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블로그입니다. 국민께 힘이되는 법무정책과 친근하고 유용한 생활 속 법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딸 성폭행한 아빠의 친권상실, 어떻게 생각하세요?

법무부 블로그 2010. 5. 4. 17:00

반인륜적 범죄 잇따라

최근 입시, 취업실패, 실업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가족관계가 점점 단절되어 가는데 안타까운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학교를 무단결석했다고 야단을 맞자 홧김에 어머니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사건(2010.5.4자 YTN)이나 아내가 가출하자 친아버지가 친딸을 성폭행한 사건(헤럴드경제 2010.4.19.자)등이 그것입니다.

 

가족이나 친족관계가 아닌 사건도 살인이나 성폭행에 대하여는 매우 높은 비난과 처벌을 받아야 마땅한데, 하물며 가족이나 친족을 상대로 이런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은 그야말로 인면수심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살인 5건 중 1건, 성폭행 50건 중 1건은 친족관계에 의한 범행

 

그런데 의외로 살인이나 성폭력에서 친족관계에 의한 범행이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08년도 범죄통계에 의하면 살인사건의 경우 전체 989건 중 187건이 친족에 의한 것으로 무려 18.9%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성폭력 사건도 전체 13,377건 중 286건에 이르러 2.1%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나고 있는 셈인데요.

 

친족관계에 의한 성폭력의 경우에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편부인 아버지가 미성년자인 딸에게 성폭력을 가하는 경우입니다. 왜냐하면, 현행법상 미성년자의 친권자는 부모로 되어 있는데 아버지만 있는 경우 아버지의 패륜적 행위에도 불구하고 친권을 계속 갖도록 해야 하는지의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지요.

 

 

친권상실 청구제도의 탄생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2007. 8. 3.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현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에 ‘친권상실’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는 그 사건의 가해자가 피해아동·청소년의 친권자나 후견인인 경우, 법원에 민법 제924조에 따른 친권상실 선고나 제940조에 의한 후견인 변경 결정을 청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동보호 전문기관이나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청소년 지원기관, 청소년 쉼터의 장도 친권상실을 청구해주도록 검사에게 요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924조(친권상실의 선고)

부 또는 모가 친권을 남용하거나 현저한 비행 기타 친권을 행사시킬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법원은 제777조의 규정에 의한 자의 친족 또는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그 친권의 상실을 청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법원이 가해자에게 친권상실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피해아동·청소년을 다른 친권자 또는 친족에게 인도하거나 보호기관·시설 또는 단체에 인도하는 등의 보호조치를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2009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서 최초 활용

검찰에서도 위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최근 친권자나 후견인에 의한 성폭행 사건의 경우 친권상실을 적극적으로 청구하고 있는데요, 2009. 9. 25.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에서 친딸을 성폭행한 피고인에 대해 최초로 친권상실 청구를 한 이후 서울, 대전, 천안 등지에서도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친권상실 청구 제도가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해 재발을 방지하고 피해자의 보호를 위해 유용한 제도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건으로 인해 ‘법’이 나서서 부녀간의 천륜을 강제로 끊어야만 한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친권상실 제도, 앞으로 없어졌으면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부부의 날까지 그야말로 가정을 대표하는 날이 모두 모여 있습니다. 5월을 맞아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앞으로는 친족관계의 반인륜적 범죄가 없어져, ‘친권상실’ 같은 제도가 더 이상 이용되지 않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