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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복장, 미니스커트는 안 되나??

법무부 블로그 2010. 4. 9. 11:26

검사 복장, 미니스커트는 안 되나??

 

 

                                     복장 때문에 선배 검사에게 훈계를 듣고 있는 마혜리 검사 Ⓒ검사프린세스, SBS

 

SBS에서 방영중인 미니시리즈 ‘검사 프린세스’에는 검찰의 역사를 뒤집어 놓을 천방지축 여검사가 등장한다. 시작부터 문제를 몰고 다니는 그녀는 복장에서부터 행동 하나까지 모두 다 눈엣 가시다.

이런 드라마 ‘검사 프린세스’를 보며 검사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흔히 알고 있는 검사의 모습은 검정색 정장에 각 잡힌 행동으로 그들만의 지적인 포스를 가지고 있다. 표정도 없으며 딱딱하고 전혀 유머러스 할 것 같지도 않고, 애교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일 것 같다.

 

하지만 극 중 ‘마혜리’의 모습은 그와는 정반대이다. 사람마다 개성은 다르다며 미니스커트를 입고, 화려한 자신의 복장과 외모에 대해 험담을 늘어놓는 여직원들에게도 당당하게 일침을 가한다. 어떤 때는 너무나 당당해서 ‘검사도 사람인데, 자기 개성 살리겠다는 게 뭐가 중요해?’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검사의 전형적인 모습을 탈피한 과감한 모습에 잠시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그녀를 알아갈수록 점점 ‘왜 안돼?’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스커트 길이와 마음의 깊이는 정비례 한다?!

극중 마혜리 검사의 문제는 복장에서 그치지 않는다. 서민을 배려하거나 동료를 배려하지 못하고 무조건 정해진 규칙대로만 행동하거나 칼 퇴근을 유지하며 자기 ‘라이프 스타일’을 고집하는 모습은 얄밉다 못해 답답하기까지 하다.

 

규칙대로는 하지만, 유연함이 없는 마혜리 검사는 신중함도 없다. 실수를 인정은 하지만 스스로에게 너무나 관대한 나머지 자신의 잘못을 신중하게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개념이 없다. 선배 검사들이 ‘마혜리가 무섭다!’고 외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서 비롯된다.

 

이쯤에서, 마혜리 검사가 미운 이유는 단지 복장의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마혜리의 행동은 “그런 옷 입고 다니는 애가 다 똑같지...”라는 핀잔을 사기에 딱 좋다. 복장만큼이나 가벼운 행동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수술을 앞두고 있는 환자가 수술대에 누워 있다. 곧, 담당 의사가 들어오는데… 아뿔싸! 힙합 차림으로 들어와서 힙합 음악을 틀어놓고 수술을 한다고 한다. 환자의 마음이 어떨까?

다행히 수술이 성공적으로 잘 끝났다고 치자. 그리고 그런 복장과 분위기로 여러 차례 수술을 성공시켰다면, 그 의사는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실력파 괴짜 의사로 인정받을 것이다.

 

마혜리도 똑같다. 복장이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녀에게 신중함이 있다면, 실력파 괴짜 검사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녀가 미니스커트를 입었다고 나무랄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고, 칼 퇴근을 지적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마혜리 검사는 자신에게 당장 중요한 것이 ‘패션’이 아닌 ‘신중함’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또한, 극중 마혜리 검사는 지식은 있지만 지성은 없다. 한 사람의 인생을 쥐고 있으면서도 단순한 눈앞의 사실과 지식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이 살아온 편견에 사로잡혀 진실을 보려하지 않는다. 그녀에겐 지식을 발휘해야 할 때 지성으로 서민을 보듬는 지혜와 사실이 아닌 진실을 보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언제쯤 그녀의 가슴에도 훈훈함이 피어오를까?

 

“참 겁이 없구나. 사건의 운명은 어느 검사의 손에 있는는 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해. 내 판단이 억울한 사람을 전과자로 만들 수도 있고, 정말 나쁜 놈을 풀려나게 할 수도 있어.. 한 사람의 인생이 내 손에 달려있다는 거야. 다른 사람의 인생을 쥐고 있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신중해야 해.” 

 

극중 윤 검사는 실수로 사건 기록을 화장실에 들고 갔다가 잃어버린 마혜리 검사에게 일침을 가한다. 검사에게 꼭 필요한 신중함을 이야기하지만, 마혜리 검사는 그 얘길 듣는 순간에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듯 했다. 그녀가 그 신중함을 깨닫는 순간 확연히 달라질 수 있을 거라 기대해본다.

천방지축 마혜리 검사!

나중에는 분명 최고의 검사가 되겠지만, 그녀가 좌충우돌 하는 사이 그녀로 인해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