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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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청소년의 바른길잡이, 반디 청소년회복센터

법무부 블로그 2016. 12. 27. 16:00




사법형 그룹홈 이른바, ‘청소년 회복센터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곳은 소년보호 재판에서 1호 처분을 받은 10명 내외의 소년들이 집에서 생활하는 청소년 회복센터로, 가정이 해체되거나 부모의 보호력이 미약한 소년들을 법원의 위탁을 받아 부모 대신에 보호·양육하고 있는 대안가정'입니다.

 

현재 부산과 경남에 청소년 회복 센터13곳이 있는데요. 그중 부산 수영구에 소재한 반디 청소년회복센터20149월에 문을 열었고, 이상필 목사 내외분께서 운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청소년회복센터에서는 청소년의 회복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 취재하기 위해 반디 청소년회복센터를 방문취재 해 보았습니다.

  



지난 9월 보호 소년들의 일정(미술 치료 등)이 적혀져 있는 모습(좌)과 반디청소년회복센터 거실 내부 모습(우)

 

 

반디 청소년회복센터에서는 보호재판에서 1호 처분을 받은 아이들이 약 6개월간 생활한다고 합니다. 소년법상 1호 처분은 부모님 등 보호자, 또는 후견인에게 보호위탁 처분을 한다는 의미인데요. 소년법 제 32조 제1항을 보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부모님 등의 보호자 또는 후견인에게 보호위탁을 해야 하는데. 사정상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곳을 오게 되는 건데요. 현재 이곳에서 생활하는 친구들은 7~8명 정도이고 다른 청소년들과 똑같이 학교를 다니고 경우에 따라 미술치료, 직업교육 등의 활동도 한다고 합니다.

 

현재 센터를 맡아 운영하고 있는 이상필 센터장에게 아이들을 선도하기 위해 특별히 하고 있는 게 있는지 물어보니, 아이들의 취침시간을 10시로 제한한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일탈하는 청소년들의 경우 보통 저녁이나 새벽시간 대에 범죄를 일으킬 확률이 높은데, 이곳 청소년들은 오후 945분에 휴대폰을 모두 반납하고 10시에는 취침에 드는 것을 규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일탈 할 을 찾기 어려운 것이죠.

 

 

반디청소년 회복센터 센터장(이상필 목사) 부부, 그의 뒤에는 15년 된 양복이 걸려있습니다.

 

 

센터장님께 이곳을 운영하면서 보람된 점이나 기억남는 점이 있는지 물어보았는데요. 얼굴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따뜻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들려주었습니다.

 

한 명은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저를 찾아왔어요. 콜라를 사들고 말이죠. 제가 아이들이 말을 잘 안 들어서 화가 날 때마다 콜라를 마셨는데 그 때 그 친구가 병 콜라를 사들고 목사님 보약입니다. 드십시오.’ 하고 찾아왔죠.”

 

한때는 보호청소년이었지만, 어느새 성인이 되어 능글능글 콜라를 사 들고 찾아온 학생의 얼굴을 보며 센터장님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 어느 때보다 큰 보람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반디 청소년회복센터 이상필 목사’(가운데)가 아이들에게 밥상 머리 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청소년 회복센터를 거친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재범률이 낮다고도 하는데요. 센터장님께 특별한 비결이 있는지도 물어봤습니다.

 

비행 청소년 대부분은 가정이 해체되어 부모님의 사랑을 못 받거나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할 까요. 가정에서 올바른 교육을 못 받고 자라났기 때문이죠. 습관화된 생활 속에서 자라다 보니 어느 순간 잘못된 것도 모르게 된 탓이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밥상머리 교육부터 시키고 있습니다. 제가 먼저 숟가락을 들기 전에 아이들이 밥을 먹으려 하면 혼을 냅니다. 시작부터 교육시켰는데, 이제는 습관화 되었죠. 더불어, 여기는 부모의 사랑이 결핍된 아이들이 생활하기 때문에, 저희 부부가 부모님이 못 준 사랑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보호청소년이 한꺼번에 살고 있다는 사실은 어쩌면 마을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반디 청소년회복센터를 처음 설립할때에도 주민들의 반대 때문에 자리잡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다행히 이곳(망미동)의 주인분께서 흔쾌히 찬성해주셔서 이곳에 터를 잡게 되었다는군요.

 

실제로 마을 주민들은 잔뜩 겁을 먹고 문단속에 더욱 신경을 쓰기도 했다는데요. 수일이 지나고 나서는 아이들이 인사도 잘하고 착하다며 아이들을 칭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웃주민들의 칭찬은 센터장님의 어깨를 더욱 으쓱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지요. 센터장님과 함께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사모님도 한때는 아이들을 색안경 끼고 봤던 일이 있었다며 미안했던 지난날을 슬쩍 얘기해 주기도 했습니다.

 

지금에와서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 일을 하기 전에는 저희 아이들에게 이런 아이들을 만나면, 친하게 지내지 말라.”면서 색안경을 끼고 봤었어요. 그런데, 이 아이들과 생활하고 보니까 가정에서 어쩔 수 없이 소외되다 보니까 좋지 않은 아이들과 어울리게 되고, 그게 반복되는 등 일탈행위를 하면서 사고방식이 길들여져서 그렇다는 걸 알았죠. 원래는 나쁜 아이들이 아니다. 조금만 더 이 아이들에게 관심 가져주고 사랑해주고 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어른만 있다면 충분히 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이젠 알아요.”

 



아이들은 스스로 설거지와 청소를 합니다. 이곳에서 단체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내가 아닌 남을 위한 배려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배웁니다.

 

센터에서 생활하는 친구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지 않을 수 없어서, 한 친구에게 인터뷰를 청해봤습니다.

 

Q : 센터에서 생활하면서 좋았던 점과 달라진 나의 모습은?

A[고등학교 1학년, 이영수군(가명)] : 저는 어머니가 안 계신데, 아버지께서 신경을 잘 안 써주셔서 학교 출석도 잘 안했죠. 그러다가 학교에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서 사고를 치게 되었어요. 여기 오고 나서 예의를 배웠고, 시간 약속을 잘 지키게 되었고요. 처음에는 답답하고, 여기에서 도망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목사님께서 붙잡아 주셨어요. 2개월 뒤면 집으로 돌아가는데, 아쉬울 뿐이죠. 저는 간호 자격증을 따고 싶어요. 제가 힘들 때 붙잡아 주시는 분이 계셔서 많이 감사해요.


 

보호청소년들은 이곳 생활을 통해서 해야 하는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한 규칙을 배우고, 단체 생활을 터득해 나갑니다. 아마도 이곳에서 보호청소년들은 자신들이 누군가에게 관심받고 있다는 것, 보호받고 있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는 듯 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들이 착하고 바르게 생활하는 것을 보면서 청소년 보호센터가 왜 재범율을 낮추는지 알게 된 듯 했습니다.

 

범죄 청소년들의 성행이 개선되며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거듭나는 따뜻한 보금자리, 청소년 회복센터! 내 자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식처럼 따뜻한 사랑을 주시며 미래 새싹들을 바른 길로 이끄시는 센터장님 내외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헌신과 사랑이 무엇인지도 알게 된 취재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센터장님은 이 아이들이 6개월 생활한 다음에 가정으로 돌아갔을 때,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워요. 이 아이들에 대한 사후적인 관리 체계도 마련되었으면 해요.” 라며 끝까지 아이들에 대한 걱정을 놓지 않았습니다. 센터장님의 말대로 아이들을 위한 보다 체계적이고 끊임없는 관리제도가 마련되어 더 이상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들이 없길 바랍니다.

 

취재 = 8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박봉윤(대학부)