마라. 그대 발자국이 따라오는 이에겐 이정표가 되리라.’ 이 학생이 백범 선생님의 말씀을 알고 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사진을 찍으며 스스로를 반듯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니 무척 기쁜 일이네요. 누구든지 지나간 흔적까지 생각하며 일을 한다면 어떤 일을 하든 훌륭히 잘 해낼 수 있을 거예요. 문득 이 친구의 미래가 궁금해지네요.

 

 

 

 

 

 

작품명 : “그러니까 거긴 네 자리가 아니란 말이야.”

 

한눈에 봐도 좁아 보이는 곳을 덩치 큰 바위 하나가 비집고 내려갑니다.

양쪽에 절벽은 그 바위를 잡아주고 있습니다.

“내려가지 마, 거긴 네가 갈 곳이 아니야”

하지만 바위는 푸른 물결이 탐나서, 자꾸만 내려 가려합니다.

만약 양쪽에 서 있는 절벽들이 바위의 손을 놓아버린다면,

저 바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떨어지는 바위를 잡아주는 양쪽 절벽은 우리의 부모님, 선생님 혹은 우리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또 다른 누군가겠지요. 세상을 살다보면 유혹을 받기도 하고 위험에 처하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나를 잡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우리는 원래 가야 할 길로 쉽게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내 생각이 옳고, 내 판단이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아집일 수도 있고 그릇된 판단일 수도 있겠지요. 곁에 있는 누군가가 나를 붙잡는다면, 그 사람이 정말 날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그 사람의 말에도 귀 기울여 보는 것이 어떨까요?

 

 

 

 

 

 

작품명 : 지는 태양

 

태양을 이렇게 정면으로 바라본 것이 언제쯤이었을까요?

지는 태양도 이렇게 환한 빛을 냈던가요?

태양의 지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떠나는 마지막 모습이 아름답길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같습니다. 소년원을 나가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소년원을 떠날 때 아이들의 표정은 그 누구보도 순수하고 맑아 보입니다. 그 순간은 모두가 ‘두 번 다시 이곳에 들어오지 않으리라’ 반성하고 다짐하며 떠나지요. 하지만 그 중 일부는 또 다시 죄를 짓고 소년원에 돌아오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참 마음이 아프지요.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낙제자로 살아가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소년원에 있는 아이들도 태양처럼 아름다운 삶을 꿈꿉니다. 하지만 가족과 사회가 그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지 않는다면 반성과 다짐은 쉽게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우리 사회가 보다 더 따뜻하게 소년원 아이들을 감싸줘야 하지 않을까요?

 

 

 

 

 

작품명 : 휘어진 다리

 

다리는 분명 직선일 텐데 밑에서 올려다보니 마치 엿가락처럼 휘어있다.

세상에는 이렇게 왜곡된 시선이 많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나쁜 아이’라고 말하고, ‘가망 없는 아이’ 취급을 한다.

내가 착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나를 무조건 나쁜 아이 취급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가끔은 사람들의 왜곡된 시선이 나를 힘들게 한다.

 

미국의 유명한 소설가 나다니엘 호손(Nathaniel Hawthorne)이 ‘주홍글씨’를 출간한 것은 1850년의 일입니다. 소설 속 주인공인 헤스터 프린은 간통을 했다는 이유로 가슴에 A라는 주홍글씨를 달고 살아가게 되는데요. 헤스터는 사람들의 멸시와 외면을 받으며 삯바느질로 어렵게 살아갑니다. 그로부터 16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범죄자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주홍글씨가 발표되기 그 훨씬 이전부터 지금까지 그 시선은 변화가 없습니다. 결국 한 번의 실수로 범죄자 낙인이 찍힌 아이들은 평생 그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걸까요?

 

 

 

 

 

 

작품명 : 솔직함과 거짓말 사이

 

마치 거짓말이라고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처럼,

속이 다 보이게 깨끗한 물이다.

나는 거짓말을 자주 해서 부모님께 많이 혼났다.

부모님은 내게 거짓말은 나쁜 거라고 하셨다.

하지만 속이 다 보이게 솔직하면 친구들이나 형들은 나를 이용하려고 했다.

속이 다 보이는 솔직함과 나를 보호할 수 있는 거짓말 중 더 좋은 건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스스로가 얻은 것 같습니다. 속이 깨끗한 저 물을 보며 마음이 동하고 사진까지 찍었으니 말이죠. ‘솔직하면 남들이 나를 이용한다.’ 는 생각은 이제 버려도 될 것 같습니다. 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거짓말 말고도 많으니까요. 사람들은 자신을 믿고 당당한 사람, 자신감 넘치는 사람, 용감한 사람, 비겁하지 않고 진실한 사람 등에게 함부로 하지 않습니다. 저 물처럼 맑고, 동굴처럼 깊은 사람이 된다면 자기 자신을 충분히 지킬 수 있을 거예요.

 

나날이 발전해가는 소년원 아이들의 작품. 이번엔 아이들의 속 고민 얘기를 많이 들은 것 같네요. 다음엔 또 어떤 작품이 나올까요,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지금으로부터 한 달 후! 11월 1일에 올라올 작품도 기대해 주세요.

 

 

소년원 아이들의 다른 작품 보러 가기

 

창덕궁의 새로운 발견, “궁만 찍던 사진은 잊자!” http://blog.daum.net/mojjustice/8704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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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한 엄마는 늘 집을 비웠다” 원망스럽고 그리운 엄마 http://blog.daum.net/mojjustice/8704391

 

 

서울소년원 사진반 아이들의 작품은

매월 1일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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