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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공연, 평생 다시 볼 수 있을까?

법무부 블로그 2010. 4. 2. 17:13

내 생애 아주 특별한 음악회 

 

 

▲ 국립법무병원합창단의 공연 모습

 

 

아주 특별했던 음악회

 

2010년 3월 27일 토요일 저녁 7시, 대전 탄방동의 한 교회에서 작은 음악회(성가합창제)가 열렸다. 이 음악회는 ‘아이티 지진 피해 돕기 성금 모금’을 위한 자선 행사라서 더 의미가 있었다. 출연하는 성가합창단은 모두 열한 팀. 그 중 유독 내 마음을 사로잡은 팀이 있었다. 그 팀은 네 번째로 무대에 올랐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성가합창곡을 두 곡 불렀다. 모두가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노래가 끝나자마자 관객들이 뜨거운 박수갈채와 환호를 보냈다. 사람들 가슴 속에 감동의 하모니를 울려 퍼지게 했던 합창단! 그들은 치료감호소 직원 20명과 마약사범 등 치료감호처분을 받은 수용자 24명으로 구성된 ‘국립법무병원합창단’이었다.

 

 

영화 속 하모니가 현실 속으로 … 국립법무병원합창단

 

국립법무병원합창단은 충남 공주에 있는 ‘국립법무병원’의 환우와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국립법무병원은 1987년 충남 공주시에 치료감호소로 개청해 2006년 ‘국립법무병원’으로 명칭을 바꿨으며, 치료감호법에 의해 치료감호처분을 받은 사람들을 수용·감호·치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병원에 오게 된 사람들은 형사사건 피고인이지만, 심신장애 및 심신상실이 인정되어 치료감호법에 의해 치료감호 처분을 받은 사람들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최상섭(60) 국립법무병원장은 “노래는 환우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성취감을 주고,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차후에도 지속적으로 외부 음악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치료 환경을 개선하여 환우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고,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 할 것입니다” 라고 했다.

 

 

합창 연습은 어떻게 했을까?

 

제한된 환경 속에서 합창단 연습은 어떻게 했을까?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매일 점심시간마다 모여 연습을 했다고 한다. 남들은 주말과 평일 저녁을 활용해 매일 같이 연습했는데, 이들은 겨우 점심시간 1시간을 이용해 연습을 했던 것이다. 거기다 연습 기간은 겨우 한 달! 그런데 어쩌면 그렇게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할 수 있었을까. 김두식 실장과 이다겸 선생님은 “합창단원으로 뽑힌 환우는 ‘선발’ 된 것에 대한 자부심이 높습니다”라고 했다. 또 “노래를 통해 사회성이 형성되고, 외부 행사 참여로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게 됩니다. 사람들로부터 갈채를 받다보면 어떤 삶의 목표도 정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공연 후, 관객의 반응은?

 

 

▲ 음악회를 보러 온 임성진(우), 박현진

 

이 날 공연을 일반 관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관객으로 참석했던 임성진(37)씨는 “다른 합창단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뭐랄까.. 진솔함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다른 분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라서 노래가 끝나자마자 박수로 호응했던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임성진 씨와 함께 온 박현진(33)씨도 “저는 합창단원들이 모두 직원인 줄 알았는데, 환우도 함께 있다고 해서 정말 놀랐습니다. 거기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겨우 한 달 연습했다고 해서 또 한번 놀랐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립법무병원은 어떤 곳?

 

국립법무병원은 심신장애가 인정되어 치료감호처분을 받은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인성치료재활센터’(소아기호증, 성적가학증 등이 있는 성폭력가해자 치료), ‘약물중독재활센터’(마약류, 유해화학물질, 향정신성물질 남용환자 치료), ‘일반정신병동(정신분열증, 지적장애자 등 치료)’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엔 치료계획에 맞추어 다양한 재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예술 및 음악치료, 의료재활치료, 직업능력개발 훈련 등이 있다. 특히 직업능력개발 훈련은 건축도장, 도배, 타일, 정보화교육과 PC정비 등 취업과 연계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퇴원한 후에도 희망자에 한 해 5년간 무료외래진료를 해준다고 한다.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하모니’

 

나는 취재 전부터 마치고 나올 때까지 영화 하모니가 자꾸만 연상되었다. 거친 언어를 사용하고 문제를 일으키며 공동체와는 전혀 거리가 멀었던 이들이 음악과 노래를 통해 닫힌 마음을 열고 서로를 포용하며 하나가 되어가던 모습. 마침내 감동의 무대로 모두를 울게 만들었던 마지막 장면. 그래서 나는 더욱 간절히 기원하였다. 오늘 무대에 올랐던 스물네 명의 환우들이 모두 삶의 목표를 찾고, 성공적으로 사회에 정착하게 되길. 음악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도 끌어안게 되길. 그리고 부디, 이 멋진 공연을 다시 볼 수 있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