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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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가 교도소로 출근한다면?

법무부 블로그 2009. 10. 23. 15:28

   

 

※ 저작권이 해결된 이미지입니다. ⓒ오픈애즈

 

영국 울버햄프턴주의 어느 교도소에서 근무하는 22살의 섹시한 여성 교도관이 평소 일하는 동안 짙은 화장과 몸매가 드러나는 타이트한 교도관복을 즐겨 입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도 위의 여성 교도관처럼 자신의 개성만을 강조하여 옷을 리폼 해 입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발칙한 상상을 해보며, 대한민국 교도관의 복장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우리나라 교도관복제규칙 제1조 2항에는 ‘교도관 및 경비교도는 복장과 용모를 단정히 하고 항상 품위를 유지하여야 한다.’라는 수칙이 있고, 이를 기초로 하여 교도관 근무복(정복)의 관모, 관복, 관화까지도 철저한 규정이 있습니다. 특히 옷 뿐 만 아니라 교도관의 소지품까지도 정해진 규칙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넥타이핀, 옷의 단추, 가지고 다니는 호루라기까지도 정해진 규정이 있다는 것은 참 재미있는 사실입니다.

 

교도관 정복이 세세한 것 하나하나까지 모두 규칙으로 정해진 이유는 복장을 통해 교도관의 단정함과 위엄을 알리기 위함이며 동시에 수용자와 교도관의 모두의 안전을 고려한 사항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교도관의 휴대품 중에 수용자를 이송할 때 쓰는 포승줄이 있는데 이 줄 하나에도 정해진 규칙이 있습니다. 순면사를 사용하되 4줄을 겹쳐 꼬아야 하며 그 지름은 0.3센티미터로 하고, 총 길이는 7미터로 한다는 것이 교도관복제규칙에 명시되어 있으며 심지어 포승을 하는 방법에도 정해진 규칙이 있습니다. 만약 포승에 이런 규칙이 없다면 어떤 수용자는 포승줄 때문에 이송도중에 몸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으니 줄 하나도 신경을 써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법무부

 

 

 

 

  

우리나라 학생들은 무릎을 가린 치마에 곡선 없는 교복 재킷을 입고 등교하면서, ‘소녀시대가 입은 마린룩처럼 멋진 교복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한두 번쯤은 해봤을 겁니다. 그래서 저도 ‘소녀시대의 마린룩처럼 멋진 교도관 정복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답니다.

매일아침 소녀시대들이 교도소로 출근한다면 보는이의 기분이야 좋겠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복장에 신경이 쓰여서 업무를 제대로 볼 수도, 수용자를 제대로 관리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시선들도 많아질 것이고, 수용자의 관리보다는 몸매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하는 부작용을 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보니, 그저 보는이의 흐뭇함에 비해서 입는이의 불편함이나 조직에서의 활용성 등에서는 별로 효용가치가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저희 과장님은, ‘수용자들이 가슴 떨려서 모범적인 수용생활을 할 수 있겠느냐!’며 적극 반대하셨답니다.^^)

△ 소녀시대 마린룩 ⓒ 소녀시대 공식 홈페이지

 

 

 

정복은 그에 해당하는 자격이 있는 사람만이 입을 수 있으며, 사람들은 정복을 입음으로써 조직에 대한 소속감과 책임감을 느끼는 기능을 합니다. 또한 정복은 그 조직이 수호하고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기 때문에 정해진 규정을 무시하고 자기 개성을 내비친다면 자칫 그 가치가 흐트러져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정해진 복제규칙을 어기는 것은 그 단체에 소속된 사람들의 소속감이나 의무감을 해치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오로지 나의 ‘개성’만을 강조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비록 개개인의 개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몹시 세련된 스타일을 추구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사회적인 위치나 해야 할 일을 위해서라면 개성은 정복이 아닌 다른 곳에서 표출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요? 정복이 주는 의미를 제대로 깨닫고 그것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니까요.

 

ⓒ법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