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반죽하는 빵공장이 있습니다.
제과제빵 실습에 한창 정성을 쏟고 있는 여학생 그룹이 보이시나요?
정확한 양의 빵 만드는 재료를 준비하고 서로의 의견을 조율 하면서
실습시간을 한시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학생들의 열정!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빵 공장의 모습입니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믹싱 기계를 손질하는 한 학생은
버터와 설탕 그리고 일정분량 맞춰놓은 믹스된 재료들을 시간별로 섞으며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집중을 합니다.
내가 맡은 것에 묵묵히 열중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아직 청소년들이지만
전문적으로 취업을 위해 준비하는 어른들과 다를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짜잔~!
오늘 실습하여 만든 [마데라 컵케이크] 가 완성되었습니다.
같이 만든 컵케이크를 서로 나누어 먹으며 지도교사와의 맛 토론까지 벌입니다.
아이들은 이런 실습과 교육으로 하나씩 배워가는 즐거움을 맛보고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얻어 갑니다.
대체 이 기특한 학생들이 누구냐고요?
바로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정심여자산업학교(안양소년원)의 학생들입니다.
이 곳의 학생들은 모두 여학생으로 5월 4일 청주여자소년원이 새로 개원하기 전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했던 여자소년원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비행청소년들이 입원한 곳 이기는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능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답니다.
불우 청소년의 화려한 변신, “저도 잘할 수 있어요!”
소년원이라는 이름 대신 정심여자산업정보학교라 개명을 하여,
어둡고 불우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피부미용 · 제과제빵 · 헤어디자인 · 텔레마케팅 등
사회에서 인기 있는 직종에 대한 직업 훈련을 하고
원하는 학생들에게 일반학교로의 전학 또는 취업의 기회도 주고 있습니다.
그 중 이미 많은 인재를 양성한 제과제빵과 학생들을 만나보았는데요,
이 제과제빵과 학생들은 하루에 4시간씩 교육을 한 후 두 달에 한 번씩 국가자격증 시험을 봅니다.
맛있는 빵 냄새가 가득한 이곳은 경기지역의 한 제과점입니다.
기업체의 후원을 받아 (재)한국소년보호협회에서
소년원 출원생의 창업 및 취업을 위해 만든 제1호 제과점인데요,
아이들이 출원하여 사회에서 일하는 즐거움과 돈을 버는 보람
그리고 편견이 없는 분위기에서 사회의 배려와 따뜻함을 배우기 위해 만든 곳입니다.
(혹시나 소년원 학생들이 만들었다는 것에 대한 편견이 있을지 몰라 베이커리의 실명은 밝히지 않습니다.)
이곳 실장(제과제빵 기능장)님께서는 이 제과점 이전에 유명 베이커리에서 일을 하셨지만
아이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 원래의 수입보다 훨씬 적은 곳에 오셔서
아이들이 직접 실습을 통해 사회에 잘 적응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계셨습니다.
잘 배운 아이들이 사회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보람 있다며
2년째 이 제과점을 맡고 계시는 실장님과,
실장님의 지도 아래 새로운 인생을 반죽하는 학생들을 보니, 왠지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이 아이들이 소외된 사회. 나도 그 사회의 한 일원이 아니었을까?
그저 평범하게 꿈을 키우고픈 아이들에게 편견을 가지고 대했던 사람이 내가 아니었을까?
저 스스로 반성도 해봅니다.
포장까지 깔끔하게 끝내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제과점의 모습입니다.
빵 굽는 냄새가 어찌나 향기롭든지!! 취재하는 내내 침을 꼴깍 꼴깍 삼켰답니다.^^;;
이귀남 법무장관이 취임한 후, 법무부 직원들 생일 때마다
이 케이크를 생일 선물로 준다고 합니다.
처음엔 모 대형 브랜드 제과업체에서 주문하였으나, 이제는 대형브랜드보다 훨씬 깨끗하고 맛있는
법무부표 제과점에서 주문을 한다고 하네요.^^
통조림 과일이나 방부제가 섞인 과일은 절대로 사용하지 않으신다는 기능장님!
그런 것들이 보기엔 예쁘긴 하지만,
그것 보다는 건강한 것이 가장 맛있는 거라는 말씀까지 덧붙이셨습니다.
법무부 안에는 베이커리가 있다?
과천청사 법무부 소년과 사무실에는 작은 제과점이 있습니다.
사무실 안에 제과점이라...좀 신기하지요? 바로 소년원학교 출원생이 만든 빵을 파는 곳이랍니다. 입소문을 타고 수요는 조금씩 많아지고 있지만, 이젠 날이 더워져서 지난 4월 30일에 문을 닫고 말았어요. 날이 선선해지는 가을 쯤 다시 만나 볼 수 있다고 하네요.
계절이 바뀌어도 마음놓고 빵을 구입할 수 있도록
법무부 1층에 마련된 자판기 옆에 작은 빵집 하나 있었으면,
혹은 청사 안내동 커피전문점에 이 맛있는 빵을 납품하여
청사를 방문하는 많은 분들에게 이 빵을 맛보여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빵 들고 사진 좀 찍어달라는 말에 포즈까지 취해준 아이들!
이 밝은 아이들의 웃음 속에 불량청소년이라는 이미지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멋진 기회를 더 많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 또한 이 아이들 덕에 사람을 보는 편견을 다시 보는 배움을 얻었습니다.
취재 나온 저를 위해 자신들이 만든 빵을 일일이 포장해 주는 아이들.
꼭 먹어보라면서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포장을 해 주는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잠시 시간을 내어 제과점에 취직한 학생과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 학생들에게 꿈이 뭐냐고 묻자
짜기라도 한 듯이 대답합니다.
"멋진 기능장, 파티쉐가 되는 거요!"
자신의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예쁘고 대견해 보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문제아가 아니에요!
정심여자 산업학교의 취재를 위해 (재)한국소년보호협회, 법무부 소년과 ,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까지 방문하면서 공통적으로 들은 말이 있습니다.
“절대 우리 아이들이 불량 청소년이 아닙니다.
불우한 환경에서 살다 보니 잠시의 짧은 생각이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이 기사를 쓰기 위해 우리 아이들을 내세우는 건 싫습니다.
부디, 좋은 기사로 우리 아이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세요...”
말씀하실 때 마다 ‘우리’라는 말로 학생들을 보듬는 선생님들.
이분들께서 강조하는 ‘우리’라는 말이 아이들이 발전해 나가는 가장 즐거운 밑거름이 되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년원학교 아이들이 출원하여 빵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 빵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보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얻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편견 없이 아이들의 순수 그대로를 믿고 인정해 주는 것이
바로 지금, 우리 어른들의 할 일인 것 같습니다.
이제 소년원학교 아이들이 만든 게 아닌 , 우리 딸이 만든 빵이라고 하고 싶네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빵!
전국에도 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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