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는 점심시간에 결재 받는다?

검사는 점심시간에 결재를 받는다?

 

 

Q. 정말 검사님들은 팀별로 돈 걷고 밥 총무가 예약해서 함께 밥을 드시나요? 팀 멤버가 대여섯 명이면 불가능할 것 같진 않지만 워낙 바쁘실 것 같은데... 밥 먹는 시간은 그래도 충분히 확보가 되는 건가요?

 

밥 총무도 경력이 있어야…

A.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 바로 식욕이죠~^^ 실제로 밥을 안 먹으면 검사들도 신경이 더 날카로워 지고.......... 그럴까요? ^^;;; 그래서 먹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요. 신임검사가 임관되어 오고 나서 제일 먼저 쓰는 감투(?)가 밥 총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임해 오자마자 밥 총무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짧으면 한 달, 길면 석 달 정도 검찰청 돌아가는 사정을 살펴보고 어느 정도 익숙해진 다음에야 밥 총무를 할 수 있습니다.

 

한 부는 보통 부장님을 포함하여 6~7명 정도로 구성되며, 청에 따라 많은 곳은 10명 가량 되는 곳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의 식사 예약을 챙기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먼저 식사에 참석하실 지를 묻고, 다음으로 메뉴를 정합니다. 물론 부장님의 의견을 먼저 묻는 것이 당연한 순서겠지요.^-^ 그런 다음 예약을 합니다. 조금 요령이 생기면 실무관에게 내부 통신망을 통해 파악해 달라고 하기도 합니다.

 

▲ 밥총무 마혜리의 만행!! Ⓒ검사프린세스, sbs

 

 

검사의 점심 메뉴는 무엇일까?  

검사 프린세스 2회에서는 밥 총무 마혜리 검사가 자신의 취향대로 식당을 예약하고 점심 때 앞으로 20만원씩만 더 걷으면 계속 이런 식으로 먹을 수 있다며 좋아하는데 현실적으로 이러기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검사도 직장인이라 점심에 비싼 음식을 먹기는 쉽지 않거든요. 다른 직장인들처럼 5,000원에서 7,000원 사이의 식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식대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걷는데 부장님 월급이 좀 더 많으시니까 많이 내시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어떤 검사는 밥 총무 1년 해서 차를 샀다는 소문이.... 라고 놀려먹기도 하지요. 믿거나 말거나~)

Ⓒ오픈애즈

 

점심시간은 결재시간!

이처럼 식사를 같이 하는 이유는 단지 얼굴을 보고 밥을 같이 먹자는 것만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식사 시간을 통해 잘 모르는 사건에 대해 부장님, 선·후배, 동료 검사들과 상의를 하고, 때로는 부장님으로부터 비공식적인 결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몇 천 페이지나 되는 사건을 사전에 아무런 상의도 없이 결재를 올리는 만행을 저질러서야.......쯧쯧....... 앞날이 순탄할 수가 있을까요?^_^;; 아무리 부장님이라도 그런 사건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지요. 이런 사건들에 대해 사전에 구두로 상의하고, 자연스럽게 보고를 드리는 시간이 바로 식사시간입니다.

 

그래서 검사들 식사 시간에 입에 오르내리는 화제의 80~90%가 거의 사건이야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좀 재미없지요?^^;; 그래도 사건 하나에 한 사람의 인생이 달려 있다고 생각하면 아무리 고민해도 시간은 모자라지 않을까요.

 

 

검사의 점심시간도 감찰 대상?

식사시간은 12시에서 1시로 정해져 있는데 되도록 이 시간을 지키려고 하지요. 가끔 식사시간을 지키도록 방송을 통해 압력(?)을 가하기도 합니다만,  그 보다는 모처럼 검찰청에 오시는 민원인들이 미리 와서 기다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시간을 지키지 않을 수가 없답니다.(오전 조사가 늦게 끝나 점심시간이 부득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는데........ㅠㅠ 식사시간 보장하라! 보장하라! ^^) 

 

공안부나 특수부, 강력부와 같이 어느 정도 경력을 필요로 하는 부서에 근무하는 경우에는 초임검사가 없으므로, 경력 5년 이상의 검사가 밥 총무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검사는 1년차부터 7~8년차까지 계속 밥 총무를 하는 경우도 있어 불평 아닌 불평을 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오픈애즈

 

 

* 질문 올려주신 [검프재미써]님 감사합니다. 대답이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