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후 작은 커피 가게를 하고 싶어요”

 

 

제 1회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를 찾은 저는 줄곧 긴장상태였습니다. 실제 재소자를 만난 적이 없기 때문에 걱정이 됐지요. 하지만 김성안 씨(가명)를 막상 만나고 보니, 평범한 사람들과 전혀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가을이라 조금은 두터운 소재의 수형자 옷을 입고 있었는데, 경직된 수형자 옷과 달리 인상이 깔끔하고 말씨가 친절했습니다. 정감이 우러나오는 그의 모습에 저의 편견이 부끄러웠습니다.

 

   ⓒ법무부 대변인실

Q. 출소 예정일이 언제신가요?

11월 말입니다. 저 말고도 오늘 이곳에 모인 박람회 참가자들은 모두 3개월 이내에 출소하는 사람들입니다.

 

Q. 오늘 취업박람회에 참가해 보셨나요?

먼저 자동차 시트의 뼈대를 제작하는 대일공업을 찾았습니다. 취업 때문이 아니라 회사 관계자분들과 인사를 하려고요. 저는 천안 개방교도소에서 2년 가량 생활하고 있는데, 대일공업으로 외부통근(교도소에서 출퇴근 하며 외부업체에서 근무할 수 있는 제도)을 다닙니다. 제가 일하는 동안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인사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제가 분임장을 맡고 있습니다. 분임장은 옛날 학교 다닐 때 반장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인데, 동료들 인솔하고 행사 준비를 돕느라 아직 제가 가보고 싶은 데를 가보지 못 했습니다.

 

Q. 그러면 마음 속으로 면접이나 상담을 받아보고 싶다고 생각한 업체가 있나요?

저는 출소 후 외식분야의 창업을 원합니다. 오늘 이곳 취업박람회에도 ‘커피알’이라는 커피프랜차이즈 업체가 들어와있던데, 오후에 들려 상담을 받아볼 생각입니다.

 

Q. 오늘 박람회에 참가한 재소자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취업분야는 어디인가요?

굳이 분야를 꼽자면 자동차 정비 쪽입니다. 교육도 많고, 현실적으로 출소 후 취직도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수감 전 사회에서 하던 일과 연관된 일을 하고 싶어 합니다.

 

  ⓒ법무부 대변인실

 

Q. 이번 취업박람회에 대한 동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출소예정자들의 전체 반응은 잘 모르지만, 제가 알고 있는 분들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저와 함께 방을 쓰는 분들은 대부분 연세가 많고 사회에서 자기 사업을 하셨던 분들인데, 동종업계에 분위기와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하고 계십니다. 또 진로에 대한 계획이 확실한 동료들은 적극적으로 박람회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1회이다 보니,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혼란스러워하는 동료도 있는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취업박람회가 더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어떤 점을 보완하면 좋을까요?

박람회에 참가하는 업체 수도 중요하지만, 업체 분야가 좀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보다 많은 출소예정자들이 관심을 갖고 정보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 ｜ 정책블로그 기자 · 김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