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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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이 살 것 같은 이 집, 알고 보니 교도소?

법무부 블로그 2010. 6. 16. 17:08

정문이 화려하고 아름다운 교도소

 

 

 

화려하고 아름다운 정문이 보이시나요? 누가 사는 곳일까요? 굉장히 화려하지는 않지만 기품이 있어 보이는 것이 마치 영국의 왕실이나 귀족이 살았던 곳 같아 보이죠? 하지만 이곳은 귀족이 아닌 수용자가 살고 있는 교도소랍니다. 영국 서(西)런던 웜우드 스크럽스에 위치하고 있어 일명 ‘스크럽스’라고도 불리며 공식 명칭은 ‘HM Preson Wormwood Scrubs'로, 1880년에 설립된 오래된 교정시설이지요.^^

 

 

영국의 수용시설은 어떨까?

수용사동은 wing이라고 부르는 구역으로 나누어 미결 및 기결 수용자, 집중 약물치료가 필요한 수용자, 노역수용자, 질서저해(관심대상)수용자, 난민수용자 보호구역, 모범수용자를 분리하여 수용합니다. 약물(마약)관련 수용자는 Conibeere Unit에 수용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신입실, 일반경기급의 의료병동 등도 함께 설치되어 있습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1개 거실에 2명을 수용하며, 서로 언어소통이 가능한 외국인은 국적과 상관없이 같은 거실에 수용하고,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에게는 전화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거실은 복도 양쪽에 있고 모든 거실에 CCTV가 설치되어 있으며 거실 내 출입문 벽 쪽의 비상벨은 교도관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복도 중앙에는 간단한 오락기구가 비치되어 있어 하루 30분 정도 사용하도록 허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용자들이 사용하는 야외운동장에는 계호 근무자는 없으나 철조망 펜스가 2중으로 설치되어 있고, CCTV가 사각지대 없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습니다. 실내 체육관은 하루 40분 정도 사용할 수 있으며, 헬스장에는 전문 자격을 갖춘 직원들이 수용자의 운동을 지도하기도 합니다. 실내체육관 입구에는 목욕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운동 후 간단한 샤워도 할 수 있습니다.

 

 

수용자 처우도 좋지만, 징벌은 엄격하게!

이곳 도서관에는 수용자들을 위한 대규모 도서관을 설치해 두었는데요, 외국인 수용자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40여 국가의 서적 30여만 권을 비치하여, 수용자가 조별로 하루 1시간 정도를 이용하면서 1인당 3권을 3일간 대여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는 하루 2시간 정도 본인의 재판 관련 서류 작성 용도로만 사용이 허가되며 인터넷 등 통신망에는 일체 접속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사양이나 교육장 설비 등은 우리나라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용자들이 교도소 내에서 작업을 하기도 하는데요, 영국도 그럴까요? 영국 HM Prison에서는 내국인의 경우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작업을 부과하고 외국인의 경우에는 원하는 경우에만 작업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작업 장려금은 직종과 작업의 난이도를 고려하여 주당 2.4파운드에서 20파운드까지 차등지급한다고 하네요.

 

교도소 내 질서를 문란하게 하면 그에 따른 징벌이 있듯이, 영국 HM Prison에서도 징벌 규정이 있습니다. 징벌은 내국인과 외국인 구별 없이 집행하며, 7일 이상 부과할 수 없다고 합니다. 수용인원 대비 징벌 인원은 0.2% 미만에 불과하지만 징벌의 경중에 따라 징벌실의 형태가 다르고, 고의로 관규를 어기거나 위반 행위가 중한 경우 집기류와 화장실 등이 없는 시멘트 바닥의 징벌실에 수용하여 무조건 벨트식 보호 장비를 사용하는 등 엄히 다스리고 있습니다. 또한 징벌 집행일수를 형기에 산입하지 않기 때문에 징벌이 수용질서 유지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신사의 나라라고 불리는 영국에도 이처럼 죄를 짓는 사람이 있고, 그 죄를 벌하기 위한 교도소가 존재합니다. 엄정한 법집행과 끊임없는 교화활동, 그리고 국민 스스로도 국가의 질서를 위해 하나하나 노력한 결과 신사의 사나라는 자랑스런 명칭을 얻게 되지 않았을까요?

 

우리나라 교정행정과 비교해 보았을 때, 더 잘하고 있는 것도 조금 뒤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비교하고 분석하여 우리 교정현실에 걸맞은 좋은 제도를 배워서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대한민국의 교정이 되도록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글 = 정재근 (천안교도소 교사)

일러스트 = 아이클릭아트

교도소 사진 = 월간 교정, 2010. 4월호 Vol.408

 

 

이 글은 월간 교정 4월호(Vol.408호)에서 발췌하여 정리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