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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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PX에서 잘 팔리는 상품 BEST 5

법무부 블로그 2010. 6. 28. 11:00

콩밥 콩밥 하던 시대는 지났다?

“저 녀석 콩밥 맛을 한번 봐야겠군!”

“콩 밥을 꼭 먹이고야 말겠어!”

이 말은 흔히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들어왔던 피해자들이 가해자나 범죄자에게 하는 소립니다. 콩밥이라고 하면 우선 교도소라는 곳이 떠오르는데요. 보통은 교도소에서는 콩밥 이외에 그 어느 것도 먹지 못하고 아주 특별한 경우에 가족이 음식(사식)을 넣어줘야만 쌀밥 및 각종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알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교도소에서 처음 근무를 시작한 날, 수용자들의 식사 모습과 생활을 접하게 되었는데요. 저도 그때까지는 수용자들이 콩밥만 먹고 산다는 것이 당연한 줄로만 알고 있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완전히 틀린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신기한 상황도 목격할 수 있었는데요.

 

일단 재소자들에게는 매일 정해진 칼로리에 맞춰 정해진 식단에 따라 하루 세끼 반찬이 모두 다르게 배식되고 있었습니다. 흔히 말하던 콩밥은 없었고 대신 그 자리를 건강식으로 즐겨 먹는다는 보리 밥과 흰 쌀밥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식사량도 원한다면 더 먹을 수 있어서 충분한 영양 섭취가 가능했습니다.

 

그 정도로 뭘 놀랐느냐고요? 얘기는 지금부터입니다.

수용자 개개인 식탁 위에는 참기름과 김치, 훈제 닭, 짱아치, 포장용 떡갈비, 김치까지 진수성찬이 차려졌습니다. 김치와 국으로 한 끼를 때우는 저로서는 수용자가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진수성찬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요? 그것은 바로 각자 영치금을 이용하여 다양한 구매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가족이 면회를 와서 사식을 넣어 줘야만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역사 속으로 묻혀버린 것 같습니다.

 

실제 교도소 수용자들은 약 120종류나 되는 다양한 구매물을 구매할 수 있으며 그 중 음식종류는 40종류나 되어 선택의 폭이 상당히 넓은 편입니다.

수용자들은 일반구매와 특별구매로 나누어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데 일반 구매는 항상 구매가 가능한 것을 말하고 특별 구매는 명절이나 기타 일정한 기간에 구매가 가능한 것을 말합니다.

 

 

교도소 인기 먹거리 영광의 1위 ‘훈제 닭’

훈제 닭이 부동의 1위입니다. 항상 가족이나 지인이 접견을 오면 신상문제 등 각종 안부를 묻고 난 뒤 헤어짐과 동시에 수용자들이 하는 말이 있는데요. 바로 “훈제 닭 10마리 넣어줘.”입니다.

한 마리도 아니고 10마리씩이나... 하긴, 200g에 2,500원정도 하니 그리 비싼 것도 아니긴 합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대한민국의 선전을 바탕으로 통닭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하니 역시 닭은 대한민국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최고로 즐기는 간식이자 기호식품인가 봅니다.

 

 

간발의 차. 2위 ‘컵라면’

2위는 바로 컵라면입니다.

교소소에서는 끓여 먹는 봉지라면이 아닌 컵라면만 판매가 가능합니다. 그 이유는 뜨거운 물만 주면 바로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봉지라면보다 컵라면이 흔하다 보니, 가끔은 뜨거운 물에 팔팔 끓인 봉지라면이 먹고 싶기도 할텐 데요. 그래서인지 어쩌다가 한번 수용자에게 라면을 한 번 조리해 주면 말 그대로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로 좋아합니다. 밖에서는 흔한 음식이지만 교도소 안에서는 황제가 먹는 음식처럼 특별 대우를 받게 되는 것이지요. 

 

한식 먹거리의 원조. 3위 ‘김치’

라면에 김치가 없으면 안 되겠죠? 3위는 김치입니다.

김치는 식사 때도 배식이 되긴 합니다만, 이 곳에서는 수용자들이 음식을 조리하기 때문에 김치의 맛이 요리사에 따라 달라지기 일쑤입니다. 좀처럼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맞추기가 어렵지요. 그렇기 때문에 일정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구매를 통해 식사를 하는 수용자가 많습니다.

조리담당 수용자의 김치 담그는 솜씨가 시원찮으면 그 날 김치 구매가 확연히 늘어난다는 사실^^;;

 

영양의 보고. 4위 ‘빵과 우유’

4위는 빵과 우유입니다.

빵과 우유는 접견 시 항상 기본적으로 가족들이 넣어주는 것으로 모두 간식처럼 즐겨먹을 수 있는 식품이죠. 하지만 우유의 종류는 흰 우유 단 하나이므로 기타 딸기 우유 바나나 우유 초코우유 등은 구경도 할 수 없답니다.

 

계절식품의 왕자. 5위 ‘아이스크림’

5위는 아이스크림입니다.

여름에만 한시적으로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희귀 품목이지만 당연히 선호식품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교도소에서는 얼음을 찾아볼 수 없기에 한 여름을 시원하게 해주는 간식으로 아이스크림만한 것도 없겠지요?^^

 

여기서 잠깐!! 그런데, 교도소에도 PX가 있을까요? 군대에서 PX는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곳인데 교도소에도 PX가 따로 있어서 수용자들이 알아서 돈을 내고 물건을 살 수 있는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교도소를 그렇게 편한 곳으로 보면 안 되죠!^^

교도소에 따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은 없지만, 따로 물건 들어오는 날은 정해져 있답니다. 수용자들이 미리 필요한 물품을 구매용지에 기입하여 제출하면 정해진 날짜에 물건이 도착하는데요. 물건이 들어오는 요일은 각 교도소마다 다르고, 반입 허가가 되거나 되지 않는 물품도 교도소마다 다릅니다. 물품을 구입할 때에는 정해진 가격 이내에서 구입을 해야 하는데요. 사고 싶다고 바로 살 수도 없고, 사고 싶은 것을 다 살 수도 없는 수용 생활을 하다 보면 애타게 기다려 얻는다는 것의 기쁨과 작은 물건 하나의 소중함도 함께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큰 벌은 바로 용서입니다.

생각보다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수용자들을 보며

어떤 분들은 “죄 지은 사람이 왜 저렇게 잘 사냐!” 고 이야기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마음에 짐이 큰 수용자들이 여기서 잘 챙겨먹고 잘 잔다고 해서

평온한 마음으로 생활하진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여전히 배고픔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바로 자유라는 가장 큰 굶주림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며

이미 죄를 지었다는 죄책감만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이지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처벌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가장 큰 벌은 용서라는 말도 있듯이

죄 지은 사람에게도 따뜻한 온기가 닿는다면

그도 변화하여 새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글 = 김태원 (군산교도소 교사)

 

2화 : [ 교도소 약국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것은? ] 기사를 보고 싶다면, 클릭하세요!^^

http://blog.daum.net/mojjustice/8704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