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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졸업' 중, 정려원 계약서 속 '경업금지'란?

법무부 블로그 2024. 7. 30. 09:00

 

 

 

대치동 학원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졸업>은 학원, 그리고 강사들 간에 벌어지는 일들을 현실적으로 그려냅니다. 드라마의 주인공인 서혜진(정려원)대치체이스의 스타 강사입니다. 어느 날 혜진은 경쟁 관계에 있는 최선국어의 원장으로부터 이직 제의를 받습니다. 기존의 학원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했기에 혜진은 이직을 고민합니다.

 

 

 

▲  드라마  < 졸업 >  포스터  ⓒ tVN  공식 홈페이지

 

 

그런데, 혜진과 학원 간 작성한 계약서 속에는 학원을 그만둔 후 1년간 다른 학원에 취업, 창업을 할 수 없다.”라는 조항이 존재했습니다. 이와 같은 조항은 과연 무엇일까요? , 어떤 법적 효과가 있을까요?

 

 

‘경업금지 약정’ 알아보기 : 내용과 효과는?

경업금지 약정이란 영업비밀준 수약정 중 하나로, 근로자가 경쟁업체에 취업하거나 스스로 경쟁업체를 설립·운영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내용으로 합니다. 예를 들어, A 학원(사용자)강사(근로자) 계약 당시 계약서에 경업금지 조항이 있다면 A 학원에 취업한 강사는 해당 학원을 그만둔 후 일정한 기간 B 학원에 재취업하거나 자신만의 학원을 새롭게 차릴 수 없는 것입니다.

 

이때, ‘영업비밀 준수약정이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해 규정되어 있습니다. 근로자가 경업금지 약정을 위반한 경우 사용자는 어떤 조처를 할 수 있는지, 근로자는 어떤 제재를 받게 되는지 이상의 법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10조(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한 금지청구권 등) ① 영업비밀의 보유자는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하거나 하려는 자에 대하여 그 행위에 의하여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법원에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
② 영업비밀 보유자가 제1항에 따른 청구를 할 때에는 침해행위를 조성한 물건의 폐기, 침해행위에 제공된 설비의 제거, 그 밖에 침해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함께 청구할 수 있다.

 

 

먼저, 근로자가 유효한 경업금지 조항을 위반했거나 하려고 할 때 사용자는 경업 행위 금지 또는 행위의 예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11조(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영업비밀 침해행위로 영업비밀 보유자의 영업상 이익을 침해하여 손해를 입힌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제12조(영업비밀 보유자의 신용회복) 법원은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영업비밀 침해행위로 영업비밀 보유자의 영업상의 신용을 실추시킨 자에게는 영업비밀 보유자의 청구에 의하여 제11조에 따른 손해배상을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영업상의 신용을 회복하는 데에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는 경업금지 조항을 위반한 근로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근로자는 배상책임을 지게 됩니다. 더불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신용회복 청구, 위약금 반환청구 등을 할 수 있습니다.

 

 

과거 판례는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요?

어떤 사례에서 피고인이 경업금지 약정을 위반한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용자와 근로자 간 체결된 경업금지 약정의 유효 여부 판단이 중요합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법원은 약정이 존재하더라도, 해당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서울동부지법 2010. 11. 25. 선고 2010가합10588)

 

또한 유효성 판단에 있어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때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란, 영업비밀(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뿐만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 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포함합니다.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82244)

 

 

 

드라마 속 사례 해결

 

▲  변호사 친구  ‘ 소영 ’ 과 계약서를 검토하는 혜진  ⓒ tVN  공식 홈페이지

 

 

그렇다면 극 중 혜진이 현재 근무 중인 대치체이스를 그만두고 최선국어에서 일하게 되는 경우, 혜진에게 법적 책임이 있을까요? 있다면 어떤 책임을 져야 할까요?

 

먼저 대치체이스와의 계약서에 경업금지 약정이 명시되어 있었고, 해당 약정은 원칙적으로 유효합니다. 따라서 기존 학원을 그만둔 후 1년 이내에 최선국어로 이직한다면 대치체이스는 혜진의 이직 금지를 법원에 청구할 수 있으며,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해 보아 계약 내용이 무효가 된다면 대치체이스는 혜진에게 아무런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오늘은 계약 체결 시 계약서에 포함될 수 있는 경업금지 조항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약정의 유효성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약정이 명시되어 있더라도 헌법상 권리에 반한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무효가 되며, 이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아무런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 16기 법무부 국민기자단 정여진(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