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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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매체 속 법

가족에 의해 살해당하는 여성들 한해 5000명 이상!

법무부 블로그 2010. 7. 26. 20:00

명예 실추시키면 죽음으로 갚아라?

7월 9일, 요르단에서 36세의 유부녀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2명의 남자 형제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녀의 4형제 중, 2명이 범행을 시인했으며 살해 동기로 누이의 혼외정사를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요르단서 불륜 여동생 명예살인 | 연합뉴스 2010.7.11.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3373982

 

이에 앞서 유부남과 도망친 딸을 명예살인한 아버지가 경찰에 자수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인도 카주라호 마디아 프레디시(Madya Pradesh)에 사는 칼파나(15)란 여성은 지난 달 유부남 남자친구인 산틀란 케와트와 옆 마을로 도망을 쳤는데요. 딸을 찾아 집에 데려온 아버지는 딸과 격렬한 언쟁을 벌였고 결국 딸을 총으로 딸을 쏴 죽인 뒤 경찰에 자수했다고 합니다.

 

유부남과 도망친 딸 ‘명예살인’ 논란 | 나우뉴스 2010.7.8.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100708601010

  

이처럼 명예살인은 가족, 부족, 공동체등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순결과 정조를 잃은 여성을 살해하는 행위를 말하는데요. 특히 이러한 행위를 타인이 아닌 가족이 직접 실행하고 있어 더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석형(돌로 쳐죽이는 형벌) 전에 여성을 가슴까지 묻는 모습 Ⓒ나우뉴스

 

1994년에는 오빠에게 성폭행당한 16세 여동생이 가해자인 오빠에게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은 바로 오빠인데, 반대로 성폭행 당한 여성이 오빠를 유혹해서 이런 사건이 일어난 것이며 가족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살해된 사건이었습니다. 1977년에는 칼리드 사우디 국왕의 조카였던 미샨 빈트 파드 알 사우드 공주가 간통을 한 혐의로 아버지 등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머리에 총을 맞아 사망했으며 해리포터 시리즈에 출연했던 여배우 아프샨 아재드(Afshan Azad)양도 힌두교를 믿는 남자친구를 사귄 것과 관련해 친오빠와 아버지에게 명예살인 위협을 받고 런던의 친구 집에 은둔하였다고 합니다. 명예 살인은 성폭행 피해자도, 왕족도, 유명한 헐리우드 배우도 예외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해마다 명예살인으로 5천명의 여성들 희생

명예살인은 현재에도 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제연합인구기금(UNFPA)은 지난 2010년 3월, 해마다 5천여명의 여성들이 명예살인으로 희생되고 있다고 밝혔으며 사실여부도조차 확인하지 않고 추측이나 소문만으로도 살인을 서슴지 않는다고 합니다.

 

명예살인이 공공연히 시행되는 국가에서는 20여년 전만 해도 '체면'을 극도로 중시하는 아랍 문화권의 특성상, ‘쉬쉬 덮어버리는 일’, '있어도 존재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성형제나 딸을 명예살인해도 살인을 한 당사자에게 죄를 크게 묻지 않았다고 합니다.  

 

▲ 가족에게 부끄러운 여자라는 이유로 남편에게 눈,귀,코,혀를 잘린 피키스탄 여성

Ⓒ싸이월드 블로그, ‘no.215 야간비행’

 

우후죽순처럼 일어나는 '명예살인'이 국제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요르단 정부는 명예살인에 관한 법을 종교법으로 여기고 명예살인을 6개월의 형에 처하도록 했습니다. 존속살인을 일반 살인보다 더 엄하게 처벌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가족을 살해한 사람을 고작 징역 6개월에 처하는 요르단의 법이 납득이 되진 않지만, 그래도 법적인 처벌을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큰 변화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지난 8월에는 법원에 명예살인 사례만 전담해 심사하는 별도의 심사위원회가 설치되었다고 하니, 명예살인의 심각성을 깨닫고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인도에서는 명예살인의 증가를 막고자 관련 법안을 제정해 강력한 처벌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터키의 경우에는 명예살인을 한 가해자를 종신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국가에서는 명예살인을 저지른 가해자에 대하여 처벌 자체를 면제해 주거나 경미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고 합니다. 오래된 악습이다 보니, 뿌리째 뽑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나 봅니다.

 

 

우리나라 존속살해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

아무리 가족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하더라도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법 없이 판단하여 살해하는 것은 용서받지 못합니다. 명예살인은 우리나라의 존속살해와 비교해 볼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존속살해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지며, 이를 음모한 사람 역시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형법

제250조(존속살해) ②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제256조(자격정지의 병과) 제250조, 제252조 또는 제253조의 경우에 유기징역에 처할 때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다.

 

제254조(미수범) 전 4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제255조(예비, 음모) 제250조와 제253조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시대가 지날수록 대한민국은 여풍이 거세지고 있는데, 명예살인이 벌어지는 몇몇 나라에서는 점점 여성들이 설 곳을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잘못된 관습에 얽매여 법이 아닌 개인의 주관적 의사에 의해 판단되고 처벌 받는 많은 여성들이 자유롭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사랑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인도 여성들 Ⓒ아이클릭아트

 

명예살인은 그 이름처럼 ‘살인’일 뿐입니다. 어떤 이유라도 살인이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건 살인에 대한 합리화일 뿐입니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5000명이나 되는 여성들이 희생되고 있다는 것은 명예살인에 대해 관대하게 판단하고 처벌한 국가의 잘못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남아시아와 중동 국가에서 하루 빨리 명예살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더 이상 여성들이 무고하게 희생되는 일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땅에 묻히는 소녀 = 나우뉴스

남편에 의해 상해를 입은 파키스탄 여성 = 싸이월드 블로그, ‘no.215 야간비행’

인도 여성들 = 아이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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