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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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도우려하면 “아, 됐어요”하는 한국 사람들

법무부 블로그 2010. 8. 30. 17:00

 

 

 

곳은 하루 평균 3000여명의 외국인들이 드나드는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서울 양천구 신정동)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기 때문에 이곳 직원들은 화장실 다녀오는 것도 눈치가 보일 정도라고 하는데요. 다행히 지난 2007년부터 직원들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이 생겨 조금은 숨통(?)이 트인다고 합니다. 저 위에 사진 속에 노란 조끼를 입은 분들이 보이시나요? 저분들이 바로 직원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자원봉사자들입니다.^^

 

그런데 이 분들 생김새가 조금 특이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어 발음도 조금은 어색하더군요. 그 이유를 물어보자, 우리나라 사람과 결혼한 ‘결혼 이민자’분들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외국인이라는 건데, 이 분들이 어떻게 ‘한국 관공서’의 일을 도울 수 있을까요? 궁금증을 못 참고 봉사자 한 분께 인터뷰를 부탁해 봤습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민원 안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INTERVIEW ∥ 두란 멜로디아 엔

 

 

Q.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필리핀에서 온 ‘두란 멜로디아 엔’입니다. 한국에 온지 벌써 7년이 되었고요 ‘I WITH YOU’ 봉사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Q. I WITH YOU 봉사단이란 뭔가요?

I WITH YOU 봉사단이란 ‘immigration with you’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요.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상주하면서 한국어가 익숙치 않은 외국인들을 도와 민원안내, 통역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저는 이곳에서 민원안내를 해주고, 필요한 서류를 작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또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살아야 하는 결혼이민자들에게 필요한 조언도 해주고, 개인적인 애로사항도 상담해주고 있지요. 가끔은 김장도 같이 담그고, 한국 요리도 같이 배우고 유적지도 같이 방문하면서 최대한 한국을 빨리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어요.

 

Q.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고 특별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제가 이혼까지 갈 뻔한 한 가정을 구했답니다^^ 저랑 똑같이 필리핀에서 온 여자분이셨는데, 남편하고 말이 잘 안 통해서 거의 이혼 직전까지 간 상황이었죠. 마치 제 동생이나 언니가 겪는 일처럼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어요. 가운데서 열심히 통역하며 두 사람이 진심으로 화해하기를 바랬어요. 그렇게 조금씩 두 사람의 마음이 열리는 것 같더니, 요즘은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가끔 연락도 하고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그때 생각하면 봉사활동 하기를 아주 잘했다 싶고,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Q. 그럼 봉사활동하며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역시 무시당할 때가 가장 힘들죠. 한국 사람들한테 “무엇을 도와드릴까요?”하고 물어보면 가끔 “아, 됐어요.”하고 다른 곳에 가서 물어보는 한국 사람들이 있어요. 저희가 외국인만 도와주는 건 아니거든요. 한국 사람들도 저희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지 않나요? 저희를 무시하고 냉담하게 돌아설 때는 솔직히 상처도 많이 받아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옛날에 비하면 외국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들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에서 온 사람들을 유독 더 무시하는 것 같거든요. 거기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혼혈아’라고 놀리는 일들도 많은데, 초등학교에서부터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교육을 시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는 조금씩 더 나아지겠죠. 여러분들도 혹시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오실 일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저희 ‘I WITH YOU’ 봉사단을 찾아주세요. ^^

  

두란 멜로디아 엔씨는 ‘I WITH YOU’ 봉사단으로 활동하기 전부터 동네 노인정에서 목욕 봉사 등을 해왔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친구의 소개로 이곳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고 하더군요. 역시 마음씨 착한 사람은 어딜 가나 티가 나는 모양입니다^^

 

 

 

 

 

 

 

 

I WITH YOU 봉사단. 한국 사람도 있어요~

 

외국인들의 적응을 돕고 의사소통을 도와주고 있는 I WITH YOU 봉사단. 그런데 이 봉사단에는 한국 사람도 있었습니다. ‘어? 결혼이민자들로 구성된 봉사단이라고 하던데?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이번에는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INTERVIEW ∥ 서울출입국사무소 사회통합팀 이상배 계장님

 

 

Q. 결혼이민자 자원봉사단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는 매일 3000명 이상의 외국인이 드나드는 아주 복잡한 사무소입니다. 때문에 의상소통과 민원 업무 해결 등에 어려움이 많았지요. 그래서 원래 있던 ‘결혼이민자 네트워크’ 중에서 업무를 도와줄 봉사단을 뽑아 2007년에 ‘I WITH YOU’ 봉사단을 발족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11개국에서 35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봉사단에는 한국 사람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지원 자격은 없나요?

그렇습니다. 한국 사람이든, 외국인 결혼이민자든 상관없이 봉사활동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봉사단이 될 수 있습니다. 단, 관공서이니만큼 최소한 준공무원이 갖춰야 하는 단정한 용모와 친절한 자세는 요구됩니다. 이곳에서는 민원안내는 물론이고 후배 결혼이민자를 위한 멘토링 서비스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우수한 결혼이민자는 저희가 직접 봉사단 활동을 권유하기도 합니다.

 

Q. 한 달 내내 봉사활동을 하는 건가요?

그것은 개인 사정마다 다릅니다. 일주일에 한 번 하시는 분도 있고, 두 번이나 세 번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여력에 따라 개인적으로 요일을 정해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I WITH YOU 자원봉사단 중 가장 우수한 활동을 한 8명을 뽑아, 인턴으로 채용하기도 했습니다. 이 분들은 자원봉사단보다는 더 오랜 시간 근무를 하고 있지요.

 

Q. 자원봉사단이 활동하고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이 분들이 계셔서 창구정리도 되고, 업무 처리 속도도 훨씬 빨라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친절한 서비스가 가능해졌지요. 직원을 더 채용하지 않고도 인력지원 효과를 보고 있어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사실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는 외국인들이 모두 거쳐 가야 하는 관문과도 같은 곳이기 때문에 매우 혼잡한 것이 사실입니다. I WITH YOU 자원봉사단 덕분에 업무처리가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 직원들 모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결혼이민자들정착을 도와주는 또 다른 프로그램, ‘해피 스타트

 

 

I WITH YOU 봉사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결혼이민자들은 적어도 남을 도울 수 있을 만큼 한국 생활에 잘 적응했고, 충분히 한국을 이해한 분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겠죠?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는 결혼이민자들이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고, 충분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피 스타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월 넷째 주 목요일 2시에 이 프로그램이 시작되는데,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는 결혼이민자는 물론 가족이 함께 오기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귀화·영주권·국적취득 등 체류와 국적에 대한 업무 안내는 물론이고, 다문화 자녀들을 위한 이중 언어 교육, 유명 인사들과 함께하는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 겨울 신종플루가 한창 유행일 때는 신종플루 예방법 등을 알려주기도 했지요.

 

하지만 ‘해피 스타트 프로그램’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같은 결혼이민자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7월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남편에 의해 살해된 ‘베트남 신부’이야기는 모두에게 큰 충격을 주었는데요. 그와 같은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선배 결혼이민자들과 멘토-멘티로 연결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취재를 마치고 출입국관리사무소를 나오면서 무척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결혼이민자 자원봉사단은 결혼이민자들과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행정을 친근하게 알리고, 실용적으로 도와주며 보람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또 한국에 대한 애착도 강하게 느끼고 있더군요.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의 결혼이민자 봉사단 I WITH YOU가 오래 오래 활동하며, 더 많은 외국인과 한국인들에게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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