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우리 생활권이 워낙 좁고 이동도 적었으니까, 또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지 않았으니까 태어난 동네에서 살다보면 거리에 다니는 사람은 다 아는 사람이었을 겁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오랜 기간 서로 얼굴을 봐왔고 앞으로도 오래 볼 사이에 얼굴 붉히고 무언가를 명백히 따지고 할 일이 없었죠. 옳으니 그르니 명명백백 따지는 것 자체가 그다지 좋지 않은 행동으로 간주되었습니다. 또 반대로 누군가에게 흉보일 행동, 이기적인 행동은 사회에서 지양됐구요. 이렇게 서로 눈치껏 양보하는 게 습관이 되다보니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내가 손해를 좀 보더라도 예민하게 굴지 않는 게 우리 사회에 암묵적인 룰이자 미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상황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생활권 넓어지고, 이동 많아지고 그 안에 살아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