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나무 심기 천태만상
식목일이 빨간 날에서 검정 날로(ㅠ.ㅠ), 비공휴일이 된 지 벌써 4년이 지났다.
만약 식목일이 그대로 공휴일이었다면, 올해는 토,일,월 3일은 쉴 수 있었을 텐데..
달력을 부여잡고 아쉬워하던 그~즈~음~
“식목하러 가실 분~” 이라는 담당 계장님의 외침이 들렸다.
식목일에 나무 심는 건 당연한 일인데,
그래도 나보고 심으라고 하면 귀찮은 법!
서로 눈치만 보며 머뭇거리다가....... 어찌어찌하여 결국 내가 가게 되었다.
▲ 모두에게 나눠줬던 빨간 바닥의 목장갑. ‘흠, 이걸 끼고 일하란 말이지..?’
‘월요일 아침부터 이게 뭐람...... 그래 대충 뭉그적거리다 오자’
나는 모든 걸 체념하고 법무부 버스에 올라 눈을 감았다.
오늘 나무 심기 행사에 참여하는 직원은 약 20여명.
장소는 경기도 용인에 있는 법무연수원이었다.
빨리 빨리 시간아 가라...
나는 무료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 나름대로 등산화며 운동화며 챙겨 신었다.
등산화에 트레이닝 복 제법 일할 복장을 갖춘 직원들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잠시 후, 철쭉 묘목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직원들은 뭐부터 해야 하나~ 난처한 듯 묘목 앞으로 걸어갔다.
▲ 일단 포대자루부터 벗기자
우리가 나무를 심어야할 곳은 장애인 통로 옆에 있는 화단.
얼마 전 휠체어를 탄 양익준 검사님이 들어오면서
법무연수원에는 장애인을 위한 시설들이 여기저기 만들어지고 있었다.
일부 남자 직원들이 화단으로 올라가 땅을 파기 시작했고,
뭐라도 해야 했기에, 다른 직원들도 우~ 화단 쪽으로 몰렸다.
▲ 파고… 파고… 또 파고…
계절은 봄을 맞았지만, 땅은 여전히 단단했다.
삽도 모자라 곡괭이가 동원되었다.
사람들은 ‘땅파기’라는 단순한 작업에 몰려들었다.
어떤 이는 삽을 들고, 어떤 이는 손으로 돌멩이를 걷어내고,
여직원들은 묘목을 화단 근처로 옮겼다.
▲ 영차 영차 힘을 내시오! ▲ 아휴~ 덥다~ ▲ 모름지기 일 할 때는 이런 패션
오랜만에 따뜻하게 풀린 봄 날씨 때문이었을까
별 일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땀이 나고 더웠다.
잠시 후 소방 호스 하나가 마당으로 나오고,
납작한 호수에 꿀럭꿀럭 물이 채워지더니 이내 쏴~하고 물이 뿜어졌다.
금방 심은 묘목들은 마치 처음부터 그 화단에 있었던 것 같이
능숙하게 물을 빨아들였다.
▲ 이크, 옷 젖겠다~!
보람......?
이런 느낌이 보람일까?
처음엔 끌려오듯 나왔는데, 처음 해보는 나무 심기가 꽤 재미있었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었느냐, 안 심었느냐
식목일이 공휴일이냐, 아니냐
그것은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
하늘 한번 올려다 본 적 있는가,
자연에 대한 고마움과 관심을 최소한 1년에 한 번은 가져보았는가,
식목일은 바로 그런 반성의 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 심어지길 기다리는 철쭉 묘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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