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아내 손에 이끌려 끌려오다시피 이곳에 왔습니다. 그런데 체험을 하면 할수록 지금까지 몰랐던 가족들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중략) 장애인 체험을 할 때였습니다. 아이들이 옆에서 저를 지탱해주는데 무척 든든했습니다. 그동안 혼자라고 느꼈는데, 그 순간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 아이들이 왜 내게 반항하고 떼를 썼는지 그 속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았으니, 이제 해결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 아이들을 정말 사랑합니다.”
가족과 아이들을 위해 그저 묵묵히 일하는 것이 최선인 줄 알았던 아버지가 아이들 앞에서 처음으로 편지를 써서 속마음을 표현했습니다. 혼자 열심히 일 하느라 외로웠던 아버지는 자신을 지탱해 주는 아이들과 아내가 있다는 사실에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낀 것 같았습니다.
▲ 활짝 문을 열고 참가자를 맞이하는 소나기 캠프 입구
지난 5월 21일, 안산대안교육센터에는 가족솔루션 캠프 ‘소나기’가 있었습니다. 소나기는 '소통, 나눔, 기쁨'의 약자를 딴 말이며 '메마른 대지를 흠뻑 적시는 소나기'처럼 '메마른 가족 간의 관계를 촉촉하게 하자'는 의미입니다. 위 글은 이 캠프에 참가한 한 아버지의 소감문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1박 2일!!
소나기 캠프는 ‘소통의 장’ , ‘나눔의 장’, ‘기쁨의 장’ 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가족들은 1박 2일 동안 캠프에서 동고동락하며 서로의 마음을 알아갑니다.
첫 번째 소통의 장에서는 등에 낙서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막상 마주보고 앉아 ‘소통해라’ 하면 딱히 할 말이 없을 수 있잖아요? 등에 낙서를 하며 가벼운 스킨십으로 어색하고 시큰둥한 분위기를 웃음으로 넘길 수 있었습니다.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지자, 가족을 대표하는 ‘팀 이름’을 정하고 꾸미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 ‘저금통’ 이라는 글씨에 무슨 색을 칠할까 엄마와 아들이 상의 중입니다.
각 가족의 다양한 개성만큼이나 다양한 팀 이름이 나왔는데요, 한 가족이 팀 이름을 '저금통'이라고 적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슨 뜻이냐 물어봤더니, “지금처럼 계속 행복을 저금하고 싶어서 팀명을 저금통이라 했습니다” 라며 쑥스러운 듯 대답해주었습니다.
‘배려’라는 진지한 팀 이름을 정한 한 가족은 “우리 가족은 다른 걸로는 안 싸우는데, 꼭 먹는 걸로 싸워요. 그래서 콩 한쪽도 나눠 먹자는 의미로,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자는 뜻에서 배려라고 이름 지었습니다”라고 아주 코믹한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먹는 걸로 싸우는 건 이 집이나 저 집이나 똑같나 봅니다^^
▲ ‘소원 풍선 떨어뜨리지 않기 게임’. 노란 풍선에 소원을 적은 가족들은 손을 맞잡고 풍선이 떨어지지 않게 입으로 붑니다. 손 잡으랴, 풍선 불랴, 몸은 맘대로 움직이지 않고... 힘들지만 재밌어하는 표정입니다.
▲ ‘스마일~소원 풍선’. 각자의 소원이 빼곡히 적힌 노란 풍선이 웃는 얼굴로 벽에 붙었습니다. ‘소원’으로 서로의 마음을 살짝 공개한 부모와 아이. ‘우리 아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나?’ 조금씩 서로를 알아갑니다.
우리 부모님 발을 씻겨드린 적은, 아니 제대로 본 적은 있습니까?
저녁식사 후 아주 특별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낮 동안 재밌는 게임으로 자연스럽게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가족들은 ‘세족식’이라는 특별한 시간을 통해 깊고 진한 유대감을 형성했습니다. 부모님은 의자에 앉아 다리를 걷고, 아이들은 무릎을 꿇어 아버지와 어머니의 발을 씻겨드렸습니다. 하루 종일 뛰어다닌 고생한 발. 아무리 자식이라지만 맨발을 내밀기가 쑥스러운지 아버지와 어머니들의 앉은 자세가 불편해 보였습니다. 한 어머니는 자신의 발을 씻겨주는 어린 아들의 모습을 한 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바라보셨습니다. 그 시간은 누구나 자신의 부모와 자식을 떠올리게 되는 자리였습니다. 저 역시 저희 부모님 생각이 났는데요, 고생한 저희 아버지, 어머니의 발이 어떻게 생겼는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더군요. 씻겨드리기는 커녕, 제대로 본 적도 없는 저희 부모님의 발이었습니다.
▲ 무릎을 꿇고 자신의 발을 씻겨주는 아들의 모습을 어머니는 한 시도 눈을 떼지 않고 바라봅니다. 오가는 말은 한 마디도 없었지만 모자 사이에 특별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TV는 습관적으로 틀지 않는다! 꽝! 꽝!
이튿날 아침. 낯선 곳에서 잠을 잔다는 것이 편치만은 않았을 텐데 모두의 표정은 한결같이 편안해 보였습니다. 오늘은 또 어떤 시간을 갖게 될까, 기대에 찬 눈빛도 보였습니다.
셋째 날 ‘기쁨의 장’에서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 타협해야 하는 과제가 떨어졌습니다. 바로 ‘가정헌법 만들기’였지요. 부모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몰아붙여도 안 되고, 자녀라고 해서 무조건 떼를 써서도 안 됩니다. 서로 양보하고 타협해야 온 가족이 함께 지킬 수 있는 ‘가정헌법’을 만들 수가 있었지요. 서로 주장하고 떼쓰는 모습이 많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서로를 위해 한 발자국씩 양보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이런 게 가족이구나’ 싶었습니다.
▲ 아침식사 후, 가족들은 강의실에 모여 가정헌법 만드는 방법과 순서를 배웠습니다. 이른 아침의 수업이라 그럴까요? 한쪽에 엎드려 졸고 있는 아이의 모습도 보이더군요^^
▲ 짜자잔~ 드디어 가정헌법이 만들어졌습니다. 습관적으로 TV 틀지 않기는 우리 집에도 해당되는 조항인 것 같아 웃음이 나왔습니다.
갈등도 NO! 침묵도 NO! 속 시원해진 소나기 가족들
부모는 일하러 밖에 나가고 아이들은 아침 일찍 학교로 갑니다. 퇴근 후에도 한 자리에 앉아 저녁먹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한 집에 살고 있는데, 서로 얼굴 보며 이야기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기만 합니다. 대화가 없으면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오해가 생기며,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게 됩니다.
혹시 대화 없는 가족들 모습에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느끼고 계신가요?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서 TV만 보는 부모님들이 계시나요? 수업 끝나고 집에 와서 방에만 콕 숨어있는 아이들이 있나요? 단 하루만이라도 자녀를 위해, 부모님을 위해 서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그것이 어렵다면 ‘소나기 캠프’에 도움을 받아보세요. 이 세상에 가족보다 소중한 보물은 없답니다. 죽을 때까지 내 편이 되어줄 우리 가족들을 위해 따뜻한 1박 2일 캠프에 다녀오세요!
▲ 이제 우리 가족에게 침묵은 없습니다~ 캠프 후 수료증을 들고 있는 소나기 캠프 참가 가족들
<소나기 캠프 참가방법>
사춘기 자녀들의 반항을 도무지 감당할 수 없을 때,
가족 사이에 대화가 단절되고 부모와 자녀사이에 갈등이 깊어갈 때,
가족솔루션캠프 ‘소나기’를 찾아 주세요!
- 참가신청 : 한국소년보호협회 홈페이지(http://www.kjpa.or.kr)를 통해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단 자녀의 나이가 초5~중3까지여야 하며,
가족 모두 참가해야 합니다.
- 참 가 비 : 한 가족당 15만원(단, 저소득층 무료)
* 참가비는 전액 청소년 보호 사업에 사용되며,
기부금 처리 되어 세재혜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참가문의 : 031-485-6124~5 (한국소년보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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