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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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성폭력 그 후... 피해자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법무부 블로그 2010. 6. 28. 22:00

 

 

지난 6월 26일. 우리나라 대표 축구선수들이 우루과이를 이기고 8강으로 나아가길 바라고 있을 때, 우리의 힘없고 약한 여자 아이가 또 다시 성폭력범죄자에게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번엔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서 당한 사건이었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일을 두고만 봐야할까요.

우리 아이들 안전한 보호구역은 어디인가요?

학교도, 집도,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도 더 이상 안전하지 못하다면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뛰놀고, 성장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요?

부모가 꽁꽁 싸서 24시간 아이를 지켜봐야 한단 말입니까.

 

어린 소녀는 지금쯤 ‘나한테 무슨 문제가 있어서 이런 일을 당한 것이다’라고 자책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잘못한 거 하나도 없는데, 자신이 뭔가 잘못해서 이런 일이 생겼다고 아이는 자기 자신을 원망할지도 모릅니다.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에 너무 가혹하고 무서운 일 아닙니까? 이 일이 평생 반복될 텐데 말이죠.

 

▲ 동대문 여아 성범죄 사건 용의자 몽타주

 

 

성폭행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성폭행이 일어났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병원 가기’를 꼽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러나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도록 돌보는 일입니다. 성폭행 피해자의 정서적 반응으로는 자포자기, 자살시도, 신경질적임, 낮은 자아존중감, 건망증 등이 나타납니다. 아동의 경우 이러한 심리적 후유증이 평생 동안 반복되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아이를 앞에 놓고, 책임 소재를 다투는 부모들도 간혹 있습니다. ‘아이가 이렇게 된 게 누구 잘못이냐!’ 그렇게 부모가 다투고 있을 때 아이는 더더욱 상처 속으로 숨을 것입니다. 부모가 이혼을 해도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이입니다. 성폭행 사건이 생긴 후에는 아동뿐만 아니라 부모도 함께 정신적 상담과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아이보다 더 강할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엄마·아빠가 아이보다 더 나약하게 사건을 받아들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통계로 보는 성폭행 사건

 

과연 여러분은 성폭행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계시나요? 다음의 문제를 맞춰보세요.

정답을 보시려면 ‘정답’ 다음을 드래그하세요. 

1. 성폭행 가해자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① 모르는 사람 ② 낯선 사람 ③ 외국인 ④ 아는 사람

정답: 아는 사람(83%)

친족내의 성폭력은 13.5% (출처: 2006년 한국성폭력상담소 자료) 

 

2. 한국의 성폭행 피해 아동 평균 연령은 몇 세일까요?

① 13세 ② 12.2세 ③ 10.9세 ④ 9.4세

정답: ④ 9.4세(출처: 2007년 보건복지부 자료)

 

3. 한국의 성폭력 신고율은 얼마나 될까요?

① 72% ② 53% ③ 32% ④ 6%

정답: ④ 6% (출처: 2008년 경찰청 통계자료)

 

우리나라의 경우 성폭력 사건은 10%도 안 되는 아주 낮은 신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낮은 신고율을 보이는 이유는 남들이 알게 될까봐 두려운 마음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자기가 나쁜 일을 당했는데 부모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아무 일 없는 듯 묻으려고만 할 때, 아이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최근 우리나라엔 화학적 거세까지 거론될 정도로 성폭력 범죄자에 대해서 엄중하게 처벌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피해를 당한 아이에게 ‘나쁜 사람은 반드시 벌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신고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합니다.

 

 

 

성폭행 그 후...

 

지금 성인이 된 사람들 중에는 어린 시절에 성폭행을 당했지만 그때는 그걸 모르고 그대로 성장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때는 뭔지 몰랐고, 또 어른들이 제대로 대처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상처를 끌어안고 살게 되는 것이지요.

 

이처럼 같은 상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피해 경험을 공감하고, 지지와 격려를 주고받는 집단적 치유의 장이 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주최하는 ‘성폭력피해 생존자 말하기 대회’가 바로 그것이지요. 작년에 벌써 6회 대회를 치렀으며, 올해 7회 참가자를 모집 중에 있습니다. (참가 신청기간은 7월 10일까지입니다) 성폭력피해자를 ‘생존자’라고 말하는 것은 폭력, 고통, 위험, 좌절, 무력감 속에서 살아난 주체자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참가자 중에 한 분의 글을 인용하면, “사람들이 내게 ‘험한 일 당하셨는데 힘내시라’고 악수를 건넬 때면 내가 무슨 죽을 일이라도 당한 것인가 싶어 외려 짜증스럽다가, 사람들이 ‘별 일도 아닌데 얼른 털고 잊으시라!’고 인사치레를 할 때면 당신이 내 마음을 어찌 알아서 그리 함부로 속단하는가 화가 치민다(제6회 성폭력피해 생존자 말하기 대회 공연 자료집 中)”고 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오래도록 노력해도 쉽게 떨쳐낼 수 없는 것이 성폭행으로 겪은 상처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길고 질긴 상처에 두 발을 옭매어 살지 않도록, 부디 우리 어른들이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성폭력피해생존자말하기대회 홈페이지 : http://www.sisters.or.kr/speakout/

문의전화 : 02) 338-2890~2 (사)한국성폭력상담소

 

 

 

 

전문가가 전하는 아동성폭력 예방 및 대처법

 

다음은 서울소년분류심사원 교사 조희탁님의 제안입니다.

 

1. 가능한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다닌다.

2. 무섭거나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면, 휴대폰으로 부모님이나 가까운 사람과 전화통화를 하며 걷는다.

3. 다급한 일이 생기면, 편의점이나 음식점 등 늦게까지 영업하는 곳으로 빠르게 달려간다.

4. 모르는 사람이 손을 잡으면 뿌리치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뛰어간다.

5. 자신의 몸이 소중하다는 것을 항상 기억한다.

6. 아무리 잘 알던 사람이거나 어른이라도 분명하게 “싫다”고 표현한다.

7. 두렵고 무서운 마음이 들면 우선 그 자리를 피한다

8. 낯선 사람이 과도한 친절을 베풀거나, 같이 어딘가로 가자고 할 때는 단호하게 거절한다.

9. 긴급할 때 전화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외워둔다.

10. 성폭력을 피할 수 없을 땐 사건이 일어난 후, 가능하면 빠른 시간에 주변에 도움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