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우 열 세 살인데....

이제 겨우 열 세 살인데.... 

 

 

부산 실탄 사격장 화재사건도 이렇게 가슴이 아팠는데

 

저는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여대생입니다. 3월 7일, 정말 충격적인 뉴스를 들었습니다. 실종되어 애타게 찾았던 여중생이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는 비보, 그것도 성폭행 당한 후 물탱크에 버려진 채 발견되었단 말에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습니다. 이 양의 유가족이 흐느껴 우는 모습에 제 명치끝도 뻐근하게 아파왔습니다.

 

작년 11월, 부산 실내 실탄 사격장 화재사건으로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실 그 사격장은 제가 기숙사에서 번화가로 나갈 때 항상 지나치던 곳이었는데, 화재 소식을 듣고 직접 그 현장에 찾아가봤습니다. 그 참혹한 현장.. 그 때도 이렇게 가슴이 아팠는데...... 또 다시 끔찍한 소식이 들리고 말았습니다. 거리가 가까워 그런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서 그런지, 저는 ‘부산 여중생 이 양 피살’ 사건에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범죄피해자구조금, 이 양 유가족도 받을 수 있을까?

 

이 양 가족을 위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문득 ‘범죄피해자구조금’ 생각이 났습니다. 저는 법학을 전공하고 있고, 평소 부산의 한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소식지를 받아보고 있던 터라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는 ‘범죄피해자구조금’에 대해 남들보다 조금 더 지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식지를 받아보고 있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문의를 했고, 센터 간사님과 인터뷰까지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준 ‘햇살센터(부산범죄피해자 지원센터)’는 ‘전국범죄피해자지원엽합회’ 57곳 중 한 곳으로, 범죄피해자가족을 대상으로 상담프로그램·멘토링·법정모니터링·범죄현장 무료정리 지원·갈등해결과 평화 만들기 동아리 프로그램·범죄피해자 인권대회 등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러한 노고가 인정되어 2009년 대검찰청총장상 및 부산지검 검사장상을 받기도했지요.

#홈페이지 : http://www.bcvc.or.kr

 

 

Interview │햇살센터 최미래 간사

1. 최근 발생한 부산 여중생 피살 사건에 관련해 ‘햇살센터’에서 지원하는 것이 있나요?

지난 8일 이 양의 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유가족들을 만나 저희 센터의 존재를 알리고, 상심한 마음을 위로해 드렸습니다. 지금은 너무 경황이 없고 충격이 심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지만, 추후 저희가 지원해줄 수 있는 부분들을 말씀 드리고 최대한 지원해 드릴 생각입니다.

 

2. 범죄피해자가족들이 받을 수 있는 구조금이 있는 걸로 아는데, 이 양 가족도 받을 수 있나요?

범죄피해구조금은 가해자로부터 피해자가 보상을 받지 못 하는 경우 범죄피해자구조법에 의해 국가가 대신 구조금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이 양 가족도 신청을 한다면, 심의를 통해 구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3. 신청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주소지 등을 관할하는 지방검찰청 민원실에 신청서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이 양의 경우 부산지방검찰청을 찾아가면 됩니다. 신청서는 심의위원회에 넘겨지고, 심의를 통해 구조금 지급 여부, 지급액수, 지급방법 등이 정해집니다. 단, 신청은 범죄발생을 안 날로부터 2년 이내 또는 범죄발생일로부터 5년 이내에 피해자 또는 그 유족이 신청해야 합니다.

4. 범죄피해구조금 외에 다른 지원도 있나요?

추후 범인이 잡혀 재판을 하게 되면, 법적 진행과정을 모니터링해줍니다. 저희 센터엔 ‘아띠(친구라는 순수 우리말)’라고 부르는 약 100여명의 대학생자원봉사단이 있는데, 이들이 재판장에 들어가 진행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재판과정에 부당한 점은 없는지 모니터링 하게 됩니다. 그 내용은 피해자분들에게 알려지고, 재판 과정 속에 부당한 내용이 있으면 보도자료를 만들어 언론을 통해 개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상담과 멘토링 등이 지원됩니다.

 

5. 이 양 가족에게 가장 시급한 지원은 무엇일까요?

저희 나름대로는 이것저것 구상하고 있지만, 우선은 이 양 가족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직접 듣고 조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건의 경우 심리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지요. 심리치유는 다양한 방법으로 장시간 진행되어야 합니다. 하루 속히 충격에서 벗어나 비통한 마음을 추스르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피해자 여중생 이 양의 명복일 빕니다.

 

범죄피해자 구조금, 조금 더 알아볼까?

 

그 동안 우리 사회가 범죄인에 대한 인권보호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가져온 반면에 정작 범죄로 인하여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입고 고통 속에 생활하고 있는 범죄피해자의 보호 지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법무부에서는 2004. 9. 범죄피해자 보호 지원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2006년 3월부터 범죄피해자보호법을 시행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 4월 20일, 범죄피해자 구조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범죄피해구조금 한도를 1천만 원에서 최대 3천만 원까지 올리고, 장해구조금 지급대상도 1~3급에서 1~6급으로 확대했습니다. 시행령 개정 이후 유족구조금 지급액은 2008년에 비해 60.5% 증가했으며, 지급 건수도 39% 증가했지요. 그만큼 더 많은 유족들에게 혜택이 돌아갔습니다.

 

 

유족구조금 지급현황

(단위 : 천 원)

구 분 연 도	유족구조금
	접 수		지 급
	건수	신청액	건수	지급액	평균단가
2004년	118	1,173,000	65	611,000	9,400
2005년	189	1,870,333	102	978,133	9,590
2006년	172	1,720,000	103	1,001,000	9,718
2007년	232	2,320,000	157	1,549,000	9,866
2008년	212	2,090,000	141	1,345,000	9,539
2009년	270	3,415,667	196	2,158,333	11,012
증가율	27.4%	63.4%	39.0%	60.5%	15.4%

 

작년 한 해 지급된 유족구조금은 21억, 평균 지급액은 1천만 원입니다. 자식을 잃은 아픔과 슬픔을 그 무엇으로 메울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국가에서 그리고 가까운 이웃들이 작게나마 유가족들을 위해 도와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성폭력 재범방지와 성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이 하루 빨리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관련 포스팅 : http://blog.daum.net/mojjustice/8703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