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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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돌 던진 아이, 부모가 책임지면 끝?

법무부 블로그 2010. 6. 24. 08:00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도중에 ‘마른 하늘의 날벼락’ 같은 일을 당했습니다. 갑자기 위에서 무언가가 툭~ 떨어지면서 제 어깨를 스치고 지나간 것이죠. 도자기로 된 화분처럼 보이는 그 물건은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깨져 있었습니다. 어깨를 스치는 바람에 다행히도 다치지는 않았지만, 깨진 물건을 보면서 한동안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습니다. 그 후로 그 일이 떠올라서 한동안 아파트 밑으로는 다니지 않았습니다.

 

장난삼아 위에서 물건을 던지는 행위는 오랫동안 문제가 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초등학생이 15층에서 물건을 던져 지나가는 행인이 다친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는 중학생이 던진 벽돌에 40대 가장이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초등생들의 '아찔한 장난'…15층서 물건던져 행인 다쳐 | 뉴시스 2009.12.6.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3&aid=0002990491

 

중학생이 장난삼아 던진 벽돌에 40대 가장 숨져 | 2007.1.9.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404254

 

 

미성년자는 무조건 처벌되지 않는다고?

형법에 따라 형사상 미성년자의 행위에 대하여는 형사처벌을 면제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형법 제9조는 “14세(호적부상의 나이가 아닌 실제상의 나이)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기사에 소개된 아이들은 만으로 14살 미만이었으므로 형사상 처벌은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이 곧 ‘무죄’라는 뜻은 아닙니다. 「소년법」제4조 제1항은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은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심리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보호처분의 대상이 될 수는 있습니다. 실제로 옥상에서 벽돌을 던진 중학생들은 12세, 13세로 14세 미만이라 형사상으로 처벌받지는 않았지만 ‘촉법소년(형벌법규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소년)’에 해당되어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되었습니다.

 

 

아이의 잘못, 부모가 대신 지면 만사 해결?

만 14세 미만 아이들이 형사처벌은 받지 않지만 피해를 입은 유가족들은 부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때 미성년자는 배상할 능력이 없으므로 친권자(부모)나 후견인이 그 책임을 지게 됩니다. 민법 제755조에도 “무능력자를 감독할 법정 의무 있는 자가 그 무능력자가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감독의무를 해태(게을리)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만약 친권자(부모)가 감독의무를 다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경우라면 책임을 면하겠지만 그렇지 못했을 경우엔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배상해야 하는 것이지요.

 

또한, 민법 제755조 제2항에는 “감독의무자에 갈음하여 무능력자를 감독하는 자도 책임을 진다”는 내용도 있는데요. 예로 들면 유치원이나 학교 선생님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나 유치원에서 이런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면 친권자(부모)가 아닌, 아이들을 보살피는 유치원 교사나 학교 선생님에게도 책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아이들을 가르치고 대하는 직업이니 만큼 아이들의 짓궂은 장난에도 항상 주의를 기울여 감독할 의무가 있습니다.

 

단순한 장난으로 시작한 일이 어떤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죽는’ 격이죠. 어떤 부모는 “아이가 모르고 한 일인데 너무 박하게 구는 거 아니냐?!”면서 적반하장으로 나오기도 하는데요. 만약 그 장난으로 인해 어떤 사람이 평생 장애를 안게 된다거나 목숨을 잃게 된다면 어떨까요? 결코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어렸을 적부터 아이들에게 주의를 시키고 가정과 학교에서 철저히 교육을 한다면 이러한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마터면 저 세상 사람이 될 뻔한, 생각해도 끔찍한 기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