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자 [傍觀者]
[명사] 어떤 일에 직접 나서서 관여하지 않고 곁에서 보기만 하는 사람
방관자 효과 [bystander effect, 傍觀者 效果]
주위에 사람들이 많을수록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게 되는 현상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
2010년 6월 17일 서울 잠실에서 폭행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유학생 3명이 한 학생을 폭행한 것이지요. 폭행이 일어난 곳은 유명한 ‘먹자골목’이었고 따라서 이 폭행사건을 목격한 사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신고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시비가 붙은 학생은 그대로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신고만 했어도…유학생 집단 폭행 행인 숨져 | 매일경제 2010.7.10.
http://mbn.mk.co.kr/news/newsRead.php?vodCode=516721&category=mbn00009
방관자들은 자신이 방관자라는 사실을 인지하기도 전에 이미 방관자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방관자들은 내 일이 아니면 관심이 없기 때문에 신고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이런 범죄를 목격한다면 당연히 신고를 했던 사람도 군중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범죄를 목격할 경우에는 범죄 신고를 하지 않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도 함께 목격했기 때문에 ‘누군가가 대신 신고하겠지’ 혹은 ‘먼저 보고 있던 사람들이 신고 안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지.’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그 사이 범죄는 점점 더 흉악해지고 결국 사람의 목숨까지 빼앗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사건이 종료된 후에 자신이 신고하지 않고 그 사건을 목격만 하고 있던 방관자였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사람들은 죄책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분산시켰다가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자신이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눈(目)이 많으면 많을수록 책임 분산
도심에서는 방관자 효과로 인한 어이없는 범죄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김수철 사건의 경우에도 초등생의 눈을 감게 한 뒤 600여m를 끌고 갔지만 신고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누가 봐도 의심을 할법 한 상황에서 누구 한명만 용기를 냈더라면 아이의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도심 속 범죄에 대한 ‘방관자 효과’ 사례 (중앙일보)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4304978
방관자 효과 막을 수는 없을까?
강력범죄의 절반 가량은 도심에서 목격자가 있는 상황에서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미리 막지 못하는 이유 중에는 방관자 효과도 한 몫 한다고 생각되는데요. 사람들의 생각 속에 일일이 들어가 사건을 신고하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끼리 즉석회의를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방관자 효과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까요?
첫째,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가져야 합니다.
싸움 구경은 돈 주고도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그 폭력사건을 모두가 구경만 하고 있다면 정작 그 싸움에 휘말려 있는 사람은 기분이 어떨까요? 이런 상황을 목격했다면 먼저 그 싸움을 보고 있던 사람에게 상황을 물어보든지, 신고는 했는지 등 정보를 나눈 후에 신고한 사람이 없으면 내가 먼저 신고를 해야 합니다. 가끔 괜히 신고했다가 “그 사건 신고 벌써 5번째 받았어요! 그만 좀 하세요!”라는 봉변을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요.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그리고 설사 그런 봉변을 당한다 하더라도 일반인이 길에서 맞아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지는 봉변 보다는 내가 받을 봉변이 더 낫다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겨주면 좋겠습니다.
둘째, 피해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적극적으로 “신고 해달라”고 외치는 게 좋습니다.
남의 가정사에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을 참~ 싫어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길에서 남녀가 싸우고 있으면 으례 있는 부부싸움인 줄로만 알고 그냥 지나치기 일쑤입니다. 웬 남자들끼리 멱살을 잡고 싸우더라도 아는 사람들끼리의 감정 다툼 정도로만 생각하지 심각한 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오직 자신밖에는 모릅니다. 따라서 자신이 길 한복판에서 피해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리고 누군가의 신고가 절실하다면 당하고만 있지 말고 한 사람을 딱 짚어서 신고해 달라고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 신고 좀 해주세요!” 가 아니라 “거기 파란 가방 든 아가씨! 신고 좀 해주세요!” 하고 한 사람을 짚어 이야기 하는 것이 좋겠죠? 신고 해줄 사람을 지적하지 않고 “누군가 신고해 주세요!”라고 말한다면 그 역시 방관자 효과를 일으키게 될 겁니다.
다른 사람 눈치보기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하길
방관자 효과가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 있는 많은 사람들을 삶이 아닌 죽음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손에 칼을 들고 사람을 위협하지는 않았지만, 길 한복판에서 위협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저 구경만 하고 있는 그 눈빛들 역시 가해자의 눈빛으로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2001년, 일본 동경 신오쿠보역에서 술에 취한 일본인이 철로로 떨어지자 다른 사람들처럼 발만 구르고 있던 게 아니라 직접 몸을 던져 일본인을 구하고 목숨을 잃은 청년(故이수현)이 있었습니다. 그를 생각해 보면 이런 방관자 효과가 만연한 사회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한 번에 모두가 변할 수는 없지만 나부터 변하고 행동하면 안타까운 목숨 하나를 살릴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기 전에 이미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일러스트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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