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할머니 살해 · 유기한 중학생, 누구의 잘못일까?

법무부 블로그 2010. 6. 30. 20:00

유해매체에 노출된 청소년들, 적신호!!

지난 주,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정말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중학생 5명이 또래 친구 한명을 나흘간 감금하고 폭행을 해 숨지게 한 것인데요. 그 후에 시체를 훼손해서 한강에 던져버린 사건이 더욱 경악할 일이었습니다. 가해 학생들은 사건 이후,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이 자신들의 원래 생활로 돌아가 있었는데요. 

 

친구 죽인 뒤 시신 엽기 유기 … 잔혹한 10대들, 왜 이러나 | 중앙일보 2010.6.23.

http://news.joins.com/article/aid/2010/06/23/3877481.html?cloc=olink|article|default

 

청소년들의 강력범죄가 점점 늘어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유해매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학생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미치는 인터넷의 나쁜 정보와 유해만화 등을 보며 어릴 때부터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것에 점점 익숙해지는 것이지요. 이번 사건의 경우에도 시신을 훼손해서 태연히 처리하는 것을 보면 잔혹한 영상물을 보고 모방한 흔적 있습니다.

 

지난 2007년에는 중학생이 자신을 힘겹게 키워준 할머니를 둔기로 쳐 살해하고 시신의 일부를 토막 내려다 실패한 후 집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사건도 있었습니다.  

 

중학생이 키워준 할머니 살해, 시신훼손 | 연합뉴스 2007.5.26.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1647625

  

이 학생은 인터넷으로 시신을 은폐하는 법을 익혔으며, 평소에는 인터넷 게임에 빠져 있던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유해매체가 청소년들을 얼마나 무감각하게 만드는지를 극단적으로 알려주는 사건이었습니다.

 

 

뉴스도 때론 유해매체가 될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뉴스도 유해매체가 될 수 있습니다. 요즘 흉악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그와 관련된 뉴스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요. 인터넷으로 언제든 뉴스를 검색해 볼 수 있고,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흉악범죄가 일어났는지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국민의 알권리도 중요하지만 자극적인 언론보도로 인해 청소년들이 모방범죄를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너무나 빈번히 일어나는 흉악범죄,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범죄 수단과 방법들로 인해 청소년들이 흉악범죄에 알게 모르게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뉴스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도 하지만, 청소년들에게는 뉴스 자체도 유해매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청소년 범죄, 어른들도 반성해야 할 문제

사실 청소년의 흉악범죄는 그들만 탓할 일이 아닙니다. 이번 사건을 일으킨 아이들을 보면 다 학교를 중퇴한 상태로 방치되었고 가정에서도 정상적인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었습니다. 몇몇 아이들은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살고 있는 아이들과는 다르게 조부모나 편부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었기에 보호자가 아이들에게 크게 신경을 쓸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던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 대해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극단적이며 자극적인 유혹에 쉽게 넘어가게 된 것이 아닐까요. 이 아이들에게 미리 조금의 관심이라도 보였다면 이러한 일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아이들에 대한 관심은 오로지 보호자만 갖는 것이 아닙니다. 이웃과 학교 선생님들도 충분히 아이들을 보듬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어른들 중에는 내 아이가 아니면 별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도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블라인드 사이드 중에서 Ⓒ블라인드 사이드, 네이버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는 어린 시절 약물에 중독 된 엄마와 강제로 헤어진 후, 여러 가정을 전전하며 커가던 ‘마이클 오어’를 이웃인 리앤 (산드라 블록)이 관심을 가지고 보듬고 지속적으로 지원해줌으로써 세계적인 미식축구 선수로 만든다는 스토리를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만약 리앤의 관심이 없었다면 지금의 ‘마이클 오어’라는 세계적인 미식축구 선수는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평생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지 못한 채, 거리의 부랑아나 범죄자가 되었을 수도 있었겠지요. 추운 겨울, 얇은 옷을 입은 채 거리를 떠돌던 오어에 대한 리앤의 관심은 “오늘 묵을 곳은 있니?”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로 시작되었습니다. 경계하는 듯 하지만 사실은 도움을 바라고 있을 우리 청소년들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어른들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 아이들을 돌봐줄 수 있는 쉼터나 보호단체에 적극적으로 연계해 줄 수 있는 적극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해매체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의 청소년들이 위험합니다. 어른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는 우리 청소년들이 위험합니다. 미리 관심을 가지고 청소년들을 바라봐 준다면 이러한 끔찍한 일들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없이 약한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것도 어른들의 하나의 의무라는 것을 명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